[이민생활이야기] 크로아티아 팀의 열성 팬이 된 이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두 축구선수가 이번 2018년 월드컵 경기에서 하나같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포르투칼의 크리스시아누 호날두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이다.
그러나 TV에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장차 축구황제 펠레를 능가는 축구 선수가 탄생했다고 야단이다. 그는 19세 된 프랑스 흑인 축구선수 킬리안 음바페이다. 월드컵 사상 최연소 축구선수라고 한다.
어느 축구해설가는 음바페는 타고난 축구선수라고 한다. 사실 그가 상대 골문을 향하여 공을 몰고 질주하는 모습은 내 눈에도 신비스럼게 보였다.
벌써부터 다음 발롱도르(황금공)상은 누구의 것인가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네가 받고 내가 받고’ 식으로 상을 주고 받았던 호날두와 메시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감히 세계 정상의 선수들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해방 후 어린나이에 마을 아이들과 논밭에서 짚으로 만든 공을 맨발로 차 본 것이 전부이니 말이다. 그러나 나이가 각각 32살과 30살인 호날드와 메시가 유럽 직업팀에서 주장 선수로 침착하게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파란만장한 한 생을 살아온 나의 눈에는 그들도 불쌍하리 만치 큰 부담감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이번 월드컵 결승전을 보는 내내 크로아티아 팀을 응원했다. 비록 결승에서 프랑스팀에 4대 2로 패했지만 이 나라에 마음이 갔다. 강국이 아닌데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 더해져 그랬던 것 같다.
나는 10여년 전에, 그러니까 크로아티아가 독립한지 20여년이 되었을 무렵에 여행 중 그 나라를 잠깐 들려 본 적이 있다. 오랜 내전과 독재 속에 긴장 가운데 시달렸던 사람들은 서서히 자유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단일 언어를 사용해서 인지 자존심이 강해 보였다.
나는 그때 여행 중 생전 처음으로 카누를 타 보았다. 가이드와 함께 카누를 타고 가는 데, 다른 카누가 파도에 뒤집혔다. 그러나 내 카누의 안내원이 다른 카누의 손님들을 구조하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나는 심한 파도를 어떻게 피하는지 몰랐고, 결국 내 카누도 뒤집혔다. 물 속에서 허둥대다가 한 젊은이에 의해 구조됐는데, 그곳이 바로 크로아티아 어느 해변이었다.
크로아티아는 1991년 6월 25일에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나라이다. 언어는 단일어인 크로아티아어만 쓴다. 인구는 400만이 조금 넘고 GDP는 유럽국가 중 하위권이다.
월드컵 시상식에서 크로아티아 영부인이 보여준 행동은 감명깊었다. 자신의 나라 축구팀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고 소낙비를 피하지 않은 채 끝까지 자국 선수와 프랑스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잘 싸웠다고 격려의 포옹을 해 주었다. 이겼든 졌든 선수들이 중압감은 얼마나 컸겠는가.
한국에서는 한 젊은 축구선수를 코너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실수로 상대팀엑 페널티킥을 허용하여 16강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혼자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나이 어린 선수를 너무 오래 질타하지 말자’고 되뇌어 본다.
- 공지 재외동포 권익신장을 통한 미래, 투표만이 답이다!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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