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앞에선 남북 합의 환영, 뒤에선 시간끌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G20 회의 참석차 로마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9일 교황을 면담, 2018년 북한 지도층의 의향을 확인한 후 요청했던 방북을 재차 요청했고, “초청장이 오면 여러분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라고 3년 전과 똑같은 확답을 받았다.

미국은 반기지 않겠지만 국제정치에 영향력이 막강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면 우선 세계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뿐 아니라 미국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어 북의 정상국가로서의 발돋움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harold.jpg
▲ 필자 김현철 기자
 
그런데 한미 극보수 반북 반통일 인사들은 ‘북 지도부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준다’, ‘독재를 정당화시켜준다’는 등 국제정치 차원의 이유를 들어 교황의 방북을 반대한단다.

가톨릭 신자가 극소수인 나라인 북한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성직자라면 정치에 앞서 복음 전파, 사랑, 평화에 온 정신을 쏟는 게 상식일 것이다.

특히 프란시스코 교황은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교황은 미국이 독립한 이후 중남미 33개국 중 대부분의 나라들이 지금까지 미군과 정보기관 등을 이용하여 친미정권을 수립해 왔다는 사실, 첩자들을 통해 민주정부 전복 및 선거 개입, 국가 원수와 심지어 대중의 무지를 일깨우는 고위 성직자의 암살 등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터이다.

2014년 8월 닷새 간 방한한 교황은 미국이 주도한 분단, 핍박, 내정간섭에 따른 반통일 정책으로 70여년이 흐르도록 민족의 재결합을 꿈도 못 꾸는 한민족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고도 남았을 성직자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교황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로마 산티나시오 성당의 ‘평화의 십자가’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비무장지대에서 오래돼 철거한 녹슨 철조망으로 십여 개의 십자가를 만들어 꾸민 한반도 지도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이 선물에는 오랜 한반도 전쟁을 끝내고 우리 겨레가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과 기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국토분단에 따른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은 오랜 세월 남북민족의 통한의 상처를 상징한다는 뜻이다.

바이든, 민족의식 없는 종미 대통령 원하나?

문 대통령이 때마침 로마에서 조우한 같은 가톨릭 교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교황의 방북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에 바이든은 “반가운 소식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단다.

이러한 바이든의 발언이 진심이었을까?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과 세 번이나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10월 22일 유엔에서 세 차례나 제안했다. 그런지 20일이 되어 오는데도 바이든은 이 핑계 저 핑계로 얼버무리며 결론을 회피, 시간 끌기에 급급하고 있다. 종전선언을 하면 미국의 ‘무기장사’는 끝난다는 미국의 탐욕만 훤히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만해도 그렇다. 이양 조건인 한국군에 대한 테스트에서 실력이 예상보다 월등함을 확인한 미국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제 전처럼 한국군의 실력 때문에 작전권 이양이 어렵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되자 다시는 ‘테스트’ 자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간교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정부는 남북간 대화에서 합의한 내용을 환영한다고 여러 번 밝혔다. 그러나 그 후 남북 간에 합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요구 사항 중 단 한 건도 화답한 적이 없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미국은 이번 한국 대선에서도 이명박근혜처럼 미국에 절대 복종, 작전권까지도 미국이 계속 행사해 달라는 반민족 종미 바보 대통령의 집권을 기원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단 유사시 한국군 이용을 위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한국을 꼭 끼워 넣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미국에겐 별 것도 아닌 ‘종전선언’조차 외면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전시작전권은 절대로 내줄 생각이 없고 또 한국에의 무기장사에 방해될 종전선언도 싫은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 좌절하지는 말자. 국군이 100% 국산 신형무기로 무장, 미국 무기를 수입하지 않아도 될 2030년경부터는 드디어 주한미군의 필요성은 차츰 희박해질 것이며 자주국방을 이룬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 세계에 찬란히 빛날 날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미국 따르미' 윤 정부, 북중러 모두 적대국 만들려나 file

      [시류청론] 군사-경제 양면으로 위기 맞은 대한민국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국 해군 소함대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오키나와 근해 공해상에서 로널드레이건(10만t급) 항모전단에 끼어 해상무력 시위를 벌여 중국을 극도로 자극했다. 한국 해군이 한...

    '미국 따르미' 윤 정부, 북중러 모두 적대국 만들려나
  • 맨바보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2014년 어찌어찌하다 내 책이 하나 나왔다. 제목이 좀 길다. <행복한 바보새 되어 부르는 노래>다. 일종의 신앙수필집이다. 수록된 수필 가운데 “바보새”라는 글이 있어 바보새를 책 제목으로 하려 했는데 ...

    맨바보
  • 부자 미국에 선물 가득 안겨준 ‘비정상회담’ file

      [시류청론] 남북간 긴장, 동북아 불안정만 더 높아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두 나라와 각각 ‘북중러 압박용’ 정상회담을 하자 상대방 3국이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동북아시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한은 5월 25일 아침 일...

    부자 미국에 선물 가득 안겨준 ‘비정상회담’
  • 나를 떠나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시선] 호월(올랜도 거주 과학시인) 암흑은 우주의 배경이자 근본 얼른거리던 빛들이 사라지면 어둠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빔(空)도 사물에 자리를 양보하지만 그들이 떠나면 즉시 빈자리를 채운다 적막도 마찬가지 진동에 기꺼이 자리를 내준 후 조용히 기다린다 우주 ...

    나를 떠나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 윤석열 ‘검찰왕국’ 대한민국의 향방은? file

      [시류청론] 검찰, 친지, 사대주의자들로 내각-비서관 득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윤 정권의 내각과 대통령 비서실의 인물들은 예상했던 대로 ‘...

    윤석열 ‘검찰왕국’ 대한민국의 향방은?
  • 바이든이 한미정상회담 서두르는 이유는? file

    한미일 삼각동맹 강화, 윤 정부 대북 강경정책 억제 목적인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서울에서 윤석열 신임 대통령 취임 12일 만인 5월 21일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취임 후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런데 9일 퇴...

    바이든이 한미정상회담 서두르는 이유는?
  • "역사는 그의 관대한 손 안에서 안전하다" file

      [종교칼럼] 살벌한 세상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살벌하다. 날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이다. 특히 도시의 밀집지역으로 이사와 살면서 나는 거의 날마다 그런 감정을 느낀다. 왜 사이좋게 살지 못하는가. 모두가 어렸을 때 친구...

    "역사는 그의 관대한 손 안에서 안전하다"
  • 평등의 실종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벌써 오래 전 일이 되었다. 나는 십오 년 전 쯤 선교단체 출신의 목사님 한 분을 알게 되었다. 내 글을 읽고 질문을 하던 분이었다. 그분의 교회에 가서 집회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 가까운 분이었다. 그런...

    평등의 실종
  • '망솔한’ 서욱 선제타격 발언, 무엇을 위한 건가 file

    [시류청론] 보류한 ‘대남군사행동계획’ 불러올 수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은 3월 2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근 서욱 국방장관의 ‘미사일 발사 원점 타격'(선제타격) 발언을 ...

    '망솔한’ 서욱 선제타격 발언, 무엇을 위한 건가
  • "벌어서 남 주자"?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벌어서 남 주자" 113억 기부하고 떠난 99세 의사 오늘 본 기사 제목이다. 얼마 전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예전 교사였던 시절 담임을 했던 반 학생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학생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

    "벌어서 남 주자"?
  • 윤석열 당선인이 '용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천공의 뜻인가, 국민의 뜻인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3년 전, 그의 정신적 스승으로 밝혀진 ‘천공’의 강의가 현재 카톡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의 강연 요지는 "용산...

    윤석열 당선인이 '용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 [고국 포럼]정선, 도박도시 아닌 휴양도시 file

    조기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유타코리안타임즈 논설주간     이래저래 알게 된 정선은 ‘정선아리랑' 때문이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람(八藍) 구암자(九庵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을 모아놓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나달라고 산세불공을 맡구서 타관객...

    [고국 포럼]정선, 도박도시 아닌 휴양도시
  • 2022년 3월 3일 새벽의 철수, 이를 배신이라 부르자! file

    [허리케인 칼럼] 안 후보는 4시간 달려와 '소신표'를 던진 동포의 심정을 아시나요 ▲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위한 재외투표가 25일 오전 8시부터 27일 오후 5시까지 애틀랜타총영사관 올랜도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사진은 올랜도 재외투표소 입구에 ...

    2022년 3월 3일 새벽의 철수, 이를 배신이라 부르자!
  • 촛불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file

      [열린창] ‘정권교체’만이 답인가?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재벌 개혁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

    촛불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권정생과 강아지똥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어제 만난 목사님으로부터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강아지 똥으로 그리는 하나님 나라>다. 권정생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말도 했다. 나도 그렇다. 지금도 가끔 권정생 선생님을 소재로...

    권정생과 강아지똥
  • “윤석열은 미국이 감당 못할 새 위기 초래할 인물” file

      [시류청론] 독일 언론, 미국 매체, 한국계 미국 교수 등 우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퉁>은 최근 ‘청년들을 위한 기본소득’이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후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 내용은 ‘한국 대선은 이 후보 당선으로...

    “윤석열은 미국이 감당 못할 새 위기 초래할 인물”
  • 황당한 사람들의 이야기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내가 쓰는 글의 주제 가운데 가난과 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런 글들은 예외 없이 인기가 없다. 만일 내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가난과 돈에 관한 글을 쓰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리...

    황당한 사람들의 이야기
  • 윤석열의 '전술핵 배치' 주장... 미국도 '화들짝' file

      윤 후보 ‘무지’ 드러낸 대선토론... '기대 난망' 분위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대북 선제타격 발언으로 미국까지 불안하게 만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월 22일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공유를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자 미 국무부 마크 램...

    윤석열의 '전술핵 배치' 주장... 미국도 '화들짝'
  • '강대강' 선회한 북한… 격화하는 북미 대결 file

      "보수 후보의 선제 타격 발언은 북 도발 유발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에 맞춰 개최된, 김정은 총비서 주재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날로 우심...

    '강대강' 선회한 북한… 격화하는 북미 대결
  • 재외 언론인, 무엇으로 사는가 file

    요셉의 꿈, 거위의 꿈 (*아래 글은 지난 2016년 4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재외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것입니다. 최근 세언협 단톡방에서 재외 언론인의 역할, 정체성, 자세 등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재외 언론인, 무엇으로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