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실정 모르는 미국, 대북평화협정 만이 평화 담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정부는 올해 안에 남북과 미중 4국이 종전선언에 따른 북한 비핵화 착수에 이어 남북한 경제협력 돌입을 최대 목표로 두고 있다.

9월 1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9월 28일의 유엔 총회 때 있을 한미 정상회담,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바라던 대로 성공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급속도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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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북미 간 가장 중요한 이슈인 비핵화는 북미 정상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남북 정상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북 실무급회담에서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무장해제, 비무장지대 전방초소 철수, 지뢰 제거 등이다.

또 개성에 창설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언제 어떻게 성공시켜야 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간 미국의 터무니없는 과욕으로 교착 상태에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방북 성공으로 풀리고 있음은 남북미 3국에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반길 소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0년 말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점이다.

특사단은 방북 보고를 통해, 김 위원장은 9월 5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내 신뢰는 변함이 없다. 최근 조미(북미) 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고 한 발언을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특히 김정은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분리해서 미국 협상파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듯,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된다. 또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것들은 종전선언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반트럼프 세력이 좋아할 발언을 했다.

김일성-김정일도 당시 미군 한국 주둔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는 오늘과 달랐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필요성 때문에 주한미군은 철수할 필요가 없다고 김 위원장과 똑 같은 발언을 했었다. 하지만 오늘의 북한에 있어서 껄끄러운 대미관계 때문에 밀착된 북중러의 동맹 관계는 주한미군의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9월 5일 사설을 통해 "미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하고, 북한은 최소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현황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사찰에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사이버 능력은 핵 대체할 가공할 무기
 

 

이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 수순을 밟고 주한미군 주둔까지 순순히 응하는 이유는 뭘까?

대북 대화와 제재 ‘병행정책’을 이어가는 미국 연방정부 법무부는 9월 6일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등 적대적인 국가들의 ‘사이버 해커’들 중 처음으로 북한의 박진혁을 기소했다.

박진혁은 미국정부, 소니영화사 등을 해킹,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거기에 방글라대시 중앙은행(미 연방준비은행 방글라대시 지점)을 해킹, 10억 달러 목표 중 8100만 달러를, 그리고 미국정부에서는 국가 및 군사기밀 수만 건 등을 빼간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가 별 효과를 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북한이 해킹을 통해 언제든지 미국 은행에서 달러를 빼 갈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물론 북한에 있는 박진혁을 구속할 수는 없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상징적인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북한군사전문가 데이빗 멕스웰은 9월 7일 <액시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내려놓는다면 북한의 사이버 능력 때문일 것“이라며 ‘북한이 대미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사이버 전만으로 상대국을 제압할 자신감 때문에 북미정상선언 이행을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비핵화를 향해 매진하고 있는 것은 멕스웰의 분석이 합리적임을 말해준다.

연구, 개발, 비용, 장구한 시간과 정력 등이 필요한 핵무기는 사이버전에 비해 실전에서도 쓰기가 간단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용도 안 드는 ‘사이버 전술’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컴퓨터를 이용해 어느 적국에든 침투, 군사기밀, 기간산업 파괴, 현금 인출 등이 가능한 반면, 어느 적국의 해킹도 미리 차단해버리는 북한의 사이버 전 능력은 단연 세계 1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일 북한이 앞으로 전쟁을 한다면, 북한은 수소탄, 전자기파탄, 핵무기 탑재 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세계 최고 요격체계 등을 놓아둔 채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전술을 활용, 적국의 선제공격을 사전 차단한 후 적국을 공격하는 새로운 전쟁개념을 적용할 것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11개 항모전단도 컴퓨터를 쓰는 한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이 북한을 계속 압박하는 어리석음을 계속하고 있음은 미국의 ‘검은세력’과 백악관이 북한의 군사력에 너무 무지해서, 북한이 미국의 방해로 경제건설이 뜻대로 안 될 경우, 제재를 계속하는 미국을 사이버 선제공격으로 복수할 수도 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김정은 간 우정을 과시하는 친서를 주고 받으며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열리는 등 두 지도자가 있는 한 북미간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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