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지역 주간지에 실린 기행문 ‘독일 이야기’ 편을 읽고

 

(탤라허시=코리아위클리) 전윤형 = 지역 한 주간지에 지난 8월 22일 실린 ‘여행 기행문 독일 이야기’ 편을 뒤늦게 접하고 실망을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어 한 마디 한다.

 

여행 기행문은 한참 삼천포로 빠져 ‘박정희 반신반인’ 홍보물로 변질되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짜라시 소설이 생산 되었는지 궁금하여 박정희 서독방문 유튜브에 들어가 보았더니 예상대로 조선일보를 비롯하여(50년 전부터 계속) 어용 지식인들이 각양 각색으로 용비어천가를 확대 재생산한 것을 인용하였음을 발견했다.

 

본인은 살아있는 증인으로 통탄을 금할 수 없는 심정으로 독자 제위께 왜곡되어가는 역사를 바로 잡아 알려야겠다는 충동과 어떤 의무감으로 이 글을 쓴다.


박통이나 글쓴이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 박통의 공과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고 다만 기행문에 나열된 거짓을 보고 아는 것만 바로 잡고자 한다.

 

나는 박통이 1964년 12월 서독 방문시 광부들과 간호사를 만났던 뒤스부르크 코블렌츠 링(Duisburg Koblenze Ring, 일명 페스탈로지 돌프) 체육관 길 건너 하숙집에서 3년간 묵었다. 체육관은 물론 페스탈로지 마을 전체가 햄본(Hamborn) 광산 소유였으며, 주민들은 햄본 광업소 광부였다.

 

박통이 서독차관 1억4천만 마르크 얻어 오는데 광부와 간호사 파견하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하였다는 것은 거짓이다. 차관협정 어디에도 사실이 없거니와 간호사 파독은 박정희의 서독 방문1년후인 1965년 11월에 이뤄진 것으로, 제1진이 뒤셀도르프 공항에 왔고, 나도 공항에 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장면 정권에서 가톨릭 계통으로 극소수 간호사가 파견된 것이 전부이다. 간호사 파견은 메인즈(Mainz) 병원에 계시던 이수길 박사가 추진하여 얻은 결과를 정보부에서 협박 회유하여 박통의 공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나중에 대사관을 통해 인지)

 

차관도 장면 정부에서 이미 2억 마르크 협정 마무리 된 것을 쿠데타에 성공한 박통이 케네디에게 거절 당한 후 독일에 타진했으나 1차 거절당하고, 구걸하여 6천만 마르크가 삭감된 1억 4천만 마르크를 얻어왔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 장면 정부에서 수립된 것을 카피해서 실시했던 것이다. (주 제네바 대사관 통해 인지)

 

독일인들이 연도에 나와 박통을 환영하고 “한국 간호사 만세! 한국 광부 만세”라니? 1960년에 독일인 대다수는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지 어떤 언어를 쓰는 지조차 관심없던 때이고, 간혹 한국 대통령이 빈 가방 들고 구걸 왔다는 비아냥 기사는 더러 보았다.

 

체육관에서 400여명의 광부들과 40여명의 간호사들 만난 육영수 여사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기는 했으나 ‘박통이 석탄가루 잔뜩 묻은 광부를 부등켜 안고 통곡하였다’고? 한복 입은 몇 사람 빼고는 전부 정장차림이었으며 작업복 입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구조이다. 더욱이 “서독 대통령(뤼브케)께 큰 절 올렸다”고? 이런 허구가 하나 둘 보태지는 작태에 환멸을 느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광업소 채탄 작업 환경을 간단히 설명드리고 싶다. 우선 체육관에서 3Km 떨어져 있다. 전체 광부들 중 소수의 독일인, 유고인을 빼면 터키인과 한국 광부들이 대다수이다. 자가용 출퇴근은 극소수이며, 모터 사이클 10% 내외를 제외한 나머지 80%는 자전거로 출퇴근 했다. 8시간 3교대로 오전반 오후반은 채탄, 그리고 밤 반은 채탄 작업에 필요한 제반 준비반이다.

   

출근하면 자전거를 보관소에 두고 제1실에 들어가 알몸이 되고, 제2실에 들려 작업복 헬멧, 램프, 수통 등 지참하여 지하 수직 승강장에 가면서 수통에 물 채우고(1∼2리터) 출근 카드를 찍는다.

 

지하 터미널에서 각 작업장으로 가는 길게 연결된 4인승 전차로 30여분 가서 작업 교대한다. 일이 끝나면 퇴근 카드 찍고 작업복실에서 알몸으로 샤워실을 거쳐 출근복실에서 옷 입고 퇴근하는 구조이다.

 

출퇴근 카드 상 실제 작업시간은 8시간이나 현장 도착시간과 휴식, 점심 식사 시간을 제하면 6시간 남짓 일하는 셈이다. 오버타임은 본인 의사에 의해 간혹 있으나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매일 10시간 일한다는 것도 허구 중 하나이다. (* 이 글은 탤라허시 거주 전윤형님의 투고로, 일부 오자와 탈자 맞춤법 등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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