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분쇄 전략의 일환인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15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방한하는 날에 맞춰 전례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세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친서 내용이 극비에 부쳐져 전 세계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중국과의 거래에 신중하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겠냐’는 추측들이 무성했으나 그런 정도의 이유로는 여왕의 친서가 얼른 납득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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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그 후 얼마 안 가서 바로 미-영-호주 핵잠수함 동맹인 대 중국 안보동맹 오커스(AUKUS)가 출범한 것을 두고 친서의 주요 내용이 북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이탈할 경우 서방세계가 북의 경제 개발을 적극 돕겠다는 북-중 이간책을 담은 메시지가 포함됐다는 추측이 나름 설득력을 얻었다.

게다가 미국은 북한이 9월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을 연거푸 발사했음에도 과거의 추가 제재 등 강경대응 대신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옛날 자세에서 사뭇 달라진 미지근한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4개국 외교부 차관은 10월 21일부터 사흘간 서울과 도쿄에서 연거푸 한반도 현안을 논의, 한반도 평화 관련 대 결단이 나올 것인지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러 외교부 차관이 한반도 문제 협의를 위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분명히 남북, 북미 문제에 중대한 내용이 논의됐으리라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위 4개국 최고위급 외교관들이 극비리에 논의한 내용은 과연 무얼까? 미-중 패권 갈등이 날로 악화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허덕이고 있는데, 중국만은 팬데믹, 헝다그룹 사태, 서방국가들의 끈질긴 견제 등을 이겨내며 대미 수출 50% 증가, 국내총생산(GDP) 18%라는 초고도 성장을 이루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예상연도인 2033년 이전에 중국의 GDP는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게 뻔하다. 이를 피할 방법은 없을까? 미국시민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산품 전체를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 수는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자들의 지적 수준이 고급 공산품 제조업을 무난히 운영할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의 임금도 중국보다 저렴해야 한다. 또 공산품 제조 국가가 공장 운영 노하우를 단시간 내에 터득해야 중국 대신 미국에 공산품 공급을 차질 없이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개성공단화’에 눈독 들이는 미국

미국은 한국이 운영했던 ‘개성공단’이야말로 북 전역 확장에 최적의 대안이란 사실을 떠올린 것이 아니었을까. 북은 남쪽과 함께 세계에서 유일한 문맹률 제로 국가가 아닌가. 더구나 노동자 월급도 동남아 지역보다 싼 15만원(중국의 10분의 1)이라는 파격적 수준으로 공산품 생산가가 중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개성공단이 최고 수준의 품질을 생산할 수 있었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북 노동자의 근면성은 최고인데다 한국의 자본 능력과 운영 기술 등 한국을 통한 북한 전역 ‘개성공단화’는 결국 미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 문제는 북이 이를 단시간 내에 받아들이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논지의 핵심은 중국산 공산품 대신 전량 수입처를 북한으로 옮기는 대작업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협의를 끝낸 사안이 아닐까? 영국 여왕의 친서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이 어떻게 풀려질 지 궁금하다.

국민이 배부르게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북이 가야 할 길은 뻔하다. 더구나 티베트, 위그르, 내몽고 침략처럼 한반도마저 호시탐탐 침공을 노리고 있는 중국의 야욕을 북한이 눈치 챘다면 이 좋은 기회를 외면할 이유가 있을까.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던 공산품 전량을 북한에서 더 저렴한 값으로 수입할 수 있다면 중국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현재 북한의 2020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1만원(한국 3747만원), 국내총생산은 한국의 5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의식주, 의료서비스, 교육 등을 무료 제공하는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를 서구식 기준으로 가늠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은 대내외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북한 전역이 세계 공산품 제조기지로 바뀐다면 북은 남쪽과 함께 단시간 내에 경제적 도약을 이루면서 우리민족의 평화통일의 날도 성큼 다가설 것이다.

“21세기는 한민족이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예언한 영국의 석학 아놀드 토인비의 혜안(慧眼)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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