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긴 가닥 반죽을 땋아 구워내, 가닥 수와 모양에 의미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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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에서 볼 수 있는 할라빵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25일 탬파베이 거주 여성 유대인 2백여명이 트레져 아일랜드의 한 클럽에서 모여 메가 할라 베이크(Mega Challah Bake) 행사를 가졌다는 소식이 지역 매스컴에 올랐다.

올해 4년째인 대회는 유대교 명절 혹은 안식일에 식탁에 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할라빵을 만들어 내는 행사이다.

할라는 계란을 넣어 빚은 반죽을 가늘고 길게 모양을 잡은 후, 몇 가닥을 땋아서 구워내는 빵이다. 퍼블릭스 등 베이커리에서는 에그 브레드(egg bread)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대어로 할라의 의미는 분배(portion)이다. 유대인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그들의 상징적인 이 빵의 유래는 4000년 전 유대인의 역사 속으로 올라간다. 할라라는 단어가 첫 번째 언급된 것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시나이산을 떠나 모압 평원에 이르기 까지 유대인의 광야 이야기를 담은 바이블 '민수기'의 한 구절에서이다.

(내가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그 땅에서 난 곡식의 빵을 먹을 때, 반죽을 분배하여 신을 위하여 따로 놓아라. 첫 번째 반죽의 한 덩이는 제를 올리기 위해 따로 놓는 것과 같이 타작한 마당에도 따로 놓아 제를 드려라. 첫 빵을 신께 올리고 너희 대대로 그리 할지라.) (민수기 15:18-21)

여기서 할라 빵의 반죽을 덩어리를 자른 후 한 덩어리를 사제를 위해 십일조로 따로 바치는 유대인의 종교적 풍습이 시작된다.

또 광야의 시기에 하늘에서 내려준 '만나'라는 것이 있다. 탈출 후 식량이 떨어지자 안식일 전날 밤에 하늘에서 이슬처럼 내린 것이 있었는데 달고 맛도 있어 집집마다 그것을 거두어 두덩어리의 빵을 구웠다고 한다. 여기서 두덩어리의 할라 빵을 안식일 식탁에 올리는 풍습이 생겼다.



세줄, 네줄 다섯줄… 꼬아 만든 빵에 각 의미 부여
 

 

두 덩이의 할라 빵은 반죽을 세줄, 네 줄, 다섯 줄 여섯 줄, 일곱 줄 등 긴 가닥으로 만들어 땋는다. 이 가닥 가닥은 팔들이 얽힌 것을 상징하며 사랑, 진리, 평화, 창조, 자유, 가족 결속, 화합 등을 의미한다.

안식일에는 대부분 여섯 가닥으로 땋은 빵 두 덩어리를 만들어 빵 두 덩이가 모두 열두 가닥이 되도록 하는데, 이는 유대인의 12 부족을 의미한다고 한다. 할라는 안식일 이외 명절 종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 유대교 새해인 로쉬 하사나(Rosh Hashana)때는 전년과 올해의 연속성을 상징하기 위해 둥근 모양으로 땋은 할라 빵을 만든다.

모세가 십계명과 토라를 받은 것을 기념하는 오순절에는 십계가 적힌 돌판을 의미하는 타원형 할라 빵 두덩이를 올린다.

속죄일인 Yom Kippur(욤 키푸르)의 단식을 앞두고는 사다리와 손 모양의 빵이 식탁에 오른다. 사다리와 손은 신과 연결됨을 상징한다.

퓨림절(Purim)에는 삼각형 모양의 조그마한 빵을 만드는데, 삼각형은 하만의 귀를 상징한다. 퓨림절은 유대인들의 축제로 고대 페르시아 때 하만이 유대인을 죽이려다 실패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Hanukkah)에는 종종 메노라(촛대)나 다윗의 별 모양의 빵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이같은 의식은 정통 유대교인들이 실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 유대인들은 금요일 저녁에 마켓에서 코셔 빵을 사다 먹는 것으로 간략하게 지낸다. 그러다 보니 할라빵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이번 탬파베이 유대인 여성들의 행사는 할라빵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직접 만들어 볼 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한다는 목적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탬파베이타임스, 인터넷 정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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