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연합훈련 중단만이 정상회담 길 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4월부터 친서를 교환해 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는 7월 27일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13개월 만에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에 전격 합의, 남북-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은 8월 1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문에서 ‘통신역락선 복원과 정상회담을 연결하지 말라’, “단절되었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 뿐”, 8월로 예정된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이는 “대북적대정책 폐기 없이 북미 대화는 없다”는 북의 대미외교 원칙을 되풀이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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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김여정의 이 발언이 오빠 김정은의 속내라고 전제할 때 북은 통신연락선 복구가 대북적대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한미를 대상으로 한 정상회담이 목적이 아니라 남측 대선을 앞두고 반통일 반민족 친일세력인 적폐정당이 집권하는 게 싫어서 하는 수없이 현 여당의 재집권을 바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는 2018년 세 차례 정상회담으로 전례 없이 가까워졌다가 2019년 8월 북측이 남측의 한미연합훈련 참여와 80대의 F-35A 전투기 등 다량의 첨단무기 도입을 맹비난하면서 남측과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끊었다.

더구나 2019년 6월 일부 탈북자가 ‘북 최고 존엄’을 모욕하는 내용의 대북전단 살포를 1주일 전부터 예고했음에도 이를 남측 경찰이 묵인했던 사실에 분노, 북측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까지 했음을 상기할 때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게 성급하다는 느낌이 든다.

일부 국내 언론은 정상회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남북 대화에서 북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럴 경우 북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며 남측의 남북군사합의를 어긴 한미연합훈련 강행, 최신예 군장비 도입, 대북 전단 살포 등 대북적대정책을 강행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어렵게 얻게 될 남북 민족 대화를 다시금 파국으로 몰아 갈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통신선 복구 막후 역할 박지원 국정원장, 취임 1년 긍정평가할 만

 


한편 이번 통신 연락선 복구에서 막후 역할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자 한다.

국정원장 취임 1주년을 맞으며 그의 1년간 직무 수행에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음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박 원장은 2000년 6월 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시 이뤄졌던 첫 남북 정상회담 막후 협상을 벌인 대표적 '지북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열린지 나흘 만인 5월 26일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월1일까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나 미국의 대북 제재 등과 관련해 논의를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논의도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는 또 지난 7월 5일 목포시 산정동성당에서 열린 ‘준대성전 지정 감사 미사’에 참석, 김희중 대주교, 주한 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함께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혀 교황 방북에 필요한 북한의 초청장 발급에 국정원 라인이 움직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교황궁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총비서의 초청의사를 전달, ‘초청장만 오면 무조건 갈 수 있다’는 확답을 받은 바 있다.

박 원장은 최근 국정원 전 직원에 보내는 편지에서 "완벽한 국내정치 단절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주자"라고 강조, 옛 국정원의 악습에서 탈피, 국정원을 정상적인 정보기관으로 정립하는 데 온 힘을 다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가 하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게 '친노패권주의', "무능하고 비열하다"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을 탈당, 안철수 전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에 합류했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그를 남북 간 대화를 재개시킬 수 있는 인물로 평가, 국정원장으로 발탁하면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는 등 북한 전문성이 높다"라며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박 원장도 취임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물꼬를 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부모의 고향이 함남 흥남인 문 대통령은 2019년 추석 당일인 9월13일 이산가족을 다룬 KBS 특집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긴 세월동안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정부든 북쪽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이번 통신연락선 복구를 계기로 한,미가 진정 남북-북미정상회담을 바란다면 이 달에 있을 한미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부터 실천해야 그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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