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미 국무부, 한국 화해 노력에 '제재' 언급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미정상회담 10일 만인 5월 31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의 글을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와 관련 “고의적 적대행위이자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의 집중적 표현이다.”라고 비난했다.

북이 이번 한미정상회담 합의 내용 중 북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미사일 지침 종료만을 놓고 거론했음은 한미연합훈련 지속 등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 지속에는 일단 눈을 감았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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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이미 4년 전부터 문재인 정부는 800km까지의 미사일 사정거리와 탄두 중량 무제한을 확보해 북 전역이 남쪽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있다. 이번 미사일지침 종료는 중국과 러시아 말고 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북이 중국과 러시아를 대변하고 있는 것인가?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보여

어쨌건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 수뇌부의 첫 반응은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북미 대화 이전에 조만간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은 기대할만 하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대화는 트고 기회를 보아 북한이 주장해온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제재 해제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그런데 6월 1일치 <한겨레>는 북의 헌법과 같은 조선노동당 새 ‘당 규약’ 서문 중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으로 제시됐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민족해방혁명”이란 북이 80년 가까이 강조해 온 불변의 ‘남침무력혁명’을 말한다.

그런데 이 <한겨레>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민의 신뢰도 세계 최하위인 한국 언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미,중,일 등 외신이 8일이 지나도록 이 뉴스를 다루지 않을 수는 없다. 이번 <한겨레> 기사는 위 문구 삭제 이유 등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불완전한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미사일 지침 종료로 한국은 필요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에는 미중 무력 충돌 시 미.일.호주.인도의 ‘쿼드’에 한국도 끌어들여 미국의 위험과 손실을 덜어보자는 전략임과 동시에 동북아시아 억제력으로 중국을 묶어두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 한국의 참전을 요구할 때 한국은 냉정을 잃지 말고 결단코 이를 거부해야할 것이다. 중국을 적대하는 순간 한국이 감당해야할 인명 피해와 경제 손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만해협 관련 언급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다. “외부 세력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했다. 중국은 한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두 강대국 사이에서 미국 쪽으로 많이 기운 사실에 긴장, 이 정도로 반응했을 뿐 더 이상 격한 반응이 없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미중 간 한국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이 지금 한국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더욱 미국 쪽으로 기울어버린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중국은 냉정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중 전쟁 발발시 중국은 각종 미사일을 동원, 미국에 앞서 일본부터 선제타격, 일본군 및 주일미군, 그리고 사드 등 주한미군에 집중 공격을 가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 뻔하다. 거기에 한국의 자진 참전은 바보나 할 짓이 아닌가.

한국 화해 노력 발목 잡는 미 국무부

그런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2018년의 판문점 선언 등 남북합의사항을 존중한다고 해 반통일 세력들을 제외한 온 민족을 들뜨게 했는데, 2주일도 채 못 돼 미국 국무부는 옛 트럼프 때와 같은 자세를 보여 한국 정부와 국민을 실망시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6월 4일 대한골프협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차원에서 세계골프선수권대회 금강산 유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대북제재는 지속 중이며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한미정상회담 합의를 무시하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바로 얼굴을 바꿨던 트럼프, 게다가 미국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1994년의 제네바 합의 폐기 등을 돌이켜볼 때 5.21 한미정상의 합의 역시 지켜질지 의문이다. 패권국 미국의 이러한 불성실한 모습은 북의 격한 대응을 자초할 뿐 아니라 세계의 눈에는 졸렬한 소국(小國)으로 비칠 것이다.

북은 이러한 미국을 상대로 핵 협상을 벌인지 30년 가까운 시간을 허송세월했다. 하지만 미국의 국력은 그간 눈에 띄게 쇠퇴한데다 특히 바이든은 거짓말, 기만술로 소문난 트럼프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 북은 다시 한 번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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