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약효 남아있을 수 있지만 버리는 게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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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품의 약효는 저장 방법에 따라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 가정집 약 찬장에는 보통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진통제, 기침약, 수면제 등이 남아있다. 이들 의약품은 복용해도 안전한 것일까.

처방약과 일반의약품에 명시한 유효기간은 제약회사에서 약효 실험을 검증한 날짜이다. 즉 약품 출시 전 6개월~2년에 걸친 실험 기간에 약효가 그대로 유지되면 이를 유효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결국 약효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회사측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난 약들은 버리는 게 상식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약 종류와 저장 방법에 따라 약효가 일정 기간 지속된다고 지적한다. 지난 7월 <프로퍼블리카>가 약품 유효기간에 대한 심층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유효기간을 수 년 넘긴 의약품들 중 다수가 여전히 약효를 유지하고 있었다.

일부 약품의 활성성분은 20∼40년을 유지할 수 있다.

2012년에 캘리포니아 약물 제재 시스탬(CPCS), UC 샌프란시스코 대학, UC 어바인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 역시 일반인들과 비슷한 의구심을 가지고 총 8가지 약에 대한 약효 실험에 들어간 바 있다.

약들은 개봉되지 않은 채 약방에 묶혀 있던 것으로 유통기한이 28년에서 40년을 넘은 것들이었다. 비록 약들이 밀봉된 상태였다 해도 이 정도 오랜 기한이 지났다면 마땅히 버려져야 할 것이었다.

8가지 약들은 총 15종류의 활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중 한가지 성분은 표준 테스트를 찾지 못해 연구자들은 14가지 성분만 분석하기로 결정했다.

약 정제와 캡슐들은 분해됐고 연구자들은 질량 스펙트로미터기를 이용해 약의 활성 성분이 과연 얼마나 남아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화학적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놀랍게도 14가지 활성 성분 중 12 종류가 약 겉봉에 기재된 정량의 90%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양은 약효를 발휘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 검사에서 수 십년동안 약효가 사라지지 않은 12종류 약 활성 성분은 아세타미노펜(Acetaminophen·타이레놀 성분), 코데인(Codeine·진통 및 기침 치료제), 하이드로코돈(Hydrocodone·진통제), 페나세틴(Phenacetin·현재 존재하지 않는 진통제 성분), 카페인(Caffeine·진정 성분), 클로페니라마(Chlorpheniramine·감기 및 앨러지 치료 항히스타민제), 펜토바르비탈(Pentobarbital·단기적 진정제), 부탈비탈 (Butalbital·일정기간 진정제), 세코바르비탈(Secobarbital·불면증 치료 진정제),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발작과 불안증 조절 진정제), 메프로바메이트(Meprobamate·우울증 치료 진정제), 메타쿠알론(Methaqualone·근육 이완, 마취 성분) 등이었다.

반면 약 성분 함량 미달 성분은 아스피린과 자극제 앰페타민(amphetamine)이었다.

연구팀은 위의 연구 사례가 많은 약들의 유통기한이 확장될 수 있다는 일부 의견을 뒷받침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연구 결과는 약의 유통기한을 늘림으로써 약값으로 소비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인들의 연간 처방약 비용은 수천억 달러가 넘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늘린다면 절약되는 부분이 엄청날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약품회사들이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때로 유효기간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의혹을 품기도 한다.

연방식약청(FDA)은 미군 군대내 저장 약품을 시험한 결과 약이 유통기한 일보다 몇 년 더 유효했으며 어떤 경우는 10년이나 15년까지도 약효가 있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FDA는 이같은 결과가 일반 환경에 적용될 수 없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군대 약품 저장소를 일반 가정내 습기 많고 따뜻한 화장실 캐비넛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약효를 바란다면 유통기간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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