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김태환의 한국전쟁비화.jpg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시고 백성들이 사용하게 반포하셨으니, 이것은 아주 단시간에 한나라의 문자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보급하는데는 좀 등한시 하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 문자(한글)를 창제한 뜻을 살펴보면, 한글을 만든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당시(세종 시대) 사용하던 문자가 한자인데, 발음을 가능하면 그 사람들 (중국인)이 말하는 것에 가깝게 발음할 수 있도록 발음 기호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중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영어 단어만 보고 바르게 발음할 수 없으니 단어 옆에 발음 기호를 적어놓고 발음하는 것을 배운 것과 같다. (이 이론은 필자가 고등학교 때 고문(古文) 선생님이 처음으로 말씀하셨는데, 여러 전문가들의 글에서도 한자 발음기호설이 다수이고, 한글을 영어처럼 풀어 쓰지 않고 한 음절씩 모아 쓰는 것도 한자가 한음절로 나타내는 것을 따랐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한글 보급의 중시조 최세진

 

한글을 대중에게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은 최세진으로 한자의 기초를 가르치는 훈몽자회를 발간하면서 (1577년) 기초가 되는 3,360자의 한자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고, 책 말미에 한글을 어뗳게 모아서 발음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ㄱ, ㄴ, ㄷ, ㄹ, 등 한글 자모에 이름을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등으로 기억하기 쉽게 이름을 지어 줬다. 이 책 (훈몽자회) 이 서당을 통해 어린들에게 한자 교육 첫 걸음으로 활용되어 시골 어린이들도 한자를 배우면서 자동적으로 한글을 배워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최세진을 한글의 중시조로 부를수 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예수께서 십자가 형을 받은 다음 그의 생전에 일면식도 없던 사도 바울이 예수교 전파에 지대한 공로를 이룬 것처럼,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최세진의 훈몽자회 편찬 덕분에 널리 보급된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한글이 공식적으로 나라의 글로 인정 받고 공문서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3년 전 (1894년) 갑오 개혁기에 국문으로 개칭되어 공문서와 법령 등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 위대한 한글이 그토록 오래동안 장농 속에 고이 간직만 해 둔 것은 없었던 것과 별 다름없다.

 

한글 공로자들 성경과 대한민국 육군

 

한글 보급에 큰 공적을 올린 것은 기독교의 보급으로 성경이 한글로 편찬되었다는 점이다. 원래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될 때 하층민을 파고 들었는데, 그들에게 한자로 된 성경이 먹혀들어 갈 수 없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6.25 전쟁이 나고 건장한 남자들은 모두 군대에 징집되었는데, 군당국은 시골 출신 장병 가운데 문맹이 많아 훈련에 지장이 많아서 한글 교육부터 실시하게 되어 문맹 퇴치에 일조했다.

 

한자어를 한글로만 사용하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분명히 일리는 있다. 그렇다면 한자어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는 방법은 어떨까. 오래전 영화 제목에 ‘혈 과 사’가 있었다. 원명은 ‘Blood and Sand’ 인데 이 영화가 일본에 먼저 들어가서 ‘血 과 沙’ 로 번역 되었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일본에서 사용한 한자어를 그대로 읽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뜻(訓) 과 소리(音)로 읽을 수 있으니 그들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는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이럴 때 ‘혈과 사’를 원래 제목과 같은 뜻으로 ‘피와 모래’로 사용하면 이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

 

알기쉬운 낱말로 바꾸자

 

대학 때 나온 전문 용어로 개발도상국가(開發途上國家) 라는 말이 있다.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그 단어의 근원은 영어로 ‘Developing Countries’ 이다. 이 말을 일본 학계에서 한자말로 풀이했다. 일본에서는 이 말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한자 없이 소리로만 들으면 이해하기 아주 힘들 것이다. 차라리 원어의 뜻대로 ‘발전하는 나라’로 쓴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베이징에서 내보내는 우리말 방송에서 이 단어를 들었다. 왜 대한민국에서는 이렇게 사용할 수 없는가? 개발도상국가라 하면 좀 더 권위가 서기 때문일까?

 

요즘 한국에서 ‘가왕’이라는 왜색 짙은 이름의 팝 콘테스트가 유행이라는데, 가왕이라는 제목이 귀에 매우 거슬린다. 마스크 (탈)을 쓰고 하는 노래 자랑이니까 ‘탈 쓴 노래 자랑’ 또는 ‘탈 쓴 노래 왕’으로 개칭할 수 있지 않을까? 되도록 쉬운 우리 말로 풀어쓰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말 고유 명사를 되찾자

 

또 한가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아주 좋은 고장, 산천 등의 지명을 우리 고유의 땅 이름을 되찾아 사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우리말로 된 유일한 지명은 ‘서울’이다. 그 이외는 모두 원래 우리말을 그 뜻에 따라 한자 명으로 사용하는데 신라 경덕왕 때 시작되었다고 한다. 가령 서울의 ‘용두동’ 은 원래 ‘요머리골’ 이었다. 정전 위원회가 열리는 ‘판문점’은 원래 ‘널문리’ 였다. 우리 고향에 흐르는 내는 지금 대천으로 쓰이고 있으나, 원래 ‘한내’이고 아직도 고향 동네 분들은 원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여러분들 고향에도 우리말로 사용하는 지명들이 많을 것이다. 그 이름들을 복원시켜야하지 않겠는가? 이것 역시 빨리 할수록 좋을 것이다. 시작이 반, 아니, 착수가 바로 성공이 아닐까?

 

필자는 우리의 5천년 역사에 가장 예쁘게 지어낸 우리말로 ‘도우미’를 꼽고 싶다. 누가 이 낱말을 만들어 냈는지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우리도 되도록 쉬운 우리말을 먼저 쓰고, 어려운 한자말을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로 풀어서 사용했으면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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