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기] 타인 배려하는 매너, 우리도 익히자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우리 부부는 얼마 전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분으로 부터 점심 초대를 받아 2시간 드라이브 해서 그 곳에 갔다.

누구든 초대 받았을 때는 최소한 단정한 용모와 복장을 하고 참석하는 것이 초대한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12시 20분전 쯤 해서 네 커플이 들어왔다. 그 중 제일 젊은 사람은 자기의 약혼자와 함께 샌달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왔다. 또 그는 소매가 없는 러닝셔츠를 입고 있었다.

나는 미국 사람들이 참 예의가 바르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저렇게 상식 이하의 복장으로 참석 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적당히 입을 만한 옷이 없었을까. 아니면 날씨도 더운데다 시간에 쫓겨 집안에서 입고 있던 옷을 대강 입고 나왔을까. 그렇지만 초대한 가정의 체면은 최소한 지켜 주어야 하지 않을까. 자기 혼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모이는 데 좀 단정히 입었으면 훨씬 보기 좋았을 것 아닌가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후정으로 나갔다. 초대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여 촬영하고 파트너 별로 초대한 가족과 여러 차례 사진 촬영이 있었는데 이 때도 그 젊은 커플이 유난히 초라해 보였다.

그 후 우리 부부는 1시간 정도 손님들과 대화하다가 먼저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실례를 다소 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으로 참석했으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예의인 것을 갈 길이 멀다는 핑계로 탬파를 향해 출발했으니.

다음날 일요일 아침 우리는 아침 6시에 조깅을 하면서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을 여지 없이 만났다. 그 여자분은 개를 끌고 혼자서 산책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우리를 마주하면 2-3미터 전방에서 굿모닝 인사와 동시에 개를 번쩍 들어 자기 품에 안고서 길을 비켜간다. 그리고 서로 길을 비켜가면 그녀는 다시 자신의 개를 땅에 내려놓고 간다. 처음에 우리는 개에게 못된 습관이 있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 했지만 우리 부부가 개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깅에 방해될까 우려해 그런 것 같다.

또 어느 날인가 한 번은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개와 같이 산책을 나와 거닐다가 개가 볼 일을 마치자 미리 준비해 온 비닐장갑으로 개의 배설물을 주워 봉지에 담고 가는 것이었다. 물론 담배꽁초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에는 이 여성처럼 공중 도덕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니 미국 사람들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남의 나이를 묻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침해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생활습관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가 미국에서 25년동안 살고 있는 동안 미국사람이 나에게 ‘당신 몇 살이냐’고 물어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런데 우리 한인들은 남의 신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것 같다. ‘지금 몇 살이냐’ , ‘무슨일을 하느냐’ 는 물론 심지어 ‘학교는 어디를 나왔느냐’ 까지 묻는다. 어떤 일로 만나 화제를 풀어가다가 상대편이 갑자기 던지는 이런 질문에 마치 찬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는 앞에서 말한 젊은 커플도 있지만 대체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가 일반적으로 퍼져있다. 미국땅에 살고 있는 우리도 이 나라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본받아 우리 것으로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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