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차 재미한국학교 학술대회를 마치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신현주(전 재미한국학교 플로리다협의회 회장) = 지난 8월9일 부터 12까지 재미 한국학교 협의회 주최로 제35차 학술대회가 애틀랜타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해마다 미국에 있는 한국학교 선생님들이 주인이 되어 모인다.

학술대회에서는 현재의 선생님들의 고민, 2·3세를 위한 바른 정체성확립을 위한 교육, 한국의 문화교육이 주제로 올랐다. 또 한글과 역사, 집중연수·운영자·차세대 워크숍 등이 논의됐다. 무엇보다도‘어떻게 하면 한글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주제가 되었다.

재미 한국학교 협의회는 36년 전에 워싱턴과 뉴욕 지역의 한국학교 선생님들이 의기 투합하여 스스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학교의 중요성을 알고 2·3세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전역으로 지역협의회도 발전해 왔다. 이제는 재외동포재단과 교육부, 외교부, 김구 재단, 정주영 재단 등이 후원을 하는 단체로 명실상부한 단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현재 재미한국학교는 14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지역협의회에 한국학교가 속해있다. 우리 지역은 플로리다 지역협회이다.

학술대회는 각 학교에 속해있는 선생님들의 발전을 위하고, 정보교환과 교수방법을 위해서 여름 방학기간을 통해 교사들을 위한 교육잔치이다. 대회에 참석할 때마다 내가 힘들게 봉사하는 일을 다른 수 많은 선생님들도 봉사하고 있음을 직접 보게 되고,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머리가 숙여진다.

또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연구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하고, 열정적인 선생님을 만나서 전달받은 열정으로 한 해를 꾸준히 한국학교 학생들과 지낼 수 있는 열정을 전달 받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뉴욕에서 오신 허병렬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감명이 너무 컸다. 내가 20여년 전에 만난 선생님은 겉으로 보기에 작은 체구, 빵떡 모자를 눌러 쓴 귀여운 선생님이셨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항상 웃으시며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우리 지역 선생님들의 안부를 묻고 또 물으셨다.

허 선생님은 재미한국학교 협의회가 생기기 이전인 1 967년부터 뉴욕에서 한국문화와 한글을 오늘 날까지 가르치고 계신다.올해 협의회에서는 허 선생님께 50년 근속상을 수여하였다. 올해 선생님의 연세는 92세이다.

키가 작으신 선생님이 단상에 올랐을때 단 아래 있던 모든 선생님들과 내빈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일어나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옆에 계신 선생님도 나도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기립한 선생님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는 한참이 지난 후 잠잠해 졌다.

허 선생님은 수상 소감으로 ” 저는 가르치는 것이 좋았고, 어린이가 좋았습니다. 저는 아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그래서 지금까지 건강합니다. 여러분도 열심히 하십시오”라고 짧게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한국학교들이 사용할 교재가 없었을 때,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교재도 여러번 만드셨다. 후학을 가르치시고 본인의 교수법도 나누어 주었다. 덕분에 뒤늦게 한국학교 교사가 된 우리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분은 모든 한국학교 선생님들의 멘토라고 할 수 있다.

허 선생님의 한글교육 50년을 내가 글로 표현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일이다. 올해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쳤을 때도 마음에 생각과 말이 가득한 나머지 도리어 잠잠해졌다. 다만 칼럼을 통해 선생님께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 존경을 전하고 싶다.

아이들때문에 행복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신다는 선생님, 앞으로 오래도록 아이들과 함께 주고 받는 즐거움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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