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이 주는 메시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9월 3일 북한의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의 “미 본토 타격용 수소탄 개발 성공” 공표 반나절 만에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히로시마 원폭 17kt의 15배가 넘는 폭발위력 253㏏ 이상 진도 6.3(미국 지질조사국 발표)의 제6차 수소폭탄 핵실험을 단행했다. 세계 언론도 이 같은 사실을 뒤따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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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북한은 이번 실험은 수소탄을 장착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탄(ICBM)으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미국 주도의 유엔제재를 통해 중국이 북의 수산물까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게 하는 등 주변국들의 대북압박이 강해진 데에 따른 보복조치 중 하나로 보인다.

미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북한의 이번 도발을 트럼프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풀이하면서 ‘전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선택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중대 핵실험을 실행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미국에 계속해서 적대적이고 위험하다. 북한은 불량국가다”라며 대북 대화와는 거리가 먼 반응을 보였다.

“화염과 분노” 발언에 이어 “군사 해법이 완전히 준비되고 장전 완료됐다”며 앞으로의 북한 추가도발을 강력히 경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제 더 물러설 수도 없는 난처한 처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르켈 독일 총리는 8월23일 “북한 관련 위기를 군사적 행동으로 해결할 수 없다”"북한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결하게 되면 자동으로 미국 편을 들지 않을 수도 있다"“한중일 지도자들이 북한 지도자 입장에서 현 상황을 바꿔 생각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발언을 해 전 세계, 특히 한미일 정부를 놀라게 했다.

그런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 사회와 힘을 모아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통해 정권의 생존과 발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 메르켈 총리와는 다른 자세를 보였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수소탄 6차핵실험은 완전히 성공했으며,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어 주위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주장, 북한이 다른 핵 보유국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방사성 물질이 없는 수소탄 제조에 성공했음을 자랑했다.

이 수소탄은 수십kt급에서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거대한 살상파괴력을 발휘하고,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전자기파탄(Super-EMP Pulse Bomb)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핵탄두부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실험이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과 같은 과감한 조치를 단행할지 결심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만일에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북한과 더욱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북 해상 및 육로수송수단 때문에 중국을 통한 대북제재효과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다.

9월1일 푸틴 대통령은 이틀 후 중국에서 열린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BRICS) 회의를 바로 앞두고 북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제재로는 안 되고 결국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적극 반대하는 중국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

특히 러시아는 미공군 B-1B 전폭기들이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 북을 압박하자, 8월23일 전례 없이 주력기인 Tu-95 핵전략폭격기와 수호이-35S 전투기, A-50 조기경보정찰기로 구성된 최신예 러시아공군 편대를 파견, 한반도 주변 상공을 비행하면서 한미 양국을 압박, 밀착된 북러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무용지물’ 된 미국의 전략자산… 북한이 핵실험 앞당긴 이유는?

현 상황에서 미국은 별다른 대응 전략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최대량의 미 전략자산을 동원, 북한을 최고도로 압박하는 방식이 있지만, 북한의 초정밀타격미사일과 세계 최강 요격체계 개발 성공으로 북한에 크게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실현성이 희박하다.

더구나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치를 힘이 없다고 보는 북한은 미국에 ‘전쟁할 테면 하자, 앞으로는 북한이 태평양에서 미사일 훈련을 하겠다’며 처음으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북태평양에 발사, 미국을 대담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태평양에서 핵강국인 러시아나 중국도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미사일 발사훈련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미국을 당황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더하여 북한은 화성-12형의 북태평양 발사를 ‘서막’으로 표현했을 정도로 한 걸음 더 나가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계속해서 괌 포위사격, 앵커리지 근접사격, 하와이 포위사격, 시애틀 근접사격, 샌디에이고 근접사격 등 미군 최대 중요 군사기지들을 목표로 차례차례 위협사격을 가하리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험천만한 것은 기분대로 행동하는 성격의 트럼프가 어떤 행동을 벌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미일 합동 군사작전으로 북한의 모든 군사력을 무시한 채 ICBM, 토마호크 타격 등 선제타격을 감행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의 즉시 보복 공격과 중러 군의 참전 등 3차대전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해법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북한이 9월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를 곰씹어볼 필요가 있다. 9월 3일은 중국 샤먼에서 브릭스 회의가 시작되는, 중국에는 굉장히 중요한 날이다. 북한이 예상을 깨고 9.9 건국절을 앞당겨서 9월 3일 핵실험은 한 이유는, ‘우리는 중국의 영향을 받을 나라가 아니니 미국은 핵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이상 중국을 앞장세우지 말고 직접 1대 1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이제 북한의 괌 주변 타격 등 앞으로 태평양을 무대로 한 북한 군사훈련 내지 북미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트럼프가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해 즉각 북한과 직접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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