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미국은 세계적인 불량국가" 비난 여론 비등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 지난 6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195개국이 서명한 ‘온실가스 감축’ 국제협정을 탈퇴한다는 것이다.

먼저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에 대한 미국과 해외의 반응을 짚어보고, 파리협정의 중요성을 점검한 후, 끝으로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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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에 대한 세계 언론의 반응은 한 마디로 “트럼프가 또 일을 저질렀구나!”라는 탄식의 목소리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이고 중차대한 4개의 반응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 “미국이 이제 세계적인 ‘불량국가(Rogue State)’가 된 꼴이다.” 불량국가란 미국이 북한을 욕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둘, “세계 최대 강국 미국의 ‘국제 위상’이 망가졌다.” 최근에 경제적 No. 1 위치(구매력 기준)를 중국에 넘겨준 미국이 이제 ‘지구 살리기’ 운동의 주도권을 포기한 순간이다.

셋, “미국은 기후변화 운동을 주도할 ‘도덕적 의무’가 있는데, 파리협정 탈퇴는 이 의무의 포기를 의미한다. 우리는 몇 년째 계속되는 가뭄이 지구온난화로 생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심한 가뭄으로 재산 전부인 소 12마리를 잃어버린 아프리카의 가장 가난한 나라 말리(Mali)의 한 가축 업자가 영국 기자에 실토한 분노이다.

넷,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이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매서운 비난은 미 국민에게 “주 정부와 합심하여”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구하자는 강력한 촉구이다.

이제 파리기후협정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짚어보자.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오는 2020년에 끝나는 교토 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하여 195개국이 서명하여 지난 2015년 11월에 발효한 국제협정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 이 협정을 비준했다. 그러나 이제 트럼프의 탈퇴 선언으로 미국은 시리아, 니카라과에 이어 이 협약에 불참하는 세 번째 나라가 됐다.

파리협정의 목적은 21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화씨 3.6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것이다.

왜 파리협정의 목적이 꼭 달성되어야 하는가?

환경저널리스트 마크 라이너스가 자신의 ‘6도의 악몽’이란 책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면 큰 가뭄과 대홍수가 닥치고…. 그리고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멸종하게 된다.” 물론 어떤 과학자도 지구의 평균온도가 언제,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정확한 예측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국가가 ‘지구의 온난화’ 현상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데 반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거부한다는 사실은 극소수의 국수주의자 빼고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파리협정 탈퇴 전망을 검토해 보자.

유럽연합 국가(특히 독일과 프랑스 등)와 중국이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를 가장 강력히 규탄하면서 ‘녹색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심지어 중동의 산유국과 아프리카의 내륙 국가마저도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을 ‘불량국가’로 취급하며 중국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국가로서 ‘도덕적 책임’을 피하려 한다고 매섭게 질타한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이들 외국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을 미국의 ‘우월주의’로 포장한 자신의 자아 망상과 사업가의 ‘투기적 충동’의 부산물로 보며 전 세계인의 대대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국제적 ‘환경 왕따’가 될 위기에 놓여있다.

미국 안에서는 어떤가? 현재 주지사 3명, 시장 30명, 대학 총장 80여 명, 기업 100여 개가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여 트럼프 행정부와는 별도로 파리협정의 목적, 즉 온실가스 감축 달성을 위해 유엔과의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3일 이 단체를 후원하고 있는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우리는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 줄이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은 연방 정부로부터 지방정부, 학계, 업계로 이동했다는 게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파리협정을 탈퇴할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계속 파리협정을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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