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망] ‘성장 우선’에서 ‘복지 우선’ 정책으로 바꾸어야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 우선 존경하는 독자들께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히 지내십시오”

무척 힘들고 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었다. 과연 2017년은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새해가 될 수 있을까?

한국과 미국의 내년 경제를 전망하려 한다. 2017년 한국의 정가 화두는 단연코 조기 대통령 선거이며 가장 뜨거운 경제 공약은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 논의가 될 것이다. 그리고 2017년 미국의 정가와 월스트리트의 순위 1위 화두는 럭비공처럼 ‘예측이 불가능’하고 ‘통제 불능’의 충동적인 ‘트윗 대통령’ 트럼프의 경제 공약 실천 가능성과 성과 전망에 관한 논의가 될 것이다. 이것이 오늘과 다음 주(2회)의 국제칼럼 주제이다.
우선 한국의 경우를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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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2017년 경제 전망: 지난 3주에 걸쳐 이 칼럼에서 2016년 ‘헬조선’이라는 부끄러운 평판을 듣는 한국 경제가 왜 만신창이가 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도 성장절벽과 소비절벽, 가계부채 폭탄, 악화일로의 소득 양극화, 갈수록 피폐한 빈곤층의 삶,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수출 둔화와 제조업의 구조조정, ‘부패 고리’로 얽어진 정부, 관료 사회 그리고 재벌 등 심각한 중장기적 취약점을 진단해보았다. 이처럼 무겁고 어려운 짐을 떠안은 2017년 한국 경제의 전망은 당연히 매우 어둡기만 할 것이다.

지난 12월 15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한국의 GDP 성장률이 올해 2.7%에 이어 2017년에 2.5%로 하락하고, 2018년에는 2.0%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도 2017년 한국의 GDP 성장률을 최고 2.6%에서 2.2%로 잡고 있다. 지난 12월 27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2.6%에서 2.3%로 대폭 낮추었다. 이 같은 지속적인 하락 추세의 근본 원인은 물론 향후 5, 6년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즉 주어진 자원과 여건에서 이룩할 수 있는 최고의 성장률이 겨우 평균 2% 선에 머물고 있고, 최근의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디스는 2017년 한국은행들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가장 중요한 이유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의 폭발과 미 달러 강세로 인한 급격한 외국자본의 유출을 꼽았다.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발생한 정치적 격동과 세계교역의 둔화, 중국 경제의 침체 등을 우려했다.

이 같은 경제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처방은 매우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일본과 유럽 선진국 등에서 보듯, 선진국 문턱까지 온 한국 정부가 상습적으로 채택하는 교과서적인 부양정책, 즉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환율 조정을 통한 수출 진작과 투자 진흥정책 등은 땜질식의 최단기 처방으로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경제 장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가시화되고, 내수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세계교역은 갈수록 둔화하고, 소득 양극화는 심화하고, 임금이 정체하고, 실업을 유발하는 기술진보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세계 곳곳에서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곤층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진다.

따라서 이제 한국 정부는 과감히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소득 양극화를 지속하여 심화하는 ‘성장 우선’에서 온 국민에게 공평한 분배를 약속하는 ‘복지 우선’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2017년이 이 같은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도전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년 봄에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제도란 간단히 말하면 모든 국민에게 소득수준과 노동 여부 등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매달 지급하는 복지 분배 제도이다. 따라서 이 제도는 동시에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어 이에 관한 찬반론은 학계와 재계, 정가에서 쉽게 결정이 날 수 없는 과제이다. 따라서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정부의 과감한 복지 정책 없이는 기본소득 정책 도입은 불가능하다.

벌써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이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소득제도란 모든 국민에게 소득수준과 노동 여부 등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매달 지급하는 복지 분배 제도이다. 이 제도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정의와 도덕, 심지어 철학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 이에 관한 찬반론은 학계와 재계, 정가에서 쉽게 결정이 날 수 없는 과제이다. 따라서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지지, 그리고 정부의 과감한 복지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 없이는 기본소득 정책 도입은 불가능하다.

내년 봄의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구체적인 기본소득제도의 청사진을 공약으로 제출할 것이 확실하다. 지난 6월 5일 스위스 정부는 월 2천 500 스위스프랑(약 300만 원) 상당의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국민투표에 부쳤는데 부결되었다. 현재 핀란드와 네덜란드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고, 심지어 미국에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가 주창한 사회 정의 차원에서 강화된 ‘복지정책’이 젊은층과 진보 무당층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이제 미국 경제의 전망을 짚어보자. (다음 주에 이어지는 칼럼: 트럼프의 경제 럭비공)

(필자 소개 :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는 벨기에 루뱅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경제 분석가로 15년(1974~1988년)간 근무했다. 이후 원광대학교 경제학부 국제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0년 은퇴 후 미국 페어팩스(Farefax)에 거주하며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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