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의 살아있는 전설 하사용 옹을 보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빚 없는 내가 최고의 부자다” 이 말의 주인공은 새마을운동의 살아있는 전설인 하사용 옹이다. 그는 고 정주영 회장과 같은 차를 타고 울산으로 가면서 “많은 빚을 지고 큰 사업을 하시는 회장님 보다 빚 없는 내가 최고 부자입니다” 라고 말했다. 또 그는 “회장님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겠지요?” 하며 자신은 평생 양복 한 벌 없지만 10원도 빚이 없으니 마음만은 편하여 밤에 잠을 잔다고 말했다 한다.

하사용 옹은 박정희 시대의 가장 유명한 농부의 한 사람이다. 정부에서는 농촌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비닐하우스 재배를 권장했고, 당시 농부 하사용도 비닐하우스 1동을 배정받았다. 그는 이미 비닐하우스로 높은 수익을 올린 경험으로 날로 농장 규모를 확장했고, 온마을이 그의 성공에 힘입어 비닐하우스 채소 농사를 집단화하게 되었다.

그는 이같은 성공 사례로 1970년 11월 서울 시민회관에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수여 받았다. 이때 그는 허름한 점퍼에 검정 고무신을 신은 차림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하사용은 새마을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1971년부터 새마을 정신을 전파하는 강사가 되어 새마을연수원을 포함한 여러 단체에 가서 강연을 했다.

나는 72년도에 그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어 보았다. 서울시 자동차 정비진흥회에서 주최하는 ‘자동차 정비공 정신훈화교육’을 위탁하면서 나에게 교육 내용과 함께 그에 대한 기사를 보내왔던 것이다. 당시에는 사회 전반에 정신 교육이 대세였던 것 같다.

하 옹은 청와대에서 내린 1천만원의 하사금을 받지 않았다는데, 나는 그 기사 내용을 보며 솔직히 “촌놈 쇼 하고 있네!” 라고 생각했었다. 당시 새마을운동이 성공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나의 주위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 나 역시 자동차 정비공들에게 정신훈화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소귀에 경 읽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 옹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45년간 무려 3500회의 강연을 했다. 서울 시내의 자동차 정비공들에게 정신교육을 단 3회 해 보았던 나에게는 감탄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하 옹은 청와대에서 주는 하사금을 거절한 이유를 두 가지로 밝힌 바 있다. 첫째, 내가 내 힘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말겠다고 결심하였기에 하사금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이웃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고 했는데 하사금으로 편히 부자가 되면 이웃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정신 운동에서 강조하는 자조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젊었을 때 그런 마음을 가졌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생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특히 그는 강연할 때 강조하는 것이 “3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있는 체, 아는 체, 잘난 체 하지 말되 특히 지도자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얼마전 LA의 한 젊은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도 구한 다음 청혼했으나 대학 학자금 빚이 많다고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들으니 하사용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비록 농사꾼이지만 10원도 빚이 없는 자신이 최고의 부자라고 했던 말이다.

나는 젊은이가 좌절하지 않고 허례허식을 누르며 자신의 힘으로 빚도 갚고 결혼도 잘 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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