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f7bb85cbef64f49fcd3c251a17a50db_1513747

 

■ 홍천 장자터 전설

 

옛날 홍천군 철종을 지나 인제를 못 가서 장자터라는 곳이 있었고 그 앞에는 내봉산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이 있었다. 인제 신남 넘어가는 고개에서 내려오는 물이 닿는 곳이 고양이 형국이었는데 건너편에는 바로 쥐산이 있었다.

 

장자터가 곳간형으로 되어 있어 장자의 집안에 자꾸 재산이 일어나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돈을 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고 하루에도 손님이 수십 명씩 들락거렸다.

 

몇 해째 손님치레를 하던 맏며느리가 그만 역정이 나서 어느 날 시주하러 온 스님에게 쌀을 고봉으로 담아주며 손님이 덜 오게 하는 방법을 물었다. 스님이 따라오라고 하더니 고양이 바위 근처 돌다리를 건너가 고양이 목 있는 곳을 죽장으로 가리키며 그곳을 정으로 쪼아서 강물이 오가도록 하면 집에 손님이 없을 거라고 하였다.

 

스님이 돌아간 뒤 이튿날 아침 맏며느리는 일꾼을 시켜 스님이 시킨 대로 하였는데 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 바위에서 웬 피가 터져 올라왔다. 일꾼들은 놀랐지만 며느리가 어서 하라고 하여 결국 그곳을 끊으니 피도 없어졌다.

 

그 후로 몇 달이 지나 장자의 집에 도둑이 들어 칼로 위협하며 금고를 털어갔는데, 그 뒤로도 돈을 쓸 만큼 가져다 놓으면 도둑이 들어 털어갔다. 그리고 집안에 우환질고(憂患疾苦)가 생겨 병을 앓았다. 

복술(卜術)을 하여 달아매고 무당이 와 굿을 하고 의원이 네다섯씩 와 약을 지어 먹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결국 오륙년이 지나면서 재산을 다 날린 후 알거지가 되었다.

 

동네사람이 장자터가 망한 것이 이상하여 유명한 지관에게 집터를 보이며 물었다. 지관이 곳간터인데 이상하다 여기며 나가 보니 고양이바위와 쥐산이 있었다. 

 

고양이바위 앞이 쥐산으로 쥐가 엎드려 노려보며 기어들어오는 형국이었는데 고양이 목이 끊어져 있었다. 쥐가 도둑을 의미하는 것으로 들어오려고 하다가 고양이가 무서워 들어오지 못했던 것인데 고양이가 죽어 쥐가 들어온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 자리는 폐터가 되어 지금은 집을 짓지 않게 되었다.

 

■ 구렁이 잡으려다 망한 집안

 

월곡면 사월동에 안동 김씨네가 살았는데 부자였고 세력이 당당했다.

 

사월 하순의 뇌성벽력이 울리던 어느 날 영감은 품팔이 하던 농노가 와 달라고 하여 들에 다녀왔다. 들에 다녀온 영감을 위해 아내가 음식을 마련하고 있는데 처마머리에서 큰 구렁이가 정지문 앞 거적을 말아놓은 곳으로 널름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아내가 불이 붙은 부지깽이를 들고 구렁이를 내쫓으며 영감을 불렀다. 불이 붙으니 구렁이가 고개를 들고 나갔는데 영감이 마당으로 나와 바라보니 구렁이가 마루에 머리를 널름거리자 남쪽에서 뇌성벽력이 울리고 벼락이 한 번 때리더니 집이 파괴가 되었다. 그렇게 집안이 망해버렸다.

 

<다음호에 계속>

 

칼럼니스트 송영림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일본은 없다

        전 세계가 영토 문제로 시끄럽다. 어떻게든 자국에 유리하게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은 유난하다.  일본은 우리와 독도, 중국과 센가꾸 열도, 필리핀과 섬들 그리고 러시아와 사할린 열도 등 동서남 북 사방으로 전방위적으로 영토 분쟁을 일으키...

    일본은 없다
  • 은총으로 맞이한 새해

      작년에 죽어간 이에겐 새해가 없다.  은총으로 맞이한 황금개띠 새해에  새로운 결심으로 행복이 충만한 삶을……   가는 세월 붙잡을 수도 없으려니와 오는 세월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가속이 붙어서인지 계속 빨리 지나가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

    은총으로 맞이한 새해
  • 2018년 경제 성장률 3% 넘긴다

    - 지난해 7월 배럴당 45달러였던 미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2018년 첫달  63달러로 40%가량 폭등하고 있다.    - 미연준은 올해 단계적으로 4번 정도 이자율을 인상할 계획이라며 그 이유를 주식시장이 계속 과열되는 상황이고 자산가치의 거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

    2018년 경제 성장률 3% 넘긴다
  • 2018년은 처음이라...

    다들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늘 연말이 되면 마음이 헛헛하다. 한 동안 그렇다.    한국에 있을 때는 추운 날씨와 뭔가 쓸쓸한 회색의 겨울날들이 더 그렇게 느끼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계절이 반대인 뉴질랜드에서는 가끔 한 해의 중간에 있는 7,8월의 겨울에 연...

    2018년은 처음이라...
  • 갈수록 오락가락하는 날씨

    뉴질랜드의 날씨 변화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요란해지고 있다.  이는 비단 뉴질랜드만이 아닌 전 지구적 현상이기도 한데,  이 바람에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기후가  우리 삶은 물론 지구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1월 초에 ‘국립수대기연구원(NIWA, Natio...

    갈수록 오락가락하는 날씨
  •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3편

        ■ 홍천 장자터 전설   옛날 홍천군 철종을 지나 인제를 못 가서 장자터라는 곳이 있었고 그 앞에는 내봉산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이 있었다. 인제 신남 넘어가는 고개에서 내려오는 물이 닿는 곳이 고양이 형국이었는데 건너편에는 바로 쥐산이 있었다.   장자터가 곳...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3편
  •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짧은 이민 역사 속에서도『뉴질랜드 한인사』를  발간한지 10년에 이르고 있다.  역사를 기술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민족 사학자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갈파했다. 이를 우리 뉴질랜드 한인...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 1Q84

      요즈음 우리 세대는 두 개의 다른 세계를 동시에 살고 있다. 현실인 리얼(real) 세계와 가상의 사이버(cyber) 세계. 최근 화제작인 무라가미 하루끼의‘1Q84(문학동네: 2011)’이 떠오른다. 이 소설은 번역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독특한 작품성도 그렇지만 ...

  • 무대 뒤의 풍경

        마치 동굴 속에 갇힌 느낌이었다. 침침하고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맘대로 되지가 않았다. 안간힘을 쓰다가 눈이 떠졌다. 다행히도 꿈속이었다.    아직도 까만 밤. 다시 잠들려 애를써도 잠은 멀리 도망갔다. 왠지 전혀 생소하지 않...

    무대 뒤의 풍경
  • 책임

    성인이 되었다는 증명서와도 같은 주민등록증을 처음 손에 쥔 날이나 대학 신입생이 되어 교복 없이 등교하는 첫 날..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식을 흐믓하게 바라보시며 대개의 한국 아버지들은 칭찬이나 격려의 말과 함께‘책임감’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으십니다.   “...

  •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2편

      ■ 웅촌 장자못 전설   웅촌면 통천리에 지금도 장자못이라고 불리는 못이 있다. 이 못자리는 옛날에 큰 부자가 살던 집 자리였는데 이 부자가 사람 오는 것을 꺼리고 과객을 괄시했다.   하루는 스님이 와서 동냥을 청하니 줄 것이 없다며 소똥을 한 가래 떠 주었다. ...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2편
  •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즐겨라

      현재에 충만한 삶을 즐기면서  남이 나를 기쁘게 해줄 것만 바라지 말고  내가 상대를 위해서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소양을 길러나가야……     톨스토이 어록 중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즐겨라
  •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 감동이다

     ♥ 정 인화의 민낯 보이기   “아이 캔 스피크 봤어?”“아니. 왜?” “꼭 봐. 진짜 감동이야.”   같은 동네에 사는 한국 사람한테 영화‘아이 캔 스피크’을 봤다고 얘기했다. 위안부의 한 많은 삶을 다룬 영화로 상처나 분노보다는 치유를 강조한 영화라 설명했다.    많은 사...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 감동이다
  • 사자소통, 네 글자로 끝내라

      서양의 격언이나 잠언과는 달리 동양에는 4자로 압축한 사자성어(四字成語)라는 독특한 글이 있다. 서양의 문자는 표음 문자라서 단어가 깊은 뜻을 담기 어려워 직설적인 화법의 격언이 많은 반면 동양 - 특히 한문은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다른 뜻을 은유 하는 의미를...

    사자소통, 네 글자로 끝내라
  • 어디로 여행하나요?(Ⅲ)

    이번에는 지중해로 떠나보자.  '지중해' 말 그대로 지구의 한 가운데,  옛 유럽인들이 그리 믿은 듯 하다.   북으로 유럽, 남으로 아프리카, 동으로 아시아  이렇게 3개의 대륙이 품고 있는 바다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렇듯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와 연중 온화한 기...

    어디로 여행하나요?(Ⅲ)
  • 중앙은행의 융자정책 선회, 그 의미는?

    지난 주 발표한 뉴질랜드 중앙은행 융자 정책의 발표 시기가 흥미롭다. 새정부의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책이 발표가 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투자용 부동산과 본인 거주용 부동산의 융자시 LVR( Loan to Value Ratio ; 융자시 자기 자본 비율)정책을 내년초부...

    중앙은행의 융자정책 선회, 그 의미는?
  • 46% 오클랜드 주택 평균 가치 상승

    오클랜드 카운슬이 지난달 20일 공개한 오클랜드 주거용 부동산의 과세표준액(RV, Rateable Value)이 3년 전에 비해 평균 4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클랜드 주택의 평균 가치가 지난 3년 동안 절반 가까이 올라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넘겼음을 의미한다. ...

    46% 오클랜드 주택 평균 가치 상승
  • 경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 수색구조에 나선 경찰 및 수색구조대   지난달 말 뉴질랜드 경찰이 신규 경찰관 채용 홍보영상을 공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상에는 한국계로 보이는 경찰관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 출신의 실제 경찰관들 여럿이 등장, 길거리와 창...

    경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0년전인가 이렇게 요상한 제목의 한국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한국판 서부활극 오락영화였는데 세 주인공을 각각 이렇게 묘사한 것이었다. 또,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도 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10명 가운데, 대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1명, 나를 싫어하는 사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배달의 넋

      사람에게 넋이 없다면 허수아비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넋은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무엇이 돌아갔다는 말인가? 죽은 몸이 엄연히 남아 있는데……....

    배달의 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