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코리아포스트 | 뉴질랜드 | 2018.04.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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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 사물 사이의 빈 공간을 틈이라고 한다. 공간적인 의미 외에도 틈도 있다. 

 

바로 시간의 틈이다. 즉,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현재’다.

 

우리는 서양 철학 하면 그리스, 동양 철학 하면 중국이라는 고정관념 속에 살아왔다. 철학 세계가 이렇게 양분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다. 

 

4대 문명의 발상지인 인도, 그리고 세계 3대 종교인 힌두교의 나라인 인도의 철학에는 소홀하고 있다. 현대 인도의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의 ‘틈(큰나무: 2004)’에서 틈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 책은 4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 1장 인생의 틈: 마음 전체가 빛으로 가득할 때 삶은 비로소 하나의 기적이 된다. 더 이상 평범한 삶이 아닌, 모든 일이 비범해지는 특별한 삶으로 바뀐다. 

제 2장 변화의 틈: 삶은 아주 짧고 깨달아야 할 일이 많다. 그러니 자꾸만 미루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헤매기 마련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 할 일은 다시 모레로 미룬다. 

제 3장 사랑의 틈: 서로 맞지 않다고 걱정하지 말고 조화와 조율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것이 사랑의 방법론이다. 

제 4장 존재의 틈: 일어나는 모든 것을 깊이 받아들이면 그것은 축복이 된다. 모든 것은 내면의 존재가 침묵을 원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존재의 부름에 응하라.

 

삶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저자 오쇼 라즈니쉬는 1931년 12월 11일 인도의 쿠츠와다에서 태어났다. 라즈니쉬 찬드라 모한 자인은 인도의 신비가, 구루 및 철학자이다. 아차리아 라즈 니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으며, 자신을 브하그완 슈리 라즈니쉬라 불렀고, 1989년에 ‘오쇼’라는 이름을 새로 택하여 그 뒤로는 주로 오쇼 라즈니쉬로 불린다. 

 

오쇼는 1960년대에 철학 교수로서 인도를 돌아다니며 대중을 상대로 강연했다. 

 

명상에 대해 강의했던 오쇼 라즈니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를 따르는 동서양의 많은 제자들이 그에게 ‘바다와 같은 자’, ‘축복 받은 자’의 의미를 지닌 오쇼(Osho)를 헌사했다.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 오쇼는 특유의 <다이나믹 명상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대인들은 과거의 낡은 전통과 현대 생활의 온갖 욕망에 짓눌려 있기 때문에 깊은 정화 과정을 통해 무념의 이완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식의 발전 단계를 규명하고, 현대인의 영혼에 진실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파했다. 오쇼는 모든 전통을 거부했다.

 

 “나는 완전히 새로운 종교적 의식의 출발점이다. 나를 과거와 연결시키지 말라. 과거는 기억할 가치가 없다.” 

 

그가 전 세계에서 온 제자들과 구도자들에게 강의한 내용은 30개가 넘는 언어를 통해 600권이 넘는 책으로 발간되었다. 

 

국내에서도 ‘배꼽(윤미디어:  2012)’을 비롯해 수 많은 저서가 번역되어 사랑을 받고 있다.

 

 “나의 메시지는 교의가 아니며, 철학도 아니다. 나의 메시지는 일종의 연금술이며 변환의 과학이다. 따라서 나의 메시지는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자들, 용기 있는 자들만이 들을 수 있다. 나의 메시지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나의 메시지를 듣는 순간 그대는 다시 태어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따라서 나의 메시지는 그대가 외투처럼 걸치고 자랑할 수 있는 철학도 아니고 그대를 괴롭히는 질문을 잠재우기 위한 교의도 아니다. 나의 메시지는 언어적 대화가 아니다. 나의 메시지는 훨씬 위험하다. 그것은 바로 죽음과 부활이다.” 

 

‘오쇼’는 고대 일본에서 유래한 말로 혜가가 그의 스승인 보디달마에게 보낸 편지 겉봉에 쓴 것이 처음이다. ‘오’란 더 없는 존경과 사랑, 그리고 감사의 마음이 복합된 의미를 지닌다. ‘쇼’란 자각에 대한 4차원적인 표현이며, 동시에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존재를 의미한다.

 

<태어나지 않았고 죽지 않았다. 다만 지구라는 행성을 다녀갔을 뿐이다>

 

그의 묘비명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초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우주에서 왔으며 지구는 잠시 머물러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니 아옹다옹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 ‘오쇼’처럼 영혼의 근원인 우주의 바다로 돌아갔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시간의 틈을 가지고 있으며 그 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의 인생이 달라진다. 우리는 과거의 나에서 새로운 나로 태어날 수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재라는 시간의 틈에 서 있다.

 

칼럼니스트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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