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세계 대학 순위에서 뉴질랜드 주요 대학의 순위가 추락하면서 대학 교육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뉴질랜드 대학들은 세계 상위 200위권에 얼굴을 내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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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대학 세계 192위로 추락 

 

지난 6일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 고등교육(THE, Times Higher Education)이 발표한 ‘2017년 세계 대학 평판’순위에서 뉴질랜드 최고의 대학인 오클랜드 대학이 지난해 165위에서 올해 192위로 27계단 하락했다. 

 

이는 오클랜드 대학이 이 평가에서 받은 역대 최저 순위이다. 오클랜드 대학은 교육 및 조사 평판이 하락했고 논문 피인용 횟수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사를 담당한 필 바티(Phil Baty) 이사는“오클랜드 대학의 하락은 뉴질랜드에 큰 타격을 주었고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뉴질랜드는 세계 200위권에 드는 대학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뉴질랜드가 세계 대학 경쟁에서 주요한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클랜드 대학의 대변인은 “오클랜드 대학의 순위 하락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타임즈 고등교육 평가의 전체 점수는 53.4에서 52.6으로 미미하게 떨어졌지만 그 점수대에 많은 대학들이 몰려 있어 오클랜드 대학 순위가 점수에 비해 크게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0년 동안 뉴질랜드 대학들은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이다”며 “이는 대학생 1명당 수입이 세계에서 가장 낮게 만든 정부 정책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8개 종합대학들 가운데 오클랜드 대학을 포함하여 빅토리아 대학(401-500위)과 링컨 대학(501-600위) 등 3개 대학들의 순위가 떨어졌고 오타고 대학(201-250 위), 캔터베리 대학(351-400위), 매시 대학(401-500위) 등 3개 대학들이 순위를 지켰으며 와이카토 대학(351-400위)과 AUT(401-500위) 등 2개 대학들은 순위가 상승했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74위)와 카이스트(한국과학기 술원, 95위), 성균관대(111위), 포항공대(137위) 등 4개 대학들이 2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는 영국 옥스포드대가 2년 연속 뽑혔고 영국 캠브리지대가 2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스탠 포드대가 공동 3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5위, 미국 하버드대 6위에 랭크됐고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국립대가 22위로 가장 높았다.

 

대학 교육에 대한 정부 통제 "역효과" 

 

그렇다면 뉴질랜드 대학들이 국제적으로 더욱 인정받고 대학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 지난 3월 생산성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를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527쪽 분량의 방대한 이 보고서는 현재 뉴질랜드 대학 교육 체계가 상당한 타성에 젖어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러한 타성이 대학 자체의 특징이라기보다는 교육 체계에서 비롯된 속성으로, 대학들이 학생보다 정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대학 교육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 측면보다는 공급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원금 배정부터 정부의 통제가 대학 교육에 너무 스며들어 다른 부문과 달리 역효과를 주고 있으며 대학이 보다 양질의 교육 방법을 찾기 위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생산성위원회는 뉴질랜드 대학 교육이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 UE(University Entrance) 제도 폐지 

■ 학생들의 쉬운 전과 허용 

■ 교육 기관의 진입 장벽 제거 

■ 우수 교육 기관에 대한 관리 개선 

■ 직업교육 강화 

■ 교육 기관의 혁신 장려 

■ 학생융자에 대한 무이자 폐지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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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E 시행 가치 거의 없어 

 

UE는 뉴질랜드 고등학교에 실시되고 있는 NCEA 제도 에 따라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학점이다.

 

보고서는 UE의 시행 의미가 거의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UE를 획득한 학생이라고해서 반드시 대학 교육에 준비돼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각 대학은 특정 학과에 따라 입학 요강을 첨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UE를 획득했다고해서 반드시 대학 입학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UE를 획득하지 않은 학생도 대학 입학이 불가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UE 때문에 고교들이 NCEA의 원래 목적인 다양한 교육 보다는 UE로 인정받는 과목에 치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학생들이 대학 또는 전공 과정의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전과 또는 전학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주어져야 하고, 이로 인한 학점상의 불이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신설 장려해야 

 

보고서는 개혁은 기존 조직보다는 새로운 조직에서 나올 가능성이 많다며 새로운 대학 설립을 장려했다. 새로운 교육 기관은 종종 차별화된 서비스나 상품으로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해 나가고 저급 상품을 공급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수혜자는 이전에 그러한 서비스나 상품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해외를 포함해 일정한 수준을 갖춘 신설 교육 기관에 대한 법적 진입 장벽을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문이다. 

 

정부가 3차 교육 기관들에 대해 긴밀한 통제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기관들이 문을 닫을 경우 그 부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교육 기관들의 재무 성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들의 자산 사용과 처분에 대해 통제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지나친 통제는 교육 기관들의 혁신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교육 기관들은 너무 많은 이익을 내면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소폭의 이익을 내려고 하거나 자금을 건물 같은 자산을 매입하는데 사용한다. 

 

따라서 재무적으로 우량한 교육 기관은 자체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부채를 갚도록 해야 한다는 보고서의 권고이다. 

 

대학이 강의의 질에 투자하는 동기가 약하고 조사 실적을 강의 실적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조사와 강의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강의 실적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과정을 도입하는 한편 주로 조사 연구에 참여하는 인력의 의무 강의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생산성위원회는 학생융자에 대한 무이자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부 측은 대학 졸업생이 무거운 빚 부담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즉각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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