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코리아포스트) 소크라테스가‘너 자신을 알라’라고 할 정도로 우리는 우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나 자신도 잘 모르는데 우리 나라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물론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모든 역사적인 내용은 배우고 시험도 보고 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과연 우리 한국인은 누구인가?

나를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남의 평가를 들어 보는 것이다. 먼저 외국인이 본 한국인에 대해 알아보자.

 

스콧 버거슨의‘발칙한 한국학(이끌리오: 2004)’이 독특하다. 저자는 자칭 문화 건달이라 칭하며 한국의 문화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제 1장은 한국에 대한 너무나 이상한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고, 2장에는 한국에 있는 외국 마을 표류기를 썼다. 3장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을, 4장에는 내 친구가 들려 주는 흔치 않은 이야기로 엮어냈다. 역사적 팩트(fact)보다는 그냥 외국인이 느낀 한국인에 대한 감사상을 적은 것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를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보다 5년 전에‘더 타임즈’의 서울 특파원이었던 마이클 브런 기자가 쓴 ‘한국인을 말하다(홍익출판사: 1999)’은 우리 자신도 모르는 한국의 이면을 외신 기자 15년의 생활 보고서이다. 1장 사회 가치, 2장 경제, 3장 정치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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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사람의 미국인으로는 흔히 암참(AMCHAM)으로 불리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회장을 수년간 역임한 제프리 존스의‘나는 한국이 두렵다(중앙M&B: 2000)’이다.

 

그는 크게 4 단락으로 한국인을 묘사했다. 

 

1.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 한국인 

2. 나는 왜 한국인을 두려워하는가, 

3. 한국이 정말로 뜨기 위해 고쳐야 할 점, 

4. 새로운 세상의‘빅 브라더’는 한국이다. 

 

미국인이 본 한국인에 대해서는 주로 서민들의 생활을 많이 다루었으며 다소 우호적이다.

 

미국인 외에도 일본인으로는 한 때 베스트 셀러인 모모세 타다시의‘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 잡는 18 가지 이유(사회평론: 1997)’가 있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을 27년간 한 일본 상사 주재원으로 그간 느낀 한국 꼬집기를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 도다 이쿠고의‘일본 여자가 쓴 한국 여지 비판(현대문학: 1999)’에서는 외모로만 승부하는 한국 여성을 비판했다. 이처럼 외국인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그리 

 

좋은 평가는 아니다. 아무래도 한국인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기 마련이다.

 

냉정하게 우리를 평가한 책은 이 땅의 토박이 이규태의‘한국인의 의식구조 전 4권 (신원문화사: 1983)’이다. 그는 언론 기자 출신으로 전 조선일보의 논설위원을 지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언론인으로,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59년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문화부, 사회부, 편집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조선일보》에 1983년 3월부터 2006년 2월 23일까지〈이규태 코너〉를 연재하면서 23년 동안 6702회를 기고하며 대한민국 언론사상 최장기 칼럼 기록을 세웠다. 

 

지하서재에 책이 가득할 정도로 풍부한 독서량에 근거한 많은 식견과 깔끔한 문체로 쓴 이규태 코너는 한민족 우월주의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근검절약에 대한 그의 칼럼이 실린 바 있다. 그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은‘한국인, 이래서 못 산다(신원문화사: 2000)’이다. 한국인 저변에 흐르는 어두운 면과 잘못된 악습들을 냉정한 시각으로 진단하였다.

 

동남아에서 통용되는 한국말‘빨리 빨리’는 나쁜 버릇이지만, 반면 그 덕분에 다른 나라들 보다 빠른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다. 빨리 빨리 정신으로 최단 기일 고속도로를 완성하고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원동력이었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다.

 

요즈음 한류가 전 세계에 열풍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한 편으로는 대견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외국인 눈에는 K-Pop만이 우리의 전부로 생각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한국 노래와 드라마로는 우리의 모습을 그들에게 정확히 알려주기가 쉽지 않다. 우리 문화를 올바르게 수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어느 민족이나 장단점은 다 있기 마련이고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장점을 키울 것이냐, 단점을 보완할 것이냐는 우리들의 몫이다.

 

다시 한번 더 손자 병법(孫子 兵法)을 되새겨 본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절대로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의 문화를 전세계로 퍼져 나가게 하자!

 

컬럼니스트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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