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1bf281f84879f9c8f5c5eb0f8d9dc8_1539250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웰빙(well-being) 시대에 점점 노령화 되는 과정에 건강에 관심이 높아졌다. 비단 노인뿐만 아니라 누구든 건강은 있을 때 지켜야 한다.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없을 때 절실해지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이란 병에 안 걸리기 위한 집요한 노력이 아니라 ‘몸과 마음과 생활의 조화로운 상태’를 뜻한다. 시간과 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잃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을 담보로 권력과 재물에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는 뭔가 모자라면 부족함에 관심이 높아진다. 하지만 현대는 부족에서 생기는 병보다 과도해서 생기는 병이 더 많아지고 있다. 또 ‘젊음은 곧 건강’이라서 젊을 때는 소홀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15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KBS의 최장수 교양프로 -‘생로병사의 비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취재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이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으며, 식생활도 많이 바뀌고 있다. KBS가 수년간 취재한 국민 건강 프로그램 ‘생로병사’가 여러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그 첫 번째가 ‘생로병사의 비밀(가치창조-2004)’이라는 제목으로 전 3권으로 나왔다. 한때 이 책은 삼성 그룹에서는 필독서로 권장했던 책이다. 요약본을 전 직원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직원의 건강이 곧 회사의 건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건강 또는 위생에 관한 책으로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린 건강에 관한 책은 ‘스포크 박사의 육아 일기(정음문화사: 1988)’일 것이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최근에 오류도 많이 발견되고 또 미국 기준이라 국내에 안 맞는 경향이 있어 국내 저자들이 우리 현실에 맞는 육아 일기 등이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건강에 대한 책들이 주로 서양 의학에 비롯되어 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많다.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아 최근 국내 현실에 맞게 나온 책이 바로 ‘한국인의 100세 건강의 비밀(비타북스-2011)’, ‘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비타북스-2011)’등이다. 한마디로 10여 년 동안 프로그램을 하면서 정수만 뽑아 한국 현실에 맞게 제작된 건강 도서라 할 수 있다.

 

아주 오래 전 삼황오제 때부터 건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졌다. 황제는 약초를 관장했고, 도교에서는 섭생과 양생을 강조했다. 대부분 민간 요법이 이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또 건강을 지키는 보약에 대해 흔히들 삼보(三補)라 한다. 

 

그 첫 번째가 식보(食補)이고, 두번째가 육보(肉補)이며, 마지막이 약보(藥補)이다. 다시 말하면, 밥만 잘 먹어도 무병 장수할 수 있으며, 몸이 허해지면 고기로 보를 하고, 최후에 약으로 보하는 것이 우리 한방의 요체이다. 이처럼 한방은 직접 치료보다는 우리 몸을 보(補)하고 사(瀉)하여 시스템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이에 반해 서양 의학은 직접적으로 기능적인 수술이나 투약으로 원인을 제거한다. 둘중에 어느 것이 좋고 나쁨을 가릴 수는 없고, 상황에 따라 각자의 일장일단 서로 보완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어쨌든 간에 질병은 없이 조금이라도 건 강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건강 식품이다. 

 

건강보조식품은 의학적으로 약간의 효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특정 성분을 추출, 농축, 정제, 혼합해 가공한 식품이다. 따라서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건강 보조 식품이 아니다. 또, 건강 보조 식품은 의학적 효능이 확실하지 않으므로 ‘보조’라는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모든 질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섭생이 중요하다. 도인들과 같은 섭생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섭생 즉 식생활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율곡 이이(李珥) 선생의 건강십훈(健康十訓)대로 하면 된다. 

 

(1) 소육다채(小肉多菜): 육식은 적게 하고 채소는 많이 먹는다. 

(2) 소식다작(小食多嚼): 식사를 적게 하고 잘 씹는다. 

(3) 소염다혜(小鹽多醯): 염분은 적게, 식초는 많이. 나물을 무칠 때 염분을 쓰고도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식초를 조금 가해 주면 염분은 적어도 간이 맞는다. 

(4) 소의다욕(小衣多浴): 옷은 엷게 입고 목욕을 자주 한다. 

(5) 소번다면(小煩多眠): 근심은 적게 하고 잠은 많이 잔다. 

(6) 소욕다시(少欲多施): 욕심을 적게 내고, 남에게 많이 베풀도록 한다. 

(7) 소당다과(少糖多果): 설탕은 적게 먹고 과일을 많이 먹는다. 

(8) 소차다보(少車多步): 되도록 차는 적게 타고 많이 걷는다. 

(9) 소언다행(少言多行): 말은 적게 하고 실행을 많이 한다. 

(10) 소분다소(少憤多笑): 성은 적게 내고 많이 웃는다.

 

건강십훈의 마지막 구절은 김 시습의 일로일로 일소일소( 一怒一老 一笑一少)를 연상시킨다. 그저 오래 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평소에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 너무 많이 먹는 과식(過食)에서 벗어나 포만감을 느끼는 포식(飽食)으로, 다시 절제해서 먹는 절식(節食)을 통해 소박한 소식(素食)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무병장수의 지름길이다.

 

칼럼니스트 김영안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포커스] 장기화되는 코로나와의 싸움 file

    오는 28일로 뉴질랜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된 지 거의 1년이 지났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지난 9일 현재 2,320명의 누적 확진자와 25명의 누적 사망자를 기록했다. 작년 말 백신이 개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

    [포커스] 장기화되는 코로나와의 싸움
  • [포커스] ‘코로나19’ 예방접종 드디어 시작 file

    뉴질랜드에서도 지난 2월 3일(수)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중 한 제품에 대한 사용이 관계 당국에 의해 처음으로 허가됐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각국에서는 이미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국경 관리와 격리를 담당하는 직원들부터 접종에 들어갈...

    [포커스] ‘코로나19’ 예방접종 드디어 시작
  • [포커스] 주택 임대차의 대폭적인 변화와 파급 효과 file

    오는 11일부터 세입자의 권리가 한층 강화된 개정 주택임대차법(Residential Tenancies Act)이 시행된다. 이번 임대차 변화는 주택임대차법이 1986년 제정된 이후 35년 만에 가장 대폭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질랜드 60만 채의 임대주택에 살고 있...

    [포커스] 주택 임대차의 대폭적인 변화와 파급 효과
  • [포커스] 초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file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1%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 이하인 실정이다. 올해 마이너스 기준금리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예금 이자율의 추가 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이자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포트...

    [포커스] 초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 [포커스] 올해 주택가격 진정될까? file

    지난해 주택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완전히 끊긴 이민, 경제 침체 등으로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내집 마련의 기회를 엿보던 서민들에게 이번 주택 붐은 더욱 실망스러울 것이다.  주택가...

    [포커스]  올해 주택가격 진정될까?
  • [포커스] 뜨거워지는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file

    지난 12월 15일(화) 오클랜드에서 ‘제36회 아메리카스컵(America’s Cup) 요트대회’의 대회장인 ‘컵 빌리지(Cup Villiage)’가 문을 열고 ‘프라다(PRADA) 월드 시리즈’가 12월 17일(목)부터 시작되면서 대회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현재 뉴질랜드와 영국, 이탈리아, ...

    [포커스] 뜨거워지는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 [포커스] 요식업계의 코로나시대 생존 전략 fil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쓴 2020년은 수많은 산업 분야가 큰 변화를 겪은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요식업일 것이다. 많은 소매점들이 문을 닫았고 음식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의 여파에서 회복하기까지는 앞으로도 ...

    [포커스] 요식업계의 코로나시대 생존 전략
  • [포커스] 통합 10주년 맞은 오클랜드시 file

    지난 1일로 오클랜드가 통합된지 10주년이 되었다. 기존 오클랜드 시티, 노스쇼어 시티, 마누카우 시티, 와이타케레 시티 등 4개 시티 카운슬과 로드니, 프랭클린, 파파쿠라 등 3개 지역 카운슬, 그리고 오클랜드광역카운슬(ARC) 등이 모두 폐지되고 오클랜드 카운슬로 ...

    [포커스] 통합 10주년 맞은 오클랜드시
  • 호주와 중국의 갈등, 어디까지 갈것인가? file

      호주와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를 놓고 경제와 정치, 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 극한적인 갈등을 벌이기 시작한 지 벌써 반년이 넘어간다.     자고나면 새로운 제재 조치를 들고 나오는 중국에 의해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호주와 중국의 갈등, 어디까지 갈것인가?
  • 노동당 집권 2기에 예상되는 부동산시장 변화 file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총선에서 압승하여 앞으로 3년 동안 다시 집권하게 되었다. 지난 1996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분배하는 혼합비례대표제(MMP)가 도입된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한 노동당은 뉴질랜드제일당, ...

    노동당 집권 2기에 예상되는 부동산시장 변화
  • 예기치 못한 집값 상승 file

      주택시장이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지난 몇 달 동안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5월 전국적인 록다운 기간 동안 은행들은 일제히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5%까지 암울한 집값 하락을 전망했다. 그 논리는 합당해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기치 못한 집값 상승
  •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

        '코로나 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국내에서도 실업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양질의 일자리들도 대거 사라지는 등 국민들의 안정된 삶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질랜드 통계국(Statistics NZ)’은 8월 중순에 국민들의 ‘행복 통계...

  • 국경 통제로 오도 가도 못하는 이민자들

      뉴질랜드 정부는 현재 해외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높은 전파력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국경 통제의 중요성을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투자자들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제 침체에 아랑곳없이 최근 역대 최고의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급격히 늘어난 개미투자자들이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초저금리의 예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수익을 쫓아 주식에 직...

  • 바이러스 공포에서 일자리 공포로

      올 겨울에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추운 계절을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살아 남았지만 그 후폭풍인 정리해고의 희생자가 되었다.  바이러스 공포가 물러나면서 이제 일자리 공포가 오고 있다.    실직자수 이미 세계금...

  • 한 해 성적표 받아든 NZ대학들

    ▲ 세계 대학 순위 1위에 오른 MIT 대학 전경   매년 6월이면 뉴질랜드의 각 대학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많은 대학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질 ‘성적표’ 들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대학들이 받아들 성적표는 다름 아닌 ‘QS 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

  • 향수병

    어쩌면 무척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난 늘 뉴질랜드에 대한 향수병을 달고 산다. 뉴질랜드에 관련된 것이 예능 프로그램 등의 방송에라도 나오면 반드시 본방을 챙겨보고, 뉴질랜드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뜨면 반드시 클릭해서 읽어본다. 특히 요즘은 뉴질랜드가 코로나 ...

  • 직장 동료를 존중해서 항상 영어를 사용하기 바랍니다

    지난 5월 27일 RNZ에 자극적인 기사가 올라왔다. 제목은 ‘English language-only sign at cafe taken down’으로, 번역하자면 ‘카페의 영어만 사용하라는 사인 내려지다’가 되겠다. 문제가 된 이 사인의 카페는 오클랜드에서 Mt.Eden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Circus Circus...

  • 3% 밑으로 떨어진 모기지 금리

    모기지 금리가 불가피하게 오를 것이라는 시장 관계자 대부분의 예측을 뒤엎고 시중은행들이 최근 모기지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1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79%까지 내려갔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들에 올 12월까지 마이너스 금리에 대비한 시스...

  • 양치기 견공들 “일자리 잃을까?”

      최근 국내외 언론들에는 뉴질랜드의 한 목장에서 양치기 역할을 하는 로봇개에 대한 기사와 사진들이 일제히 실렸다.      ‘스팟(Spot)’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로봇개는 2015년 처음 소개된 후 컴퓨터 및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최근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