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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이행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협상이 진행된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가 뉴질랜드 등 197개 당사국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독일 본에서 개최됐다. 뉴질랜드는 청정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늦은 국가로 비판받고 있다. 

 

생각보다 빠른 기후변화 

 

지난달 환경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기후변화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09년 이후 평균 기온이 1도 높아졌는데 특히 가장 높은 평균 기온을 기록했던 2016년을 포함해 가장 더웠던 다섯 해가 지난 20년 동안 발생해 가파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온 상승으로 1977년 이후 만년설의 4분의 1 정도가 녹아 내렸다.

 

해수면 상승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 1916년 이후 뉴질랜드의 주요 4개 항구 도시의 해수면이 14-22cm 상승했다.

 

뉴질랜드는 15개 대도시 가운데 12개 도시가 해안가에 위치해 있고 인구의 약 65%와 주요 기간시설이 바다로부터 5km 이내에 있어 해수면 상승은 특히 위협적이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어 오는 2050년에 20-30cm, 2100년까지 50-100cm 올라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바닷물이 높아지면 해수면보다 1m 이내에 있는 6만8,000채의 건물을 대체하는데 최소 19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되고 3m 이내의 건물 16만7,000채를 대체하는데 520억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축산업 성장으로 탄소 배출 증가 '딜레마'

 

환경부의 빅키 로버트슨(Vicky Robertson) 비서관은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이라며 “이는 기온을 올리고 해수면을 상승시키며 바다의 산성도를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972년 이후 23% 증가했다.

 

뉴질랜드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에서 2015년 사이 24%나 늘었다.

 

그런데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정도가 뉴질랜드 근간 산업인 농축산업에서 배출된다는 사실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이 발전업인 점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뉴질랜드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3월 발간한 ‘제3차 뉴질랜드 환경성과 평가보고서(2006-2016년)’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35개 회원국 가운데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인구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국민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배출량에서도 뉴질랜드는 상위 5개국 안에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특히 뉴질랜드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담수의 질 악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낙농업이 성장하면서 2006년부터 10년간 젖소의 수가 660만 마리로 크게 늘면서 전체 사육동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늘었으며, 양은 2,760만마리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45%로 줄어들었다.

 

소는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독성이 강한 메탄가스를 배출하고 양보다 배출하는 배설물이 훨씬 많다. 

 

폭우 등으로 배설물이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일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수질을 검사한 10개 강 중 7개가 지나치게 높은 질소 수치와 조류 증식 등으로 수영조차 부적합한 수준으로 판명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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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기후변화 세계 4대 악당국가'로 등극

 

OECD 보고서는 뉴질랜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농업 부문에 탄소 배출에 대한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또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세금 및 할당 가격과 같은 경제적 수단이 덜 활용되고 있다며 정부가 물 할당에 가격을 부과하는 방안을 기후변화 대응 개선을 위한 50가지 권고 사항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뉴질랜드 교통은 지나치게 도로에 의존하고 있는데 보다 일관된 연료 및 자동차 세금 체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시 대학 에너지연구소의 랄프 심스(Ralph Sims) 소장은 “OECD 보고서는 뉴질랜드가 특히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서 낙제 등급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뉴질랜드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뉴질랜드의 몫을 하지 않고 있으며 기후영향에 대한 비용은 곧 커다란 문제가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은 것은 올해 만의 일이 아니다.

 

뉴질랜드는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행동 연구기관들로부터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함께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로 꼽혔다.

 

‘기후 악당 국가’는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하고 게으른 국가를 말한다. 

 

이는 기후분석(Climate Analytics), 에코피스(Ecofys), 새기후 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 등 3개 국제 기후변화 연구기관이 2009년 공동으로 설립한 독립적인 연구기관 컨소시움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CAT)이 32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가의 ‘감축 행동’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고등법원에서 기각되긴 했지만 와이카토 대학의 법대생 사라 톰슨(Sarah Thomson)은 이전 국민당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지난 2015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정부의 환경 정책 변화 기대

 

뉴질랜드는 지난해 11월 파리기후변화협정 공식 발효 전 의회에서 이를 비준함으로써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0%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1차 산업 수출 위주의 성장 모델은 환경 목표와 상충 관계를 이루고 있어 목표를 이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OECD는 환경 비용을 고려하면 뉴질랜드 경제는 실제로 수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의 강한 경제 성장은 부분적으로 환경의 질을 대가로 이뤄졌고 뉴질랜드의 청정 이미지에 위협을 주고 있는데, 이는 국제 시장에서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강한 환경 성과와 지속가능성 쪽으로 이동하면서 뉴질랜드 경제 경쟁력과 매력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연립 정부에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녹색당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당과 뉴질랜드 제일당, 녹색당 등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3당은 기후위원회를 신설하고 제로탄소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축산업을 포함시킬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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