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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넋이 없다면 허수아비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넋은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무엇이 돌아갔다는 말인가? 죽은 몸이 엄연히 남아 있는데……. 이때 돌아간 것은 바로 넋이다. 주검 같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비난 할 때 ‘넋 빠진 사람’, ‘넋 나간 사람’ 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람으로서 행세를 하려면 반드시 넋을 지니고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우리 한민족을 흔히 ‘배달겨레’라고 하는데 우리가 단군의 자손이고 단군기원은 서기보다 2333년 앞서며 금년은 4350년이라는 것을 대충 알고 있다. 그러나 왜 배달의 자손인가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민족의 시원(始原)은 바이칼 호수에서 비롯되는데 환웅이 바이칼 호수에서 무리 3천을 이끌고 동남쪽으로 이동해 백두산으로 내려와 배달국(倍達國, BC 3898-2333년)의 신시(神市)를 연 것이다. 그 후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고조선(古朝鮮, BC 2333-238)을 개국하였다. 그러므로 배달겨레의 역사는 현재 5915년(3898十2017)이 되는 것이다. 배달국의 영토는 동으로 태평양 연안(지금의 러시아), 서족으로는 몽골 사막(지금의 몽고), 남으로는 요동반도(지금의 중국)와 한반도, 북으로는 바이칼호 일대(지금의 러시아)에 걸쳐 있었다. 배달국이 지배하던 송화강과 요하 지역에서 중국의 황허문명보다 더 오래된 홍산문화(紅山文化) 유물들이 출토되면서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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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축구가 열리고 있을 때 붉은 악마(Red Devil) 응원단의 열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 붉은 악마의 응원 깃발에 치우천황(蚩尤天皇)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들어 있었다. 치우천황의 전투적인 정신으로 히딩크 감독의 지시에 따라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은 태극전사들의 불굴의 투지와 목이 터지게 ‘대 한 민 국’,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던 붉은 악마들의 응원으로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바로 6천년 동안 응축되어 온 배달겨레의 집단무의식이 발산되어 용광로 같은 열기를 뿜어내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배달국의 14대 한웅인 치우천황(BC 2706-2597 재위)은 지금의 북경 지방에 있던 중국의 황제(黃帝)와 탁록 지방에서 10여 년에 걸쳐 70여 회의 큰 전쟁을 치르는데 치우천황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냈다. 당시 배달국은 청동기 문명이 개발되어 전쟁에서 중국 군사들이 아무리 활을 쏘아도 막아 냈고 창을 들이대도 굽힘이 없었는데 철모와 철 방패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그런 사연을 알지 못했으므로 치우천황을 도깨비인줄 알고 무서워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깊이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고려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편찬할 때 당시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사상에 젖어 환웅과 단군 역사를 신화로 취급해서 편찬한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일제시대 때 전국의 역사 서적들을 전부 거둬들여 불태우면서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남겨두었다. 그래도 이들 역사 서적들이 한국 고대사를 신화로 취급하므로 일본이 자기들 역사를 배달민족의 역사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인식시키기에 유리했던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병도는 일제에 의해 편수관으로 임명되어 조선사를 편찬하면서 식민사관에 입각해서 집필을 한 것이다. 해방이 되어서도 이병도는 이 식민사관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그 제자들이 제도권 사학계를 주무르게 된 것이다.   

 

지난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한뉴 서예교류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한글과 문인화(文人畵) 중심으로 전시 작품이 선정되었다. 전통적으로 서예 작품은 한문이 주류를 형성해왔고 한글은 변방으로 취급되는 형편이었다. 문인화는 옛 선조들이 서예를 하면서 그 붓으로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선비 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4군자(四君子) 즉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중심으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발전했다. 전문적인 화가가 아닌 시인이나 사대부 문인들이 여가를 이용해서 그려내는 회화 활동이나 시서화(詩書畵) 일체사상을 표출하는 예술이다. 관람에 참여한 키위들은 한글 서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문장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관심을 표명했다. 작가와 마주칠 때에는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내용 구성의 동기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질문하였다. 나아가 세 개의 붉은 싸인은 어떤 내용인지도 궁금해 하였다. 대개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면서 낙관(落款) 도장을 찍는데 두인(頭印)은 작가가 표방하는 경구 같은 것을 새기고 이름 밑에는 성명과 아호가 들어간 도장을 날인한다.                   

 

이번 전시에 한글 작품 ‘배달의 넋’을 출품해봤다. 서예는 회화와 달리 문장을 써서 표현하는 예술이기에 그 문장을 통해서 의미를 관람자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러나 현대서예는 글씨를 형상화하거나 추상화해서 의미를 전달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경향이다. 한반도의 현재 상황은 남한과 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 말기의 처지와 비슷한 주변 환경에 놓여 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미국의 영향권에서 어떻게 남북문제를 풀어나가야 되고 우리의 정체성을 이어나갈 것인지를 궁리할 때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고대사를 복원하여 6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인류 문명 선도자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않고 남북한은 물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8천만 배달겨레의 후손들이 민족 이념적으로 통일된 넋을 지니고 대응해야 할 일이다.​ 

 

칼럼니스트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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