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백주현 대사가 지상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한 격력사 전문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국제정세를 잘 분석함으로써 올해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라고 판단되어 전문을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몰려오는 경제위기의 파고가 심상치 않지만 올해도 화아팅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동포사회는 이미 1998년 2008년 경제위기를 견디어 낸 경험이 있습니다. 카자흐 정부도 노르망디 포맷(러시아, 우크라아나, 독일, 프랑스) 정상회담 아스타나 개최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니 하반기에는 안정이 찾아오리라 기대해봅니다.  함께 뛰는 을미년 한해가 해피엔딩이 되길 기원하면서 최근 국제정세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러시아의 상태는 IMF사태 당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아요. 이런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것은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가들간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초임에도 불구하고 1월 9일 독일을 방문해서 메르켈총리를 만나서 노르망디 포맷의 4개국(러, 우, 독, 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여  사태해결을 모색하고 있어요. 이를 위한 실무회담이 활발히 열리고 있죠. 그러나 한번 상처가 난 일을 수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올 전반기 내내 밀고 댕기고 하면서 어느 정도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타협이 왜 가능하다고 보느냐 하면 오늘의 러시아는 더 이상 옛날의 소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많은 기업들이 유럽의 기업들하고 연계되어 있고 또 다른 지역과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국가 중에서 러시아에 발을 안디딘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 거의 모든 유럽국가들이 러시아에 진출, 투자를 하고 있죠. 지금 독일 기업들의 경우 정부에대해 대 러시아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국제정치보다는 당장 러시아에 투자 또는 진출한 자신의 회사가 파산하게 생겼다는 거죠. 

제가 볼 때에는 일단 올 전반기를 잘 넘기는 게 중요합니다. 루블화 약세와 유가 폭락은 카자흐스탄 경제에도 커다란 주름살을 만들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환율변동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2015년 전반기는 어떤 형식이든지 경기가 내려간다고 보시고 2015년 하반기 부터는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서 회복기조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나기 전부터 우려했던 부분인데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우려보다 좋은 면일 수도 있습니다. 

  뭐냐 하면 미국이 생산하기 시작하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입니다. 이것 때문에 고유가 시대는 쉽게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거죠.  언제까지?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까지상당 시간이 소요도리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140달러는 이제 지나간 과거가 된 것입니다. 셰일가스 셰일오일 생산 단가를 보면 브레이크 포인트가 기술력 발달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배럴당 60달러는 되어야한다고 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면 카즈프롬 사장인 밀러가 "상당기간 60~70 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다"고 말했더군요. 우리가 계획을 세우면서 전반기에는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고, 후반기에는 균형점(배럴당 60~70불 수준)을 찾아갈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것입니다. 

  그럼, 60달러 70달러 수준일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지금부터 차분히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러시아나 유럽국가들 모두 향후 경제 정책기조를 올바로 세워 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전반적인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국가에서  ‘사회적인 단합(social cohesion)’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도 변수가 될 것입니다. 

  ‘사회적 단합’이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먹여 살리고 같이 가지 않으면 사회가 붕괴가 된다는 거죠.  지금 프랑스에 그런 위기가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터진 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 있잖아요.   이게 바로 그 위기의 지점에서 폭발한 것이다. 

  제가 프랑스 근무를 하면서 더 절실하게 느꼈지만 프랑스는 어떤 나라냐하면, 자기들의 식민지에 대해서 관용을 베푸는 나라입니다. 즉, 식민지였던 국가들의 국민들이 프랑스로 이민하는 것을 관대하게 허용하고 프랑스에서 교육받고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국가정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관용입니다. 불어로 똘레랑스 라고 하는데, 이것이 깨져버릴 위기에 봉착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프랑스가 더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왔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얘기 하면 유럽연합으로 되면서 프랑스의 일자리가 급격히 동구권으로 이전되어 가고 실업률이 너무 높아진 것입니다. 중소기업들 상당수가 고용을 줄이거나 아예 다른 나라로 이전해 버린거죠. 이러한 상황에서 에어버스 만드는 대현회사만 있어가지고는   고용을 몇십만, 몇백만 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사람이 먹고 살게 없어지니까 외국인에 대해서 이민정책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프랑스에 가서 취업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어요.  박사학위가 있어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끔씩 하는 얘기이지만 카작에 사시는 것이 어렵지만 유럽은 이것과 비교가 안되는 상황입니다. 

  정리하면, 유럽 자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죽겠는데, 러시아만 혼낸다고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고 유럽의 각 정부는 국내 선거에서 이겨야 집권이 되는 거지 국제적으로 옳은 일했다고 해서 집권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유럽각국의 정권을 보면 좌파에서 우파로  바뀌고 있습니다. 스페인이나 이태리등 다른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프랑스의 FN이라는 정당은 극우 정당인데, 과거1~2% 하던 지지율이 15%를 넘고 있습니다. 관용을 베풀 여유는 없어지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꾸 폐쇄적인 이민정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프랑스가 그리 중시하던   가치를 잃어버릴 위기가 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한달 전에 여길 방문했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에게 푸틴을 만나고 가라고 권했죠. 긴급히 회동이 준비가 되었고 부누꼬바 공항에서 양 정상이 만났습니다. 그 이후에 프랑스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러시아가 하는 것에 따라서 완화해 나갈 수 있다. "라는 의견을 신속히 발표합니다. 그만큼 프랑스도 국내사정이 시급하다는 반증이죠. 어떻게든 우크라이나 사태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복원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중국의 천안문 사태 이후 유럽국가들은 중국인권결의안 채택을 유엔에서 강력히 추진한 적이 잇습니다. 그러나 수년 후 결국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관계를 중시하여 절충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제는 어느 국가도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완전 단절하고 살아가기는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외교적 중재노력과 관련국가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금년 눈이 녹기 전에는 정상회담이 아스타나에서 열리지 않을까 예상해보고, 이때 완화조치가 나와야 여기 참석한 분들의 머리가 맑아지실 것 같습니다. 

  올해 전반기를 잘 넘기고 나면 하반기에는 새로운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들이 지난 30여년동안 이 땅에서 쌓아오신 삶의 터전이 온전하게 지켜지고 더욱 발전되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백주현 주카자흐스탄 대사 

(무기모-Московс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института международных отношений МИД России- 한국인 1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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