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에 떠난 627일의 세계유랑(1)

 

 

Newsroh=안정훈 칼럼니스트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하고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

 

양희은의 노래 가삿말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퇴직하고 나서도 10년 동안 완전한 은퇴가 아니라 반퇴로 살면서 늘 떠나는 상상을 했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나이 65세가 됐을 때 이젠 정말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젊은 시절 영화 ‘닥터 지바고’를 4번씩이나 보면서 동경(憧憬)했던 시베리아를 횡단해보고 싶었다.

 

난 작은 배낭과 한식 밑반찬을 꽉 채운 삼소나이트 28인치 대형 캐리어를 끌고 출발했다

 

호신용으로 더 적합할 묵직한 구형 노트북 그리고 소니 카메라와 망원 렌즈도 둘러맸다.

 

꿈꾸던 인생이 시작된다고 좋아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내 모습은 세상 물정 모르고 용감하기만 한 늙은 동키호테 였다.

 

나의 무모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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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나 홀로 배가본드 여행이 627일 동안 이어졌다.

 

6대주를 밟으며 50개 나라를 여행했다.

 

계획도 없고 준비도 없는 ‘무대뽀’ 여행이었다.

 

매일 매일 헤매고 실수하고 당하고 뻘짓하고 다녔다.

 

노트북, 핸드폰, 파워뱅크, 배낭, 피같은 달러를 잃어 버리고 도둑 맞았다.

 

심지어는 위조지폐 사기(詐欺)를 두 번이나 당했다.

 

여권도 2번이나 잃어 버렸다.

 

내가 잘난 줄 알고 살았는데 세상에 나같은 바보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를 알게 되서 감사하다.

 

 

자빠지면 빨리 일어나지 못했다.

 

그냥 한참을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하늘이 왜 이렇게 파란거야? 흰구름은 어쩌자고 저렇게 이쁜거야?

 

그렇게 딴 짓 하다가 아픔이 잊어지면 슬금슬금 털고 일어나서 멋적게 웃으며 다시 걸었다.

 

I am a slow walker but I never walk back.

 

아브라함 링컨이 했다는 말이 맘에 들어 힘들때 마다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

 

힘들어서 달팽이처럼 느리게 걸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나의 I CAN DO 정신 , 긍정의 마인드에 감사 한다.

 

 

나는 70까지만 살아도 장수하는 것이라 믿었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 비만, 방광 확장증, 불면증, 족저 근막염

 

신경성 장염과 설사, 심한 잇몸 통증, 만성 피로와 무기력증,

 

다뇨증으로 2시간 마다 화장실을 가야하니 장거리 버스는 타지 못한다.

 

폭탄주와 흡연,

 

나는 피곤해 죽겠다, 짜증나 죽겠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걸어 다니는 종합병동인 주제지만 버킷 리스트는 품고 살았다.

 

"죽기 전에 원 없이 여행 해보자. 100개 나라는 가보고 죽자"는 몽상(夢想)을 즐겼다.

 

여행 시작하고 한 달 만에 처방 받아간 고혈압과 당뇨병 약이 떨어졌다.

 

어쩔수 없이 걷기 치료가 최고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걷고 또 걸었다..

 

다행히 크게 아프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힘들어 하면서도 쉬지 않고 걸을수 있는 다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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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택시 기사를 만나서 밤중에 인적없는 산속을 돌다가 겨우 빠져 나왔다.

 

불량한 자들에게 둘러싸여 위협 당하고 핸드폰을 빼았겼다가 나중에 다시 찾았다.

 

황열병(黃熱病) 예방 접종 증명서가 없어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는 바람에 티켓을 날렸다.

 

저렴하고 깨끗하고 아침 식사 까지 주는 가성비 좋은 호텔에 일주일을 묵고 나서야 위험한 슬럼가의 한복판임을 알았다.

 

밤 버스에서 맛나게 자고 아침에 내릴 때야 내 배낭을 도둑 맞은 걸 알았다.

 

2인조 소매치기를 만나 핸드폰을 도난 당했다

 

툭툭이 기사 3명이 퍽유!를 날리며 위협했지만 나중에 사과 받았다.

 

택시 요금이 4.5링깃 인데 45링깃이라고 속이는 기사에게 제대로 바가지 썼다.

 

은행 ATM에서 인출한 돈에 가짜 100달러 짜리지폐가 섞여 있는걸 나중에야 발견했다.

 

수많은 위험과 짜증나는 상황을 운좋게 극복했다.

 

나에게 묵은지 같은 인생 경험과 노하우가 있음에 감사 한다.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 ,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 남미의 이과수 폭포와 파타고니아의 황량한 벌판

 

그리고 볼리비아 우유 소금 사막,

 

네팔의 히말라야 , 인도의 갠지스 강 같은 대자연은 내가 얼마나 깃털같은 존재인가를 일깨워 주었다.

 

거대한 유적과 유물울 보면서는 안간의 탐욕과 과시욕에 새삼 놀랐고 안타까웠다.

 

나는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다른 나라에서 세관원, 이민국 관리, 항공사 직원, 나쁜 운전기사 등에게 갑질을 당할 때 나는 끽소리 못하고 당해야만 했다.

 

심지어는 국경을 통과하며서 내 평생에 처음으로 급행료를 줄 때는 자존심이 상했고 한심하기 까지 했다.

 

쥐뿔도 아닌걸 알았으니 오만하지 말자. 겸손하게 살자고 다짐 했다.

 

사유(思惟)와 성찰(省察)의 기회를 가졌다는데 감사 한다.

 

 

여행은 감사다.

 

여행하면서 제법 다리통이 굵어 졌다.

 

자아를 찾아고 세상과 소통(疏通)하는 법을 배웠다.

 

돌아와서는 매일 유쾌하다.

 

 

죽을 때 까지 여행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쓴 한권의 책을 선물 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목표가 있고 해야할 일이 있으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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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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