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두름처럼 좋은 소식 이어지길

 

뉴스로=강명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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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의 봄은 제비가 날아들기 전 이미 3월 10일 머리 롤을 풀지도 못하고 출근하는 국민 누님 이정미 재판관의 판결문 낭독에서 시작되었다. 참 상큼한 봄소식이었다. 한 가지 좋은 일이 생기면 많은 좋은 일이 굴비두름처럼 엮어져 일어난다. 3월 11일의 한국의 날씨는 축복처럼 화창한 봄 날씨였다.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6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아침 9시 30분 원불교 영산선학교 학생들과 교수들은 영광군청에 모여 간단한 기도식을 올리고 영광 버스터미널을 지나 법성포, 홍농 그리고 영광의 한빛원자력 발전소까지 묶여진 굴비두름처럼 마음을 한데 묶고, 한 줄의 굴비두름처럼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어 마라톤 순례(巡禮)에 나섰다. 법성포에 들어서자 길가에 널려진 굴비두름이 장관(壯觀)을 이루고 있었다. 코끝을 자극하면서 군침을 돌게 하는 굴비 마르는 냄새가 봄내음처럼 유혹적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은 핵이 없고 사드가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엮었다.

 

우리나라는 영광과 고리,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전국에 총 25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고 9기의 원전을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전 대국이며 원자력 밀집도 세계 1위의 나라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스위스, 이탈리아 등 국가들이 가동 중인 핵발전소를 중지하거나 더 이상 핵발소를 건설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주에서 지진도 이어지고 있어서 그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데 대책과 논의는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있다.

 

사드 문제는 단순히 미사일 방어체계가 아니라 한반도를 에워싼 강대국들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된 대척점에 있는 것이다. 강대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와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과도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국민들도 모를 뿐 아니라 국방장관도 모르고 육군 참모총장도 모르게 결정된 이 문제를 쉽사리 동의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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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를 위하여 배치한다는 사드가 한반도의 최대의 안보위협에 빠트리고 말았다. 사드는 방어적 무기이기 때문에 주변국들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아무리 항변해봐야 소용이 없다. 입장 바뀌어 생각해도 그렇다. 쿠바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서 소련의 미사일 기지를 배치하려한 것이 아니다. 쿠바의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최소한의 안보적 담보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설명해보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단호했다. 자신의 턱 앞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쿠바가 단호한 미국의 대응에 그냥 물러난 것도 아니다.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불침략 공약을 얻어냈고, 소련은 터키 배치 미사일 철수를 얻어냈다. 실제로 중국은 베트남과 전쟁도 불사하면서 베트남의 깜라이만의 소련 해군기지 건설을 막은 전력(前歷)이 있다.

 

사드 배치로 오히려 북한의 고립된 국면을 벗어나게 도와주는 측면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문제를 핵 균형의 문제에서 바라본다. 그들의 입장에서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는 단숨에 핵 균형을 깨트리는 행위이다. 중국은 이제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동북아 전체 전력의 관점에서 미국과의 승부처로 간주한다. 그래서 북한은 그간 소원(疎遠)했던 중국과 한, 미를 견제하기 위해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러시아하고도 마찬가지이다. 사드는 배치되기도 전에 이미 우리의 국익을 요격하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이 배치가 되면 얼마나 가공할 위력으로 우리의 국익을 파괴하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인가는 자명하다. 이미 중국 인민들의 분노가 서울을 향했으며 그들은 자국의 전략핵 미사일의 방향을 한반도로 돌려세우는 계획을 호언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한, 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하였지만 강화된 한, 미 동맹은 북한의 핵개발 신념을 꺾지 못했고, 이제 와서 늘어난 핵위협은 사드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안보주권을 이야기 하지만 사드를 들여놓는 순간 사드는 미군에 의해서 통제되고 운영되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하지도 못할 위험한 불덩이를 우리 머리 위에 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난국을 해결할 평화적인 해법은 어디에도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안보논리가 평화와 협력, 공동의 번영, 지정학적 영향력을 모두 삼켜버리는 현상을 유발(誘發)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큰 질서와 새로운 세상으로 눈을 돌려야할 때이다. 그것이 생명평화운동이다. 모든 생명이 하나로 굴비두름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깨우치고 생명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갖자는 운동이다. 모든 생명은 평화적인 삶을 원하고 폭력을 싫어한다.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하고, 전쟁무기가 몰려들면 사람들의 삶은 황폐화되고 만다. 한반도는 전쟁의 대척점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심이 되고, 물류의 중심이 되고, 교류의 중심이요 문화 융합의 용광로이며 평화의 해방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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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의 뒤를 이어 법통을 계승한 정산종사의 생가가 위치한 원불교의 성지이다. 원불교는 우주의 근본원리인 일원상의 진리를 수행의 표본으로 삼고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 시대화를 추구하는 평화의 종교이다. 평화의 성지로 보존하고 기념하여야 할 곳이 중심이 되는 곳에 전쟁무기인 사드를 배치하여 전쟁의 중심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원불교인들은 마라톤 순례기도를 통해 탈핵세상을 염원하고 더불어 전쟁무기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환경지킴과 생태적 삶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자 한다.

 

한빛원자력발전소 앞까지 22km를 달린 우리들은 탈핵과 사드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경건하게 4배를 올리며 행사를 마치고 식당으로 향했다. 노릿노릿한 굴비의 뱃살이 참으로 매혹적이다. 저렇게 처연하게 아름다운 것이 밥도둑이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나는 유혹하는 생선 앞에서 거칠게 들이대는 사내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구수한 사랑과 같은 맛이 입 안에서 녹아져 장을 황홀하게 해준다. 좋은 일이 굴비두름처럼 계속 일어날 것 같은 화창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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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 문학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g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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