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고대 스콧틀랜드에서 기원, 로마문화도 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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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정색과 주황색으로 표현되는 할로윈의 대표적 심볼은 '잭 오 랜턴' . 미국인들은 잘익고 통통한 둥근 호박을 사서 속을 파내고 껍데기는 무서운 모양의 얼굴로 조각해 집앞에 둔다. 자료사진
 
(올랜도) 최정희 기자 = 미국에서 매년 10월 31일 지키고 있는 할로윈(Holloween) 은 이른바 '유령 축제날' 이다. 아이들은 이 날 '앙증맞은 유령(?)' 들이 되어 이집 저집을 다니며 '트릭-오어- 트릿!' 을 외치고 집안에서는 어른들이 나와 "해피 할로윈!" 이라고 외치며 캔디들을 준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그리고 오스트렐리아와 같은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같은 할로윈 놀이는 스코트랜드 지방의 오래된 풍습으로 19세기들어 이 지역 이민자들이 북미지역에 정착하며 전해지기 시작했다.

20세기 후반들어 이 풍습은 미국의 상업주의와 결부돼 대중문화로 자리잡았고, 이후 다른 서양국가들도 이를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할로윈이라는 용어도 카톨릭 절기중의 하나인 '성인의 날(All Saints holy day)' 전야를 '올 할로우스' 라고 일컫는데서 나왔다. 실제로 아일랜드 지방에서는 할로윈을 '올 세인츠 이브(All Saints' Eve)' 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할로윈을 두려운 밤 으로 칭하며 악령들이 떠도는 날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할로윈은 풍습과 문화 그리고 종교가 혼합된 절기

할로윈이란 용어의 근원은 이처럼 혼합적이지만 그 유래 또한 마찬가지이다. 고대 스콧틀랜드 지방에서 살던 켈트족은 농경에 의지하며 살았기 때문에 11월 1일을 새로운 해로 여기며 그 전날인 10월 31일 한해의 수확을 마감하며 감사제를 올렸다.

또 영계의 존재를 믿고 살았던 이들은 이날에 영계와 현실 세계가 특별히 가까워진다고 믿었으며 죽은 사람의 영들이 이날을 계기로 현실 세계와 교통한다고 여겼다.

이때 부족들은 불을 피워 동물과 곡식을 태움으로써 번제를 올렸고 남은 불씨들을 각각 집으로 가져가 집안을 덥혔는데, 이같은 행위가 나쁜 영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다고 여겼다.

이때까지만해도 할로윈날은 무서운 절기라기 보다는 영의 세계를 신뢰하며 제사를 올리고, 악령은 물리친다는 그들의 의식이 반영된 토속적 신앙이었다.

이후 이 지역을 점령한 로마인들은 이같은 풍습에 로마인들의 감사절과 위령제를 혼합시켰다. 또 카톨릭이 전파된 이후 사제들은 하나님이 중심이 되지 않는 이들의 풍습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때부터 할로윈은 희석되기 시작했다. 교회법을 의식하면서 전통적 절기를 배제할 수도 없었던 사람들은 할로윈날에 떠도는 영을 위해 문밖에 음식을 놔두기도 하고, 제사 대신 등잔불을 밝히고 그 주위를 돌며 퍼레이드를 하는 정도로 절기를 지냈다.

이같은 할로윈 풍습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됐고, 미국에 들어와서는 상업성이 결부되면서 현대와 같은 '미국식 할로윈' 으로 변모되고 있다.

또 할로윈의 기원에서 악령에 대한 부분만 두드러진 탓에 죽음, 초자연적인 것, 영에 대한 관념이 귀신, 마녀, 박쥐, 검은 고양이, 올빼미, 괴물, 해골, 악마 그리고 드라큘라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할로윈 심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잭-오-랜턴(jack-o'-lantern)이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순무속을 도려내 불을 밝혔지만 미국에서는 사이즈도 크고 조각하기도 쉬운 호박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또 아이들이 외치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은 집주인에게 '트릭(얄궂은 장난)'을 택하든지 아니면 '트릿(보상성 캔디)'을 주라는 '위협성' 뜻이 들어 있지만, 스콧틀랜드 지방의 아이들은 "하늘은 파랗고 풀들은 푸르네요. 우리들도 할로윈을 즐겨야죠" 라는 리듬식 절구를 읊으며 캔디나 먹거리를 얻기 위해 집주인 앞에서 노래나 춤 그리고 재주나 장기를 부려야만 했다.

종교적 가정들 고민에 빠지기도

일부 학부모들은 이때만 되면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는 가정에선 더욱 그렇다. 유령 축제날 로 여겨지고 있는 이상 자녀들을 선뜻 '트릭 오 트릿' 에 내보내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또 할로윈 기원이 감사제와 더불어 초자연적인 것 혹은 영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종교 또한 동일한 기반에 서 있기 때문에 할로윈 절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할로윈이 아이들의 영적 삶을 위협하지 않으며, 대중문화의 일부로 즐길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대부분 기독교 교단에서는 할로윈을 카톨릭의 '성인의 날' 개념이 없어져 버린 '세속적인 절기'로 치부하고 있다. 보수적 기독교와 동방 정교회 그리고 유대교에서는 할로윈을 이교적 혹은 악마적 절기로 여기며 아이들의 참여를 허락하지 않는다.

일부 기독교 단체는 할로윈을 '성인의 날'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으며, 상당수 교회들은 할로윈을 가을 축제 혹은 추수와 연관된 절기로 대체시키고 있다.

한편 자녀에게 '트릭 오 트릿' 을 허락하고 있는 부모들은 별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할로윈 특성상 사고의 염려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 납치사건이나 캔디 독극물 사건등이 이 날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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