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독수리' 명소 퍼킵시 공원

 

뉴스로=훈이네 칼럼니스트

 

 

DSC_1037.jpg

 

 

오월의 셋째날, 독수리 탐방(探訪)에 나섰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뉴욕주 더치스카운티 퍼킵시(Poughkeepsie)에 있는 보우두인 파크(Bowdoin Park)입니다. 퍼킵시는 맨해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허드슨라인의 종점인데요.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허드슨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만나는 유서(由緖) 깊은 타운입니다.

 

올라가는 기차길이 맨해튼만 벗어나면 줄곧 허드슨강을 끼고 가기 때문에 기막힌 풍치를 자랑하는 통근열차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근기차 코스가 아닌가 싶어요. 이 기차를 타고 가노라면 많은 보석같은 타운을 지나는데요.

 

헤이스팅스, 답스페리, 테리타운, 슬리피할로우, 콜드스프링스, 개리슨, 비콘 등등 하나같이 개성있고 아름다운 강변타운들입니다. 언제 기회가 있다면 하나하나 소개해드릴게요.

 

 

DSC_1039.jpg

 

 

보우두인 파크는 퍼킵시 역 조금 못미쳐 있는데 301에이커의 광활한 면적에 놀이터와 캠핑장, 야구장 등이 있습니다. 정말 한눈에 매료될만큼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특히 조류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일명 ‘대머리 독수리’ 둥지가 있는 공원으로도 유명합니다.

 

대머리 독수리의 정식 이름은 흰머리 수리인데, 바로 미국의 국조이기도 합니다. 머리가 눈처럼 하얗고 노란 부리에, 날카로운 눈, 암갈색 몸통의 화려하면서도 위엄있는 모습이 흰머리 수리입니다.

 

 

DSC_0804 - Copy.jpg

 

 

 

독수리를 새들의 제왕이라고 부르는 건 덩치도 크지만 엄청난 고공 비행을 하고 우아하면서도 힘찬 날개짓으로 순식간에 날아오르기때문인데요. 한국에 있을 적엔 어렸을 때 서울에서도 종종 매나 솔개들을 종종 봤는데 자연환경이 훼손(毁損) 되면서 언제부턴가 이런 새들을 보기 어렵게 되었죠.

 

제가 사는 뉴욕 일대엔 이런 수리과 새들을 비교적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래도 역시 만나기 힘든 새는 바로 흰머리 수리였어요. 그런데 지난달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의 한 도로에서 정말 우연히 흰머리 수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페북에 올렸더니 퍼킵시에 사는 지인이 자기가 매일 가는 공원에 독수리 둥지가 있어서 항상 볼 수 있다고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늘 이웃에 사는 조성모 화백님 등 몇사람이 흰머리 수리를 알현하기 위해 길을 떠났답니다.^^

 

 

DSC_1091.jpg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2종이 된다고 하죠.

 

콘도르(condor)는 크게 캘리포니아콘도르와 안데스콘도르의 두 종류로 나뉘는데요. 사이먼 앤 가펑클의 명곡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에 나오는 콘도르가 바로 남미의 독수리입니다. 한국어 제목은 ‘철새는 날아가고’인데 콘도르를 왜 철새로 번역했는지 모르겠네요.

 

b0e844467bdf709d7abf12acd7d4a437_20170504203546_urxlgjff.jpg

왼쪽부터 독수리, 흰머리수리, 콘도르

 

 

콘도르는 바위벽 등에 집을 짓고 날면서 땅 위의 먹이를 찾는데, 죽은 동물의 찌꺼기도 먹는다. 캘리포니아콘도르는 날개 길이가 2.4~2.9m에 이르며, 몸무게는 14kg에 이른다. 안데스 콘도르는 이보다 더 커서 날개 길이가 약 3m에 이른다고 합니다. 다 자라면 몸이 검은색 깃털로 뒤덮이는데 캘리포니아콘도르는 날개 아랫면이 흰색이고, 안데스콘도르는 날개 윗면이 흰색이다. 목 주위는 캘리포니아콘도르가 검은색, 안데스콘도르는 흰색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외모는 흰머리 수리가 최고봉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품있어 보이는, 그러니까 미국이 나라의 상징새로 했겠지요.

 

대머리독수리를 제보한 주인공은 권오남 관장인데요. 태권도와 한국의 고유 검술 ‘검예도(劍藝道)’를 미국땅에서 보급하는 무도인입니다.

 

퍼킵시에서 'Kwon's Martial Art' 도장을 운영하는 분인데 저희를 위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주었어요..

 

차로 5분거리에 있는 보우두윈 공원에 운동을 가는데 바로 이곳에 독수리 둥지가 있다고 하네요..

 

보우두윈 공원은 300에이커가 넘는 부지를 자랑하는데요. 우리 계산법으로 하면 약 37만평 되니 엄청 넓은 공원이죠. 그런데 이 공원이 허드슨강을 끼고 있는 그림같은 풍치라 너무 좋았어요.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그림엽서라고 할까요..허드슨 강쪽으로 태양이 지기 때문에 노을의 정경도 멋질 것 같아요..가을에 오면 더욱 환상적이겠지요.

 

독수리 둥지는 아이들 놀이터 건너편 숲속 가장 키가 큰 나무위에 있었는데요. 독수리 덩치가 크다보니 둥지도 보통 크기가 아니더라구요..거의 맨션급? 새들의 제왕이니 대저택 둥지라고 해야겠어요. ^^

 

권오남 관장에 따르면 독수리는 암수컷 한쌍이 살고 한두해전엔 새끼들이 부화돼 카우는 모습도 목격했다는군요.

 

 

DSC_1063.jpg

 

 

우리가 갔을땐 둥지가 비어 있었는데 잠시 후 하늘을 보니 독수리가 멋진 고공비행을 하고 있었어요. 얼마나 높은지 가늠이 안되지만 정말 아찔한 하늘위에서 순식간에 이동하는 모습이 과연 독수리구나 싶더라구요. 기류에 몸을 맡기고 정지된 화면처럼 서 있기도 하구요..

 

 

DSC_1077.jpg

 

 

북동쪽에서 또 한 마리의 독수리가 나타나더군요. 둘이서 마주칠 듯 날더니 하나가 길게 원을 그리며 반대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워낙 높이 날아서 제가 가진 120mm 카메라로 포착하는건 어림없었구요. 전날 독수리가 나무에 앉았을 때 권관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곳의 독수리는 공원에서도 앉는 나무들이 정해져 있다는군요. 아마도 덩치가 크다보니 크고 튼튼한 나무들, 관찰하기 좋은 위치의 나무들에 앉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는 습성인지도 모르겠구요..

 

다른 매과들 맹금류는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독수리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길 좋아하는 것 같아요..

 

<下편 계속>

 

  • |
  1. DSC_1037.jpg (File Size:152.7KB/Download:42)
  2. DSC_1039.jpg (File Size:189.0KB/Download:46)
  3. DSC_1063.jpg (File Size:188.0KB/Download:41)
  4. DSC_1077.jpg (File Size:90.0KB/Download:43)
  5. DSC_1091.jpg (File Size:200.0KB/Download:43)
  6. b0e844467bdf709d7abf12acd7d4a437_20170504203546_urxlgjff.jpg (File Size:47.3KB/Download:43)
  7. DSC_0804 - Copy.jpg (File Size:108.6KB/Download:3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멍청한 세금 개편"...1%는 30만불, 서민은 1천불 혜택

    [국제칼럼] 근거 약한 세제개편안, 소득 불평등 더 악화할 듯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 "미국의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선진국 중 가장 낮은 15%로 낮추어 연 경제성장률을 3%로 올리고, 수백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몰락한 중소득층을 부활...

    "멍청한 세금 개편"...1%는 30만불, 서민은 1천불 혜택
  • 문 대통령과 수정해야 할 미 정부의 한반도 자세

    [시류청론] 문재인 정부, 민족 이익 무시하는 대미관계 수정 나서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1700만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새 대통령에 문재인을 세우면서 바야흐로 결실의 길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이라는 촛불혁명의 뜻을 받들어 그 ...

    문 대통령과 수정해야 할 미 정부의 한반도 자세
  • 대머리독수리 만나다(下) file

    우리 '국조'는 까치가 아니다   뉴스로=훈이네 칼럼니스트         독수리는 원래가 대머리 새다   무슨 말이냐구요? ^^   독수리가 수리과 새의 한 종류잖아요. 독수리는 ‘독’과 ‘수리’를 합친 말인데요. ‘독’이 대머리 독(禿)이라는 한자어랍니다. 그러니까 독수리를 ...

    대머리독수리 만나다(下)
  • 독수리둥지를 찾아갔어요(上) file

    '대머리 독수리' 명소 퍼킵시 공원   뉴스로=훈이네 칼럼니스트         오월의 셋째날, 독수리 탐방(探訪)에 나섰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뉴욕주 더치스카운티 퍼킵시(Poughkeepsie)에 있는 보우두인 파크(Bowdoin Park)입니다. 퍼킵시는 맨해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

    독수리둥지를 찾아갔어요(上)
  • 국가 청렴도는 정부 정직성에 달렸다

    대선에서 정치인들은 공약 신중히 해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독일에 본부를 둔 국가 청렴도 조사 기관이 있습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공정성을 가장 신뢰 받는 조사기관일 것입니다. CPI라고 불리는 이 기관은 매년 170 여 ...

    국가 청렴도는 정부 정직성에 달렸다
  • 자녀를 대학으로 떠나 보낼 때

    [엔젤라 김 교육칼럼] 부모는 마음 준비와 함께 실질적 필요 채워줘야 치열하고 길기만 했던 대학 지원 과정이 끝나고 입학할 학교를 거의 결정한 12학년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이제 가을에 자녀를 떠나보낼 준비를 슬슬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집으로 등하...

    자녀를 대학으로 떠나 보낼 때
  • 미국 영주권자의 해외 여행 안전한가? file

    [이민법 상담] 입국 가절 사유 없으면 겁낼 필요 없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최근들어 영주권자 신분을 가진 분들로 부터 한국 혹은 외국으로 여행을 하고자 하는데 미국에 귀국을 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인지를 염려하는 문의 전화를 ...

    미국 영주권자의 해외 여행 안전한가?
  • 문재인시대, 한러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며 file

    뉴스로=김원일칼럼니스트     러시아에서 가장 큰 국가기념일은 5월 9일로 2차대전 승전기념일(勝戰紀念日)이다. 뜻 깊은 러시아의 국경일에 한국에서는 대통령 보궐선거가 진행되어 문재인 후보가 비교적 큰 득표율로 무난히 당선되었다.   필자는 이같은 우연의 일치가...

    문재인시대, 한러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며
  • 새정부에 바란다

      새 정부에 바란다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선거공약만큼 국민에게 친화적인 언어는 없다. 표심을 얻기 위해 포퓰리즘도 마다하지 않는 게 선거공약이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과 후보들이 제각각의 공약을 발표했다. ...

    새정부에 바란다
  • 문재인 대통령께 당부드립니다 file

    싸드 원점논의 등 7가지 당부   뉴스로=김태환 칼럼니스트         우리의 운명이 다시는 남의 손에 결정되지 않도록 차위 후보를 크게 앞서 국민 대다수의 선택으로 정의롭게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되신 것을 전 세계에 있는 한 겨레와 함께 축하드립니다.   대내적으...

    문재인 대통령께 당부드립니다
  • 전주영화제를 다녀와서 file

    영화산업의 적폐청산과 다양성을 외치는 영화인들   뉴스로=클레어 함 칼럼니스트         그간 미국과 독일에서 신문사, 영화제, 제작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나는 오랜만에 예술영화들의 메카라 불리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올해로 18회는 맞는 전주영화제는 역대 ...

    전주영화제를 다녀와서
  • 새정부는 사드 도입과정 확인하고 관련자 엄벌하라

    미국에 충성(?)하는 한국관리들   뉴스로=김태환 칼럼니스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 값으로 10억 달러를 한국이 지불해야한다고,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강요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없는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협의 때 미군이 시설을 도입 운용...

  • 추한 정치꾼 참된 정치인 file

    2017년 5월 9일 새역사 이루자   뉴스로=소곤이 칼럼니스트     “형같은 사람은 정치하면 안돼요..”   오래전, 잘 알고지내던 사회 후배 하나가 한 말이다. 내가 정치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웬 뜬금포냐 싶었다. 그 후배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결국은 정치인이 ...

    추한 정치꾼 참된 정치인
  • 황용주 논문 ‘통일론’ 공작 필화

    [필화 70년: 28회] 박정희 절친의 '중립화 통일론'…야당 의원까지 동원 ‘반공법 공세’ (서울=코리아위클리) 임헌영 교수(민족문제연구소장) = 황용주(南天 黃龍珠·1918~2001) 필화사건만큼 분단사의 치부를 알몸으로 보여준 예는 드물다. 박정희와 대구사범 입학(1932년...

    황용주 논문 ‘통일론’ 공작 필화
  • 가짜 안보 세력을 심판하자 file

    뉴스로=김중산 칼럼니스트     지난 2014년 5월 8일, 원내수석부대표 임기를 마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다는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했다. 윤 의원...

    가짜 안보 세력을 심판하자
  • 32화 운명의 12월 12일 file

    반란의 똥별들 30경비단에 모이다   뉴스로=이계선 작가     김복동이 가버리자 전두환은 서둘렀다.   “지체할 시간이 없네. 12월 13일이 코앞에 와있어. 12월 6일 동지들을 장세동대령이 단장으로 있는 경복궁 30경비단으로 모이게 하세. 그 자리에서 정승화제거 전략을...

    32화 운명의 12월 12일
  • “투표율 75.3%는 허상이다” file

        “투표율 75.3%는 허상이다”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재외국민선거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재외선거가 시작되면서부터 세계 곳곳에서 감동적인 스토리가 쏟아졌다.  딸 내외가 운전하는 자동차...

    “투표율 75.3%는 허상이다”
  • 북 신형미사일 공개… 트럼프 “김정은 만나겠다”

    [시류청론] 백해무익한 사드, 차기 정부가 철수시켜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그(김정은)와 함께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를 ...

    북 신형미사일 공개… 트럼프 “김정은 만나겠다”
  •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 어디로 쏠릴까 file

    서로 경제적 도움 필요, 영향력 우위 두고 치열한 경쟁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미국과 중국은 세계 1-2위 경제국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민감한 외교적 입...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 어디로 쏠릴까
  • 길바닥에 떨어진 달러를 주으라? file

    [이민생활이야기] 허세 부리지 않는 이민생활로 노후를 살자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나는 지난 칼럼에서 박정희 장군이 3군단 포병 단장 시절에 작전참모였던 오정석 중령이 한 말을 적었다. 오 중령은 "박 장군은 포트실에서 정말로 배운 것은 포술학 보다는 ...

    길바닥에 떨어진 달러를 주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