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종전선언-평화협정 서명’ 권유하는 미국 언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2014년부터 '세계인권선언의 날'(12월 10일)을 맞아 4년 연속 북한 인권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 미국은 이를 이용해 북한을 압박해 왔으나 금년에는 회의 소집에 필요한 지지표 부족으로 안건 채택이 불발했다.

또한 11월 23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 조치를 미국을 비롯한 15개국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과거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던 러시아와 중국에 각을 세우고 철저한 제재 이행을 강조하던 때와는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이 감지된다.

 

hyunchul.jpg
▲ 필자 김현철 기자
 

특히 요즈음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얼마 전까지 강조해 오던 대북 ‘최강 제재‘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그냥 ‘제재는 계속된다’로 약화된 점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북한까지 또 다른 적으로 대하는 버거움을 사전에 걷어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미국 주류 언론의 논조가 미국 군산정복합체의 암묵적 요청에 응하는 듯, 대북 강경 노선을 유지해 오던 것과는 달리 대북 유화 논조로 변하고 있음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뉴스위크>는 최근 북한이 새 미사일 기지를 만들었다는 몇 개 언론 매체의 고발성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싫은 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새 미사일 기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약속이 없어 문제 될 수 없다. 북한의 체제 보장 및 경제 제재 해제 없이는 북한의 핵개발은 물론 북미 간 교착상태는 계속 될 것이다. 하루 속히 미국은 종전선언-평화협정을 시행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내용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 <더 네이션> 등 다른 매체들도 갑자기 그간 북한의 주장이 옳았음을 인정하는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띈다.

대 중국 패권전쟁을 감안하면 북한을 과거처럼 강경기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의 최근 주장에 군산정복합체와 언론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의 고위급회담 제의를 두 차례나 걷어찬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승리했다는 결론이다. 미국이 꼬리를 내리지 않고는 중, 북 두 나라를 상대로 미국이 대결해야할 능력이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등 돌리는 미국의 전통 우방국들

 


최근 미국은 캐나다 경찰에 의뢰, 캐나다에 입국한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그룹’(중국)의 최고 경영자 ‘멍완저우’를 미국의 적국인 이란과의 거래 혐의로 전격 체포하는 등 미-중 패권전쟁은 본격화하고 있다.

거기에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시진핑의 타이완 포용정책은 트럼프-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의 밀월로 중국의 서태평양 패권을 쟁탈하려던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제1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날짜가 6월 12일인데 바로 3일 후인 15일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미국이 대 중국 무역패권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막강한 핵국가가 된 북한이 우선 미국 본토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지 않도록 다독여야 했고 결국 성공한 것이다.

한편 중국은 12월 1일,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달 뒷면 조사를 위해 세계 최초로 ‘창어 3호’ 발사에 성공,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미국의 자존심을 구겨놓았다. 중국은 금년에 전 세계의 핵, 우주탐사 등 각종 기술과학 분야의 최우수 인재 2600여 명을 초빙, 활용하고 있어 세계패권국으로의 길은 날로 단축되고 있다.

만일 미-중 전쟁이 터질 경우, 미국의 동맹인 일본-한국-이스라엘-영국-프랑스 연합군보다 훨씬 결속력과 군사력이 강한 러시아-북한-이란 등이 중국과 연합전선을 펴게 될 게 뻔하다. 그래서 트럼프는 남북 공조를 부추겨 북-중 관계를 이간질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트럼프의 뜻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요즈음 영국, 프랑스의 경우 미국을 더는 못 믿겠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적인 ‘유럽군 창설’ 쪽으로 기울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될 처지다.

그뿐인가? 일본도 미국 몰래 북한 핵이 두려워 북한 고위층과 물밑접촉 중인데다 한국마저 지난 달 남북 종전의 길로 들어서 미-북 전쟁의 경우 자동적인 한국의 참전이 어려워졌다. 한국군 없는 남북한 전쟁은 미국으로서는 악몽이다.

패권 수명이 다 되어가는 줄도 모르는 미국은 중동의 석유 때문에 지금도 시리아, 예멘 등에 폭격기들을 동원, 무차별 폭격으로 양민학살이 저질러 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서방세력, 이스라엘-사우디 등을 이용해 계속 예멘, 시리아에 미사일 세례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북한제로 요격체계를 갖춘 시리아-예멘군은 최근 이를 모두 요격, 한발도 목표 지점에 떨어지지 않고 공중폭발하고 있어 ‘요격미사일 회피기능’이 없는 미국제 무기의 열등성이 중동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7일, 연례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3차 세계대전은 문명의 종말이 될 것이며, 4차 대전은 돌과 막대기로 해야 할 것이다'라고 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 상기시켰다.

현재 지구상의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북한,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 핵보유국 수뇌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촛불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file

      [열린창] ‘정권교체’만이 답인가?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재벌 개혁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

    촛불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권정생과 강아지똥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어제 만난 목사님으로부터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강아지 똥으로 그리는 하나님 나라>다. 권정생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말도 했다. 나도 그렇다. 지금도 가끔 권정생 선생님을 소재로...

    권정생과 강아지똥
  • “윤석열은 미국이 감당 못할 새 위기 초래할 인물” file

      [시류청론] 독일 언론, 미국 매체, 한국계 미국 교수 등 우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퉁>은 최근 ‘청년들을 위한 기본소득’이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후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 내용은 ‘한국 대선은 이 후보 당선으로...

    “윤석열은 미국이 감당 못할 새 위기 초래할 인물”
  • 황당한 사람들의 이야기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내가 쓰는 글의 주제 가운데 가난과 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런 글들은 예외 없이 인기가 없다. 만일 내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가난과 돈에 관한 글을 쓰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리...

    황당한 사람들의 이야기
  • 윤석열의 '전술핵 배치' 주장... 미국도 '화들짝' file

      윤 후보 ‘무지’ 드러낸 대선토론... '기대 난망' 분위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대북 선제타격 발언으로 미국까지 불안하게 만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월 22일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공유를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자 미 국무부 마크 램...

    윤석열의 '전술핵 배치' 주장... 미국도 '화들짝'
  • '강대강' 선회한 북한… 격화하는 북미 대결 file

      "보수 후보의 선제 타격 발언은 북 도발 유발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에 맞춰 개최된, 김정은 총비서 주재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날로 우심...

    '강대강' 선회한 북한… 격화하는 북미 대결
  • 재외 언론인, 무엇으로 사는가 file

    요셉의 꿈, 거위의 꿈 (*아래 글은 지난 2016년 4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재외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것입니다. 최근 세언협 단톡방에서 재외 언론인의 역할, 정체성, 자세 등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재외 언론인, 무엇으로 사는가
  •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file

      [허리케인 칼럼] 윤 후보에 가슴 철렁, 한방에 훅 간 정치인 떠올린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자, 여기들 좀 보세요, 지금 내 손에 들린 이것이 뭔지 아십니까?" 지금으로부터 72년 전인 1950년 2월, 웨스트 버지니아 휠링의 한 여성단체가 주최한 연설...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file

      한국, 림팩 기동부대사령관까지 맡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인들이 2010년 이후 대한민국을 군사력 6위, 경제력 10위 등 모든 부문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으로 평가하고 있음은 이제 당연지사가 되었다. 한국 육군의 전쟁 수행능력은 이미 베트남전...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시류청론] ‘본부장’ 부패혐의로 윤 지지층 이탈하는 판에 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월 24일 문 대통령의 박근혜 특별사면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에 대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 신년사 file

          [종교칼럼] 기꺼이 가난해지는 교회 되기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한 교회의 자모실에 노숙인이 들어와 잠을 잤다. 마침내 그 교회 목사님이 그 사람을 잡았다. 그 교회 목사님은 한참을 생각하신 후에 주무신 후에 불을 끄고 문을 잘 ...

    신년사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시류청론] 급성장한 중국의 군사력, 동맹국 동조도 난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18일 내년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 영국이 이에 호응했고 호주도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 반사행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어제는 오랜만에 책을 사러갔다. 바오로 딸과 아가페 서적이 가까이 있는 분당엘 갔다. 오랜만이라 쉽게 서점을 찾지 못했다. 두 곳 모두에 이전에 근무하시던 분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열 권 ...

    반사행동
  •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file

      [시류청론] 날로 커지는 미중전쟁 징후… 강대국 합종연횡 눈여겨 봐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 3년 전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선언 제1항’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 종교개혁에 붙여 file

      [종교칼럼] (서울=어지니교회) 최태선 목사 = 개신교는 종교개혁주일을 지킨다. 어제가 그 날이었다. 개신교에겐 이 날이 독립기념일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톨릭의 이날은 국치일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종교개혁이란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다. 사...

    종교개혁에 붙여
  •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시류청론] 앞에선 남북 합의 환영, 뒤에선 시간끌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G20 회의 참석차 로마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9일 교황을 면담, 2018년 북한 지도층의 의향을 확인한 후 요청했던 방북을 재차 요청했고, “초청장이 오면 여러분...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 내 잔이 넘칩니다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목자들이 양을 몰아가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높은 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론 양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얼어붙은 강을 건너야 하기도 한다. 밤이면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야 한다. 이 ...

    내 잔이 넘칩니다
  •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file

      미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경쟁 중국에 패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이 2030년 경 개발을 끝낸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음속 5배 이상 속도)을 중국이 지난 8월 극비로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근 미국도 극초음속미사...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분쇄 전략의 일환인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15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방한하는 날에 맞춰 전례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세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