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결과 승복하는 신사도로 미국 민주주의 지켜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전 세계의 주시 속에 미국 대선이 11월 3일 끝난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는 바이든 후보가 앞선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트럼프 자신도 이를 인정하는 지 최근 유세 중 그는 이번에는 상원 다수 공화당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자신의 재선마저도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그는 지난 한 해 내내 입만 열면 우편투표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무엇보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느냐의 질문에 끝내 회피하는 태도는 의혹과 우려를 증폭시켜왔다.

 

harold.jpg
▲ 필자 김현철 기자
 

한 발짝 더 나아가 트럼프가 패배하면 본인은 물론, 지지자들도 조용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 지지 세력 중엔 극우보수 호전광들과 백인우월주의 무장민병대가 버티고 있어 언제든 명령만 떨어지면 출동할 태세가 되어 있다. 트럼프가 이들을 옹호하는 듯 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이들의 세를 확장시킨다는 비난이 계속돼 왔다.

텍사스 고속도를 달리던 바이든 측 유세용 대형버스를 트럼프 깃발을 세운 수십 대의 차량이 차선을 무시, 버스를 전후좌우로 겹겹이 에워싸고 제 속력을 못 내도록 방해했음은 물론, 버스 뒤를 치받는 등 테러행위를 서슴지 않아 연방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부끄러워해야 할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이 지지자들을 “애국자들”이라고 두둔했다. 역대 미 현직 대통령이 재선 후보로 나섰을 때 이런 막가파 대통령 겸 후보가 있었을까?

반트럼프 선두 주자인 미시간 주지사 납치 음모 계획 및 반란까지 모의한 트럼프 지지 극렬분자 13명이 FBI에 체포됐다. 대통령은 모든 미국민을 화목하게 아우르는 지도력 발휘가 필수인데 트럼프는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며 적개심을 부추기는 스타일이다.

트럼프 측은 대선 패배 결과가 나올 때 장기간이 소요되는 소송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를 결사적으로 따르는 열성지지 세력을 활용한 폭동, 그간 착실히 다져 놓은 보수 대법관들 등 미국의 미래가 어두워 보이는 요즘이다.

지난 2000년 아들 부시-알 고어 후보의 대선 접전 때, 플로리다 주지사는 부시의 동생인 공화당 출신 잽 부시였다. 부시는 알 고어보다 고작 500여표 앞선 상태에서 고어는 부정선거를 의심, 손으로 재검표에 들어가게 했으나 갑자기 고어는 “미국의 분열이 싫다”며 “패배 선언”을 해 참다운 애국이 무엇인지를 보여 줬다. 트럼프와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바이든 진영은 승리가 확실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어 트럼프의 승복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결국 양쪽 모두 승리가 아니면 각자 실력행사로 들어갈 태세를 갖췄다. 이미 두 진영은 법적 소송까지 대비, 최고 법조팀을 꾸려놓은 상태다.



트럼프의 재선 경우, 벌어질 일들
 

 

코로나-19에 따른 미국의 사망자는 24만 명, 확진자 1천만 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 대응 실패가 원인임을 세계가 다 아는데도 트럼프는 무슨 실책이든지 모두 중국 탓으로 돌리고 대중 적개심을 고취해 애국심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전략을 펴 왔다.

그뿐 아니라 트럼프는 집권 4년 동안 2차세계대전 이후 서유럽과 가장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의 미국은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협약에서도, 유네스코에서도, 이란 핵 협약에서도 탈퇴했다. 오죽했으면 영국의 한 언론이 ‘이제 유럽이 미국을 보는 시각은 분노에서 연민으로 바뀌고 있다’고까지 한탄했겠는가.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유럽은 미국과의 동맹에서 이탈하는 발걸음을 서두를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서유럽 관계는 원상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이미 바이든 측은 서유럽과의 관계 정상화를 내세우며 친유럽 노선을 밝혔다.

물으나마나 중국도 바이든의 당선을 기대할 것이다. 다만 미국 유권자들의 중국에 대한 경계와 실망감은 상상 이상으로, 물론 트럼프보다는 낫겠지만 바이든이 당선된다 해도 미국의 대중국 관계가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가 당선되면 트럼프-김정은의 개인적 친밀감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은 있겠지만 경제면으로 보면 바이든이 당선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경제학자들의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주한미군 분담금 압박부터 사라질 것이다.

또 남북문제를 보아도 이미 북한 군사력을 파악한 때문인지 그의 대북 발언에 나타났듯 대북대화를 중시하는 정책을 쓸 것이 확실하다.

11월 3일 밤 늦게 현장 투표 개표 중, 순간 트럼프가 우세할 경우 “승리”를 외치며 1억3천만이 넘는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개표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제해결을 법원으로 넘기면서 시간을 끌어 계속 백악관을 지키겠다는 트럼프의 파행이 미국 민주주의의 조종(弔鐘)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
  1. harold.jpg (File Size:18.3KB/Download:1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미국, 행동으로 보여줘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조선중앙통신> 10월 12일치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월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이 땅에서 동족끼...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 형통함과 신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구원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는 것은 구원이 아니다. 성서는 구원 받은 이들을 새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그...

    형통함과 신앙
  • 환대 file

      [호산나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는 거의 매일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는 곧 환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환대는 복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기도 하다. 그...

    환대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file

    [시류청론] 당 선관위 결정 불복은 민주주의 상식 외면하는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표 계산 방식에 공식적으로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 걱정 말아요 그대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어제는 빵을 샀다. 빵집에 가면 빵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미 예약된 사람들만 빵을 살 수 있다. 한참을 빵을 구경했지만 빵집사장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나...

    걱정 말아요 그대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시류청론] 바이든 정부, 미 국익 위해 대담한 사고 전환 필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노무현 정부 당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3대 원칙’을 고수해온 결과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시류청론] 대화 계기 마련되면 해빙 급물살 탈 수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9월 24일 북 외무성 리태성 부상은 담화에서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 file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입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이나 학교운동장에서 흔히 즐겼던 놀이를 ‘데스 게임’(Death Game)의 독특한 소재로 활용했는데요. 더하여 극한상황에 몰린 사람...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
  • 그리스도인과 추석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세례 요한 같다는 말이다. 내가 쓰는 글의 내용이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와 같다는 의미이다. 그다지 듣기 싫은 말은 아니다. 나는 초기 그리스도인, 혹은 요한 공동체에서처...

    그리스도인과 추석
  • “한가위 새벽 공원 달빛아래서 만난 세 사람” file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쉰두 번째 편지     벗님여러분, 한가위 명절 뜻있게 보내셨는지요. 이곳 미국에서는 한가위 명절을 느끼지 못하고 삽니다. 이민 연륜이 짧은 동포일수록 그나마 한인마켓에서 송편을 사다 먹는 것으로 추석을 기억할 뿐입니다. 음력설도 마찬...

    “한가위 새벽 공원 달빛아래서 만난 세 사람”
  • 심화하는 미국의 중국 고립전략… 한국의 선택은? file

      [시류청론] 미·영·호주 '오커스'에 미·한·러 안보동맹 가능성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AU. UK. US.) 가 발족하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발끈했다. 미국이 영국과 함께 오커스를 출범시키면서 호...

    심화하는 미국의 중국 고립전략… 한국의 선택은?
  • 日전범재판 러국제학술대회 참가기 file

    ‘하바로프스크 재판 : 역사적 의미와 현대의 도전’         지난 9월 6-7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하바로프스크 재판 : 역사적 의미와 현대의 도전’ 이란 주제로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진행되었다. 나는 학술회의 공동 주최자 중에 일원인 러시아역사학회의 초청을 ...

    日전범재판 러국제학술대회 참가기
  • 코로나 시기의 교회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코로나는 특히 교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예배가 대면예배 금지 조치로 그 기반이 흔들렸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고 다시 대면예배를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

    코로나 시기의 교회
  • 美스쿨버스 운전사 왜 줄어들까 file

      스쿨버스 문제가 전국적으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주 방위군 250명을 동원 해서 학생들 등하교를 작전처럼 진행하고 있는 실정 입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었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원격수업(remote study)'를 출...

    美스쿨버스 운전사 왜 줄어들까
  •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 누구를 위한 건가

      [시류청론] 문재인 정부, 중러북 의식해 신중히 처신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9월 2일 내년도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처리했는데, 기밀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 누구를 위한 건가
  • “내 주먹을 믿으라”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내 주먹을 믿으라.” 어려서 나는 이 말을 많이 들었다. 어렸을 때는 동네싸움이라는 것이 있었다. 내가 살던 영등포역에는 중국인 촌이 있었다. 우리는 그 동네 아이들과 전쟁을 치렀다. 나무로 칼을 만들...

    “내 주먹을 믿으라”
  • 한국에서 잊혀진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file

        제6회 동방경제포럼이 9월 2일부터 4일까지 일정으로 개최됐다. 동방경제포럼은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외국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개최해 오고 있는 포럼 형식을 갖춘 대규모 국제회의다. 해를 ...

    한국에서 잊혀진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 FDA가 치료에 대한 모든 답을 주진 않는다 file

      [기고] 코로나 상황, 일부 국가의 '동정적 사용계획' 참고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대부분의 현대 의사들과는 결이 다른 허버트 레이 박사 (Dr. Herbert Ley Jr.)는 1970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DA(식약청)의 실상을 드러내 미국의 의료...

    FDA가 치료에 대한 모든 답을 주진 않는다
  • 가공할 한국 군사력, 세계 6위서 5위로 도약할 판 file

      [시류청론] 남북 모두 무력통일 포기하고 평화통일 대화 이뤄져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결정된 한국 미사일 지침 해제에 따라 각종 미사일 등 국산 첨단무기들이 세계 선진국들까지 놀라는 수준에 이른 것이 알려지자 한...

    가공할 한국 군사력, 세계 6위서 5위로 도약할 판
  • 스탠리의 뉴스포커스 (71) COVID-19/변종돌파감염/부스터샷/개량...

    스탠리의 뉴스포커스 (71) COVID-19/변종돌파감염/부스터샷/개량백신개발 관건   박성훈 (Stanley Park JP) KR Local Govt Overseas Advisor NY State Govt Economy Council US Northwest Airlines Supervisor NZ Unsung Cmm Hero Award 2008 AK Heroes Civic Award 2010...

    스탠리의 뉴스포커스 (71) COVID-19/변종돌파감염/부스터샷/개량백신개발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