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9583-2.jpg[특별기고]

풀뿌리 운동, 한인 정치력 신장의 지름길

오원성_달라스 한인회 부회장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나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학교 등교길에 남녀 초등학생 5, 6명이 그룹지어 가끔 빵을 사러 들리곤 했는데, 그 중에 흑인 여학생이 끼어 있었다.

언제나 쭈뼛쭈뼛하던 그녀였지만, 그날은 한 남학생이 귀찮게 하자 당당하게 외치는 것이 아닌가.

 

“너 지금 대통령이 누구인줄 알아!”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자 흑인아이까지도 힘이 나는구나 심정이었다.

 

우리는 1992년 4월에 있었던 ‘LA폭동’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당시 한인들은 처절하게 설움을 맛보았다. 왜 그랬을까? 소수민족으로서 힘이 없어서였다.

 

만약에 당시 미국을 통치하는 대통령과 LA를 관장하는 주지사가 한국인이었다면 그렇게 형편없이 당하고만 있었을까? 우리 스스로 뭉치고 협력하지 않으면 또 다시 아픔을 겪는 것은 물론, 한인들이 설 땅 조차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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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운동은 한인동포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 시켜주는 과정이다.

 

 

최근 들어 달라스에 경제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한인 유동인구가 12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2세들에 대한 정치력 신장과 주류사회 진출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일에 동참하고자 달라스 한인회(회장 유석찬)가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과 청소년들의 정체성 확립’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자는 뜻을 가지고 5월 26일(토) 오후 3시 수라 2층 대연회장에서 ‘KAGC(풀뿌리 운동)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런 교육은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 등 정치력 강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긴장하고 있는 요즘, 이럴 때일수록 한인들을 위해 바람막이 역할을 중추적으로 해내는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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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풀뿌리 세미나에서 기조 연설을 했던 티나유 달라스 카운티 형사법원 판사는 '유권자 등록'과 '선거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달라스에 태동한 풀뿌리 운동은, 동포들이 하나 되기 위함이었다.

 

당시 기조연설자로 나선 티나 유 달라스 카운티 형사법원판사(민주당)가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안타까움을 표현한 바 있다.

“자녀 교육에는 적극적이면서 정치참여는 현저히 낮은 한인사회는 문제점이 있다. 한인들의 목소리를 높여 영향력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가 기본적인 참여의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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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풀뿌리 세미나에서 유석찬 달라스 한인회 회장은 '단합된 힘'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석찬회장 또한 “동포들의 단합된 힘은 미국사회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그 결과 캐롤튼 시의원 선거에서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성영준’이란 인물을 배출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 아니겠는가! 그는 동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열심히 뛰고 있기에 참으로 자랑스럽다.

 

풀뿌리 운동은 왜 중요한 것일까? 만약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지역 주민들 스스로 해결 방향을 찾아 권리와 이익을 나누며 사회를 보다 아름답게 발전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이는 풀뿌리운동의 기본이다. 우리 한인동포들이 힘을 모아 지역 공동체를 변화 시키려는 의식을 갖고 행동한다면, 내가 머물고 있는 주변은 분명 발전해 나가리라고 본다.

 

민주주의는 풀뿌리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풀뿌리 운동은 한인동포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 시켜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4.19혁명이나 5.18 항쟁이, 오늘날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풀뿌리운동의 한 예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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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8일 옴니호텔에서 열린 풀뿌리운동 세미나에 참석한 한인사회 인사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필자인 오원성 달라스 한인회 부회장.

 

 

미국 속에서 한인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정치력도 신장하게끔 차세대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젊은이들의 정계진출을 돕고 후원하여 미국 정치에 목소리를 높일 수만 있다면,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자부심을 일깨우고, 모국과 미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연결하는 일에 충실할 것이다.

미국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유대인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2세들을 성장시켜 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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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력 신장은 한인커뮤니티의 미래를 키우는 일이다. 이를 위한 전문화된 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이끌어갈 전문화된 기관이 필요하다.

 

한인들이 짜임새 있게 결집된 모습으로 정치에 동참하는 일이야 말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꿈과 용기’를 갖고, 그 도전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동포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 소리는 천둥보다 더 큰 울림으로 미국사회에 퍼져나갈 것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도 앞당기는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믿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는 진리가 새삼 가슴을 저미게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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