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해결하려면 때로 인간관계 고려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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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제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소요가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의 학교는 10대나 20대가 다니는 학교가 아니고 30대와 4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그들의 수업료는 대부분 그들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부담을 해줍니다.

학사학위를 위하여 수업을 받는 학생은 C 학점 이상, 석사학위를 위한 학생은 B 학점 이상이라야 회사에서 수업료를 상환해 주기 때문에 학점에 대한 집착이 대단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야간에 있습니다.

한 교실에서 중간 시험을 치르는데 40대의 아줌마 학생이 시험문제에 대해서 교수에게 꽤나 지질하게 질문을 했던 모양입니다.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답니다. 그런 질문은 시험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볼 수 있으니 질문은 그만 하라는 동료학생들의 질책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화가 난 백인 아줌마 학생은 점잖지 못한 욕설을 했고 그것이 악화되어 200파운드가 넘는 30대의 흑인 아줌마 학생과 폭력 직전까지 이르는 사태가 벌어졌었다는 보고를 제가 받았습니다. 더욱이나 제가 개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은 그 백인 학생이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하면서 경찰을 불렀다는 사실입니다.

그 다음날 또 한 사람의 백인 아줌마 학생이 저에게 호소를 했습니다. 그 무서운 흑인 학생이 자기 친구를 위협했는데 자기도 무서워서 교실에 들어가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잘못 수습을 했다가는 인종소요로까지 번질 수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저는 대책을 강구해 보았습니다. 징계위원회를 소집해서 조사를 하는 방법, 정학이나 퇴학의 위협을 주면서 서로를 화해시키면서 각서를 받는 방법, 등등 여러 대책을 생각해 보았으나 그 어느 방법도 외향적인 해결은 될 진정 감정적인 해결은 되지 못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인간관계로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는 위협을 했다는 흑인 학생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대략 들은 다음 그 백인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좋지 않게 생각을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 흑인 학생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고 물었습니다. “당신은 기독교인이지요?” 제가 짐직한 대로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스도는 누구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까? 친구만을 사랑하라고 했습니까?” 그랬더니 그 거구의 학생은 파안 대소를 하면서 “알았습니다.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그 학생을 좋게 대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후로부터 그 교실에는 평온이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미국이나 한국에는 적지 않은 대치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 대항하려는 자세 때문에 국비는 낭비되고 있고 정당간, 또는 지역간의 악감정은 격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만일에 여당과 야당의 지도층 인사가 상호 존경하는 사제지간이었다면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었을 까요? 파업을 한 노조의 간부와 중재에 나선 노동부의 장관이 형제지간이라면 파업이 극단 적인 사태로 번질 수가 있을 까요? 강력범들을 투항 또는 자수를 시킬 때 범인의 부모나 애인을 내세워 협상을 벌이는 이유도 사태를 인간 관계에 의존해서 해결하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런 원리를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인간 관계를 이용해서 대치상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랑킹 핀 (Linking Pin) 방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연결핀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내세워서 양측의 양해를 얻어내는 방법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폴라 존스 사건에 궁지에 몰렸을 때 미국의 보수세력을 무마하기 위해서 보수세력의 중요인사인 윌리엄 베넷 전 레이건 각료의 형님을 변호사로 선정을 했었습니다. 군사와 외교면에서 무력하다는 평을 듣자 야당의 코헨 전 상원의원을 국방장관으로 임명을 했습니다.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스캔들에 말려 탄핵논의가 뜨거워지자 그는 자기의 정적이었던 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밥 돌전 상원의원에게 중재를 부탁했습니다. 그의 수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저는 봅니다.

한인 사회에서도 종종 분열과 모함과 투서가 난무한다는 소문을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좋은 안간 관계를 이용하여 대치보다 인화를, 분열보다 단결을 추구하는 동포사회의 풍토를 우리 다 같이 합심해서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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