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이민자는 범죄인’ 이미지 강화 노력에 강력한 반발 자료 제시 … “불체자 포함 이민자는 범죄 많은 층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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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월) 자유주의 단체인 카토 재단(Cato Institute)이 공개한 분석에 의하면 텍사스의 불법 이민자들과 합법 이민자들이 미 시민권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범죄를 덜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토 재단의 연구는 미국 출생 시민들보다 불법체류자들의 범죄 기소율이 56% 덜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불법 이민자들이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인구 층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카토 재단의 이민 분석 및 연구자 알렉스 나우레스테(Alex Nowrasteh)는 말한다. 

그는 “이게 텍사스에서 사실이라면 미 전체에서도 사실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미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를 포함한 합법 이민자들은 범죄 기소율에서 더 낮은 비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출생자보다 85%나 낮다는 게 연구 결과 밝혀진 것. 

나우레스테 연구가는 “합법적 이민자들은 미국 다른 어떤 집단보다 훨씬 더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다”고 분석한다. 

더 많은 이민 관련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 보수적인 씽크탱크인 이민 연구 센터(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 운영감독 마크 크리코리안(Mark Krikorian)도 “많은 자료들을 볼 때 이민자들이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이런 자료의 퀄리티가 지난 연구에서는 좋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나우레스테의 보고서를 아직 보지 않은 상태라고 인정했지만 “단 한명의 불법 이민자에 의한 단 한 번의 범죄도 나쁜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기에 있지 않아서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카토 재단의 연구는 텍사스 공공안전국 자료를 사용했다. 캘리포니아나 일리노이와 같은 주와 다르게 텍사스 법 집행자들은 연방 이민국 요원들과 매우 가깝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문과 같은 구체적인 자료 공유 등으로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나우레스테는 강조한다.. 

 

◎이민자에 대한 편견, 그에 반론 역할=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이민자 단속이 부상하는 시점에서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에서의 불법 체류자에 의한 범죄들을 거론하며 이민자들은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광범위하게 심어주고 있었다. 

이 보고서에서 나우레스테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임기 첫 주에 내린 강경한 이민 관련 행정명령, 그리고 국토안보국에 협조하지 않는 지역 경찰국에 연방 기금을 주지 않으려한 법무부장관 제프 세션스(Jeff Sessions)의 시도 등을 거론하고 있다. 나우레스테는 “이 두가지 액션의 기저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범죄의 커다란 원천이 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지적한다. 

텍사스 하원의원 매트 리날티(Matt Rinaldi, 공화당 어빙)는 이민자들의 범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는 변호사로서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어떻든 상관없이 이들 특정 이민자들은 처음부터 미국에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었다”고 반박한다. 

이민자 범죄가 부각된 적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인 호세 가르시아 자라테(Jose Ines Garcia Zarate)가 케이트 스타인레(Kate Steinle)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사건이었다. 

피해자 스타인레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이같은 희생을 당했다. 가르시아 자라테의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스타인레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는지, 아니면 고의적인 폭력에 의해 살해 당한 것인지를 판결해야 했다. 

이 샌프란시스코의 사건은 미국에 불법체류하는 이들에 의한 살인 범죄의 표본으로 수없이 언급돼 왔다. 또 이민법을 강경하게 하자는데 대해 지지하게 하는 충격요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케이트 스타인레 사건 때문에 나는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는 동기를 갖게 됐다”고 말하는 나우레스테는 “살인 사건이 가장 나쁜 범죄여서 사회가 집중하게 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고 언급한다. 

텍사스의 경우 2015년에 951건의 살인 사건 기소가 이뤄졌다. 불법 이민자들은 51건의 살인 사건으로 기소됐고 합법 이민자들은 15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다. 

불법체류자에 의한 살인 기소건은 미국 출생 시민권자들에 비해 25% 낮았다는 게 연구 결과 드러났다. 합법 이민자들의 경우는 87%나 낮았다. 

나우레스테는 2015년 기록에 집중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모든 기록을 통해 자료를 갖고 있지만 이 기간 기소 및 체포 비율은 2015년 때의 기록과 대부분 일치하는 비율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텍사스 불체자 범죄 비교자료= 어스틴의 텍사스 공공안전국 대변인 탐 빙거(Tom Vinger)는 “범죄는 범죄다. 우리 입장에서 법 집행자의 역할은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모든 이민자와 시민들이라 해도 범죄는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살인사건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 빙거 대변인은 “텍사스에서의 모든 살인사건은 우리 수사관들에게 문제가 된다. 피해자 가족들 역시 같은 생각일 것이다”고 지적한다. 

이 연구서는 불법체류자 체포 비율이 미국 시민권자보다 40% 낮다는 점도 시사했다. 합법 이민자들의 체포 비율은 미국 시민보다 81%나 낮았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모든 이민자들을 통털어 체포 비율은 미국 출생시민보다 65% 낮았다는 것. 

불법체류자들의 성폭력 체포 비율은 미국 시민에 비해 3% 높았지만, 불법체류자의 성폭행 기소율은 미국 시민에 비해 11.5% 낮았다. 

이런 체포와 기소 비율의 격차에 대해 나우레스테는 “수많은 성폭행 사건은 법정에서 증명하기가 어렵기로 악명높다. 불법체류자에 대해서 이를 증명하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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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억제책 범죄 예방에 도움 안돼= 카토 재단과 함께 평결 프로젝트(The Sentencing Project)도 이민자들보다 미국 시민이 더 범죄를 저지른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형사법 연구 단체인 평결 프로젝트는 “외국 출신 미국 거주자가 미국 출생 시민들보다 범죄를 덜 저지른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이민을 억제하는 정책들은 범죄 조절 전략에서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현재 미국 형무소에는 미국 시민 2백만명이 수감돼 있는데 이 가운데 123,000명이 불법 체류자들이고 64,000명이 합법 체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개혁을 주요 사업으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많은 이민자들은 ‘강간 범죄자’와 마약 판매업자로 규정하면서 선거 운동을 펼쳤던 것에 비하면 사실은 다르다는 점을 평결 프로젝트는 지적했다. 

실제로 평결 프로젝트 연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1990년 이후 미국에서의 사상 유례없는 범죄율 감소가 이민자들 증가로 야기됐다고까지 풀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히스패닉 이민자들에 대해 강간 범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발언을 해왔다. 특히 국회연설에서도 엘살바도르 갱 MS13에 의해 살해된 롱아일랜드 십대 소녀 2명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죽음은 비극이긴 하지만 이민자들이 범죄를 더 저지른다는 것에 대한 어떤 근거가 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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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자=범죄자 인식 노력들= 불법체류자는 범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행해졌는데, 전직 미 인권위원회(US Civil Rights Commission) 멤버였던 피터 커사나우(Kirsanow)가 최근 전국 리뷰(National Review)에서 이민자들이 시민권자들보다 더 범죄를 저지르려는 걸 보여주려는 연구 결과를 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커사나우는 불완전하면서도 결과에 짜맞춰진 자료들만 사용했다. 그 때문에 그의 주장은 신용을 잃었다.

커사나우는 2011년 정부신용처(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의 범죄 외국인 보호 프로그램(State Criminal Alien Assistance Program, 이하 SCAAP) 관련 보고서를 근거로 주장을 펼쳤는데, 이 자료는 문제가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연방 정부 프로그램인 SCAAP는 일정한 외국인 범죄자를 투옥하는 비용에 대해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부분적으로 상환해주는 제도였다. SCAAP는 2009년에 주와 지방 구치소에 한번이라도 투옥된 범죄자 외국인이 295,959명이라 발표했다. 

커사나우는 이 숫자를 미 불법체류자로 나눗셈을 한 뒤 불법체류자 수감 비율을 정했다. 그리고 각 주별로 불법체류자 인구 수와 비교해서 범죄율을 낸 것이다. 이렇게 부풀려진 외국인 수감율을 일반 미국 시민 범죄율과 비교한 것이 그의 방식인데, 당연히 외국인 수감율이 더 높게 나왔던 것이다. 

이런 범죄율 산정 방식에서의 허점 중 하나를 들자면, SCAAP의 수감 횟수는 한 범죄자가 10회 단기 투옥됐다가 석방된 후 다시 투옥되는 일도 있어서 수감은 10차례이지만 실제 범죄자는 한 사람인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커사나우는 수감된 외국인이 10명이라고 산정한 것이다. 

법무부와 국토방위국이 지난해 12월 합동 발표한 보고서인 외국인 투옥 보고서(Alien Incarceration Report) 역시 왜곡된 점이 있었다. 

이 보고서는 “연방정부 관할 구치소에 수감된 범죄자 중 5분의 1이 외국인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수감된 외국인 중 94%는 불법체류자라고 덧붙였다. 

미 인구 중 불법체류자가 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는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난 셈이다. 이 보고서대로라면 미국 구치소에 수감된 20%는 불법체류자라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이에 대해 확실한 근거를 대지도 못했고, 또 전체 구치소의 자료를 검토해서 내린 것도 아닌 게 드러났다. 

이런데도 폭스 뉴스 등을 비롯해 수많은 매체는 이 자료를 사용해 불체자들이 흉악한 범죄자가 돼가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내놨다.  <이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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