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하게 다져지는 한반도 평화정세

 

 

안제이

 

 

<이 글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선데이토픽> 2018년 6월 1일자 (1254호)의 커버스토리이며 5월 31일부터 필라델피아와 뉴저지 인근의 동포들에게 배포되었다. 부정확한 표현과 오자 일부를 바로잡았다.>

 

지난주에 나는 선데이토픽 커버스토리로 “한반도 평화회담 논의에서 나타난 오류에 대하여”란 글을 발표했다. 통일정세와 관련해 쓴 두 번째 글. 여러분들이 선데이토픽을 동양 그로서리나 식당에서 가져가 내 글을 집에서 읽을 무렵 남북미관계는 롤러코스트를 타고 요동쳤고.

나는 글에서 “한반도 평화회담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다 게임을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셨나, 내 글을.

나는 첫 글에서도 밝혔듯이 누구 편을 들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너무 북에 대해 왜곡된 시각이 언론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었고,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이 편견에 빠져 북을 바라보는 경우를 자주 체험하기에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내가 아는 한도에서 “그건 이렇게 봐야한다”는 설명을 하는 것이다. 물론 내 해석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어찌되었건 25년간 보수중의 보수 입장을 유지하는 선데이토픽으로부터 통일정세와 관련된 세 번째 커버스토리를 요청받았다. 내가 건강 문제로 손에서 책을 놓은 지는 여러 해가 되었다.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라고 하셔서 신문도 오랫동안 안 읽었고. 그래서 힘에 부치기는 하지만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아는 만큼 써보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상반된 태도

안하무인인 트럼프 대통령과 깍듯한 김정은 위원장

 

정말 불쾌했다.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은 안하고 장시간에 걸쳐 원맨쇼하듯 기자회견을 하는 것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를 고려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답변을 한 내용을 가지고 “통역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부아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물론 나는 미국 시민이고 ‘문빠’도 아니다. 헌데 이건 정말 무식한 결례다.

접입가경이라더니, 5월 24일 이번엔 조미회담을 취소한다고 공개서한을 발표한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이 내포된 것임을 감안해도, 그리고 아주 예의 바른 형식을 갖췄지만 조롱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문맥도 그렇고 시기적으로 봐도 그렇고. 범죄혐의로 구속된 3인을 석방하고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자마자 발표한 뒤통수치기. 동맹국이라고 하면서 이북보다도 더 늦게 막판에 한국에 통보한 것도 역시 큰 결례고.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대등한 동맹의 관계가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넘겨준 전시작전통제권은 아직도 미국이 쥐고 있고. 미국의 입장을 거스르며 한국의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엇가는 정책을 펼칠 수도 없다. 아무리 그래도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이렇게 하찮게 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는 어땠을까?

4월 27일 판문점 통일각의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건배사’를 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북에서는 건배를 뭐라 부르는지 모른다고 했는데, 이북에선 ‘건빠이’에서 유래된 건배대신 축배를 든다고 말한다. 보통 ~을 위해 잔을 들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하고.

그때 나는 남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장면을, 정상회담 영상을 반복해 틀면서 열심히 관찰했다. 정상들의 술잔이 어떻게 부딪치는지. 이북에선 술잔을 부딪칠 때 직급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술잔을 조금 내린다. 그럼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술잔을 부딪칠 때 누가 내렸을까? 그날 여러 차례 그런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술이 한 순배 돌기 전까지 무척이나 조심하며 깍듯하게 김정은 위원장이 술잔을 조금 내려 문재인 대통령을 존대했다. 리설주 여사도 마찬가지. 깍듯한 존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술잔의 위치가 주는 의미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례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혹스런 처지에 몰렸을 때 김정은 위원장은 정중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북측으로 초청해 체면도 살려줬다. 잘못하다가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보일 수도 있었는데. 제 2차 정상회담내용을 보면 정상회담 형식을 통해 처리해야 할 새로운 중요한 내용은 없었다. 조미문제는 직접 이해 당사자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하며 고위급 대화를 하고 있는데 중재자가 들어서면 연락과정에서 혼란만 가중된다. 뒤통수를 연타로 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시켜 따로 전할 말이 있을 리도 만무하고. 판문점 공동선언 이행과 관련한 문제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처리해도 될 일이었다. 그런데 정상회담은 열렸다. 왜?

어쨌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정말 극과 극이다. 한쪽은 정말로 깍듯이 혈육의 정으로 동포애로 맞이하고 다른 한쪽은 해도 너무할 정도로 홀대하고 있다. 여러분이 보기엔 어떤가?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의 의의는?

 

5월 26일 제 2차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위기에 빠진 문재인 대통령을 고립된 처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날 정상회담의 의의를 거기에다만 제한하는 것은 가지는 보고 나무나 숲은 보지 못하는 오류다.

한국이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은 불행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 그걸 감안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 방안도 마련하고 평화통일도 실현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그날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보인다. 조미관계가 어떤 곡절을 겪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착실하게 진행시켜 나간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북은 눈치를 볼 나라가 없고 수령이 결심하면 된다. 헌데 남은 ‘동맹국’과 보조도 맞춰야하고, 사사건건 씹어대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반응도 고려해야한다.

조미관계가 널뛰기를 한다고 해도 남북의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의 내용만큼은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을 남북의 정상이 내외에 과시한 것인데, 그런데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이 역시 5월 28일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상정되지 못한 채 불발로 끝났다.

나는 사실 자유한국당의 그 강경한 입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지 매우 궁금하다. 조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말 그대로 극우보수세력에게는 엄청난 핵폭풍이 머리위에서 터지는 걸 체험할 터인데, 정말로 귀추가 궁금하다. 어떤 변화를 보일런지.

 

완성되어가는 ‘주체혁명위업’

 

이북의 기준으로 보면 많은 나라들이 사회주의를 말아먹은 것은 후계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북은 후계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고, 주체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북의 입장이 그렇다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은 정권이 바뀌면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다. 북은 아니다. 북의 관리들은 한번 어떤 분야로 들어서면 보통 끝까지 간다. 가까운 예로 유엔대표부의 자성남 대사를 보시라. 참사시절을 미국에서 했고 영국에 갔다가 다시 대사로 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북은 분야별로 전문성이 높은데, 특히 언론에 오르내리는 통일이나 외교 분야의 관리들은 다들 입신의 경지에 들어선 경우. 미국이 어떻게 장기를 두건 수천가지 대응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국가를 운영하는 운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고.

반면 미국이나 남은 정권이 바뀌면 관리들도 바뀌는데, 학자를 영입하는 경우도 있고 정치권에서 발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노회한 이북의 관리들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북은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는 나라가 아니다보니 미국의 관리들에게 힘겨운 협상 상대일 수밖에 없다. 핵무장 전까지는 무시하면 됐는데 더 이상 그럴 형편도 되지 못하고.

아직 싱가폴에서 왜 조선의 관리들이 미국 관리들을 두 차례나 바람을 맞혔고, 대꾸도 하지 않았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통해 회담을 취소한다고 한 실제 이유라고 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은 표면적인 구실일 뿐이다. 만약 최선희 부상의 발언이 화근이었다면 어떻게 최선희 부상이 성김의 상대가 되어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끄나?

미국의 관리들을 바람맞힐 수 있는 나라는? 역시 조선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간히 속이 탔던 것 같고.

주체혁명위업을 수행하는 관점에서 보면 판가리 싸움으로 ‘미제’를 남조선에서 몰아내야하는데, 이젠 총 한 방 쏘지 않고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핵무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조미 평화회담에 나서는 미국의 입장은 왜 일관성이 없나

 

조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미국의 입장이 널뛰기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 있다. 미국 극우파의 이익집단이 트럼프 행정부와 결합되어 운명공동체의 역할을 하면서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균열되고 있다는 것. 조세희 소설의 한 대목을 인용하자. “기름은 물에 섞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도 합당한 것은 못된다. 정말 무서운 것은 두 사람이 인정하는 안 하든 하나의 큰 덩어리에 묻혀 굴러간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의 극우 무기장사 세력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는 달갑지 않다. 한반도의 긴장이 늘 적절하게 유지 되고, 가끔은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는 총성도 울려야 무기장사는 돈을 번다, 그런데 망할 줄 알았던 북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눈치 빠른 트럼프 대통령이 한건 하려고 조미 평화회담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차 하다가는 ‘호구 잡힌 구찌 손님’이 날아가게 생겼다.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이나 펜스 부통령이 이 극우파를 대변하는데, 그래서 심통이 방통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오콘 출신이 아니고, 정치권 출신도 아니며, 성공한 사업가이기에 흥정 수완도 있고, (나는 그가 양극성 장애를 갖고 있다고 보는데) 그가 양극성 장애를 지닌 점도 한반도 평화정책에 긍정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절대 조롱하거나 비아냥대는 것 아니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 정신병이 있었던 사람은 열이 넘는다. 아담스, 링컨, 루즈벨트 등등. 양극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큰일을 할 때, 특히 위기의 순간에 판단능력과 대처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북의 핵무장이 가져올 수 있는 미래의 재앙을 파악했고 가능하면 이북과의 무력충돌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자기의 임기 내에 최대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관련한 진도를 나가려고 결정을 한 것이다. 이건 정말 정확하고 훌륭한 결정이고. 그래서 노벨 평화상 타면 좋겠는데, 예루살렘 문제 때문에 어쩔지는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오콘 출신이 아니라고 해도 의회와 행정부에 포진한 극우 무기장사 세력들의 대변인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진할 힘은 정치권 출신의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북도 이 점을 노리고 있고. 그래서 싱가폴 평화회담의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헌데 미국의 극우파에겐 싱가폴 평화회담이 달가울 리 없다. 그 이해충돌이 트럼프 대통령의 양극성 장애와 결합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대변하는 미국의 입장이 널뛰기를 하는 것이고. 난 그렇게 이해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의 두 수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폴 회담 취소선언 장군이야!”에 대응한 김정은 위원장의 “멍군!”은 정말 절묘했다. 위기 대응능력이 뛰어난 짱짱맨. 첫째 신의 한 수는 5월 25일 김계관 제1부상의 특별담화. 이 담화는 남측으로 치면 대통령 대변인 성명과 같은 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특별담화를 발표 했으니까. 그런 형식을 본 적이 없다. 내 기억으론.

김계관 제1부상은 세련된 문장으로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부드럽게 설명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제 오해를 풀고 대화를 계속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했고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넘겼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도 번듯하게 세워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하다간 싱가폴에 가서 이용만 당한다는 미국 극우파들의 공격도 막아낼 카드도 손에 쥐게 되었다. 보라고, 내가 한마디 하니까 이북이 바로 자세를 바로잡지 않느냐고 하면서. 나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북이 화를 복으로 바꾼 것. 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도도, 전 세계인이 바라본 김정은 위원장의 호감도도 확 높아졌고. 윈윈이다.

근데 이걸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탁하고 탁자를 쳤다니 북이 억하고 쓰러졌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언론들, 그리고 평론가들. 이북이 꼬리를 내렸다고? 미국이 꼬리를 내린 적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하는 거 본 적 있나?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칭찬하며. 있으면 나에게 좀 알려주시라. 그리고 점잖은 사과를 통해 가장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측이 어딘가?

김계관 제1부상의 특별성명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트위터를 통해 “북조선이 보내준 따듯하고 생산적인 담화는 매우 좋은 소식이다. 우리는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기다리지 못하고 또 트윗을 날렸는데 “지금 우리는 정상회담을 복원하기 위해 북조선과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잘 되면, 예정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고, 필요하면 (회담일정이)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조미간의 삼박자 꿍짝 짝짜꿍이 판문점에서 싱가폴에서 그리고 곧 뉴욕에서 입체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위기의 상황에 밝게 웃으며 현지지도를 하는 담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5월 24일 풍계리 갱도 폐쇄를 취재하고 기자들이 원산으로 돌아왔다. 25일 원산의 여러 곳에 참관을 나갈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취소되고, 인터넷이 끊기고, 밖을 내다보지 말고 호텔에 대기하라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왔을 가능성을 점쳤다. 기자들이니까. 갈마공항에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소리도 들었고.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소식을 듣고 그와 관련해 인근에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이 급히 평양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어랍쇼 그게 아니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지구를 현지지도한 것.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다고 했으니까 다른 나라 같으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평양에 모여 비상대책회의가 열려야 정상인데 천하태평으로 리조트사업을 현지지도한 것이다. 사진을 보니 밝게 웃으며. 별일 아닌 것처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북을 처음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내 배짱과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배짱만큼은 대단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통 큰 협상이 싱가폴 조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세력들에게 발목 잡히지 않고 얼마만큼 통 크게 나오느냐가 물론 중요하고.

 

둘째 신의 한 수는 판문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다

 

김계관 제1부상의 특별성명을 이용해 위기에 빠진 조미관계를 정상궤도로 복원하고 아니 더 강화하고, 인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고, 그러면서 판문점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2차 남북 정상회담도 챙겼다. 하루 이틀 사이에. 이게 바로 화선식 사업방식. 화선식 사업방식이란 적들의 대포알이 떨어져 불타는 전쟁터에서 일당백의 기개로 여러 난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대충 이해가 되시나?

판문각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담을 놓고 여러 시각이 있는데 난 북이 주동적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쐐기를 박았다고 생각한다. 조미관계가 어려운 지경에 처해도,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무시하며 반북모략을 하는 극우세력들이 준동하지 못하도록 문재인 대통령을 포옹하며 세계를 향해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평화통일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 극적인 순간에 극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싱가폴 조미 정상회담이 취소되었을 때 다들 이북이 뚜껑이 열려서 미사일을 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한반도에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고 추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만리마의 속도로 신의 두 수를 통해 북의 결연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평화정착 의지를 세계에 확인시켜주었다. 미국과 남의 극우세력에게는 치명타를 안겼고. 그걸 해결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그리고 비온 후의 조미관계 개선이라는 땅은 더 굳어졌고. 안 그런가?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카드를 줄까?

 

지금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내가 이 글을 마무리해 선데이토픽에 넘겨줄 무렵이면 그가 뉴욕에 도착할 것이고.

직접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까지 온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이고. 김영철 부위원장은 협상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올 것 같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하고. 회담? 글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기는 하겠지만 치열한 머리싸움이 있는 회담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내 생각엔.

영어로는 Playing Cards, 조선어로는 주패, 그리고 한국어로는 트럼프. 남에서는 Playing Cards를 왜 무슨 연유로 트럼프라고 불렀을까? 난 카지노 왕 트럼프 때문에 그렇게 불리게 된 거라고 추정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게임을 하며 무슨 카드를 건넬까? 그 많은 카드 중에. 슬그머니 조커를 건네주려는 것은 아닐까?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도 더 세우고 극우반동세력도 제압할 수 있는 그런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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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잔을 부딪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건배사’를 한 후 두 정상간의 첫 부딪침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잔이 조금 아래로 내려가 있는 것이 보인다. 잔을 아래로 조금 내려 부딪치는 것은 아래 사람이 윗사람에게 또는 나이가 적은 사람이 어른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깍듯이 존대한 것인데 근데 문재인 대통령이나 참모들이 그 의미를 이해했을까?

 

2.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숙 여사와 잔을 찍는 모습. 역시 잔이 아래로 내려가 있다. 깍듯한 존중의 모습.

 

3. 중국 공산당 쑹타오 대외연락부장과 잔을 부딪치는 모습. 두 사람의 잔의 위치를 보시라. 쑹타오가 나이가 위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잔이 아래로 내려가 있지 않다.

 

4. 리설주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잔을 찍는 모습. 역시 잔을 아래로 내려 깍듯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존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번역할 필요도 없다며 홀대했는데.

 

5.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폴 회담을 취소한다고 엄포를 놓았는데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인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밝게 웃으며 현지지도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6. 세계를 놀라게 한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폴 조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편지 전문. 김정은 위원장은 이 편지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극우세력들의 입장을 더욱 고립시켰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조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힘을 실어주었고,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남과 북의 정상이 굳게 손잡고 평화통일을 실현해 갈 것임을 천명하는 기회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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