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가안보보좌관 러시아 인터뷰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미국의 조약 탈퇴(脫退)가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가 INF를 위반(違反)하는 것이 문제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모스크바에서 22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담 후 콤메르상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안인 INF(중거리 핵전력 조약) 탈퇴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돌려 관심을 끌고 있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1987년 맺은 INF 탈퇴 움직임과 함께 현재 준비 중인 푸틴 러대통령과 트럼프 미대통령의 2차 미러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

 

 

- 파트루셰프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와의 회담 결과는? 모스크바 방문 목적은 INF 조약을 무효화하기 위한 것인지?

 

“오늘 러 국가안보회의 파트루셰프 서기 및 직원들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첫 번째 회담은 헬싱키 미러정상회담 전에 미러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이루어졌다. 당시 파트루셰프 서기는 남아공에 있어서 아베리야노프 부서기와 회담을 가졌다. 파트루셰프 서기와는 제네바에서 8월에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만남은 헬싱키 미러정상회담 후 두 번째 만남이고 6주 전에 계획되어 있었다. 지금이 적당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방문은 광범위한 현안(懸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무기 제한과 그와 관련된 다수의 문제들은 8월에 제네바에서 논의했었고 차후에 다시 한 번 모스크바에서 논의하기로 계획했다. 이 계획은 이번 토요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INF 탈퇴 계획에 대해 알리기 전에 이미 있었다.“

 

-미국의 INF 탈퇴를 논의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내 견해로는 토요일(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분야에서 자신의 견해와 미국의 대외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매우 강력하고 분명하며 직접적인 발표를 했다. INF 협정을 어떻게 할 것이며, 그 결정 사항을 언제 발표하는 가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가 결정한다. 내가 오늘 한 일, 그리고 내일 할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과정과 다음 조치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것이다.”

 

-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가?

 

“5년전, 또는 그보다도 더 오래 전에,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조약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미사일을 생산하고 배치하는데 연루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바마 정부는 러시아에게 자기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했다. 트럼프 정부도 동일하게 의무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발표를 볼 때, 러시아는 전혀 어떤 위반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 오늘 회담 중에 나와 대화한 러시아 측 인사들은 아주 명확하게 러시아의 입장을 표명했는데, INF를 위반하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것이다.

 

현재 어떤 사람들은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일 뿐이고, 다시 러시아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되돌릴 수 있으면 조약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논리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하다. 무엇인가를 위반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는 당사자를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이 부딪친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러시아는 미국이 협약 위반이라고 보고 있는 것들을 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다른 대응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이를 그냥 참고 있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조약 탈퇴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세계적으로 미러 외에는 이 계약에 관련된 당사국이 없다. 물론 기술적으로 보면 이 말은 옳지 않다. 법률가들은 과거 소련에 소속되었던 국가들도(미국이 한 번도 소련의 일부라고 인정한 적이 없는 발틱 3국 제외) 역시 소련의 붕괴와 함께 이 조약의 당사국이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11개국은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세계에서 두 나라 만이 INF 조약의 당사국인 것이다. 그런데 이 당사국 중 한 나라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 결국 세계에서 유일한 한 나라, 미국만이 이 조약의 조건에 규제를 받고 있다. 이것은 수용(受容)이 불가하다.

 

그런데 중국, 이란, 북한은 모두, INF 조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이었다면 이 조약을 위반했을 그런 방법으로 자신들의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15년 전 이 조약을 확대하여 다자간 조약으로 만들 수 있었고 그런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미 이를 실제적으로 실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 측에서의 위협은 실제적이다. 일본, 한국, 타이완 또는 호주와 같은 국가들에게 중국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국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긴장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도 많은 국가들이 이란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한 것처럼 이런 문제가 미국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에 서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미국은 INF 탈퇴 결정을 발표한 것이다.

 

- 당신은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서 INF 조약이 오래 전에 수명을 다해 재고하거나 거부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시 러시아는 어떤 위반도 없었다. 이 때문에 조약 탈퇴를 위한 구실을 찾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데?

 

“내가 전에 당신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지난 반 년간 기자들이 “어떤 해에 당신이 이렇게 썼었고, 어떤 해에는 TV에서 이렇게 말했다...” 등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예전에 말하고 썼던 것은 이미 말하고 썼던 것이고 그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현재 나의 업무는 국가 안보 분야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충고를 하는 것이고 모든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런 원칙을 견지(堅持)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린다.

 

- 미국의 INF 탈퇴 재고를 위해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미 견해를 밝혔다. 만약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개발한 모든 무기들을 폐기하고 중국도 동일하게 그렇게 한다면, 사정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럴 확률은 제로라고 생각한다.”

 

- 2007년 미러가 이 조약을 다자간 조약으로 변환하는 문제를 유엔에서 제기한 적이 있지만 실현되지 않았는데, 지금 그 가능성은 없는가?

 

“이 문제는 내가 부시 정부의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 재직 당시인 2001-2004년에도 논의되었다. 당시 상당히 조기 단계에 어떤 조치를 취했다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 탄도 미사일의 3분의 1 내지 절반이 INF 계약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이 자국 탄도 미사일의 절반 이상을 폐기(廢棄)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한 마디로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 미국은 INF 탈퇴 후에 모스크바에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여 유럽과 아시아에 배치할 예정인가?

 

“아직 결정한 바 없지만, 이 점은 이 조약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기술적인 오류(誤謬)이다. 현재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은 INF 조약에 해당하는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틱해에 있는 미국 잠수함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조약을 위반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를 폴란드 해변에 이동 배치하면 이것은 조약 위반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대화 자체가 더 중요한 문제와는 무관한 공허한 이야기이며 미국은 전 세계적인 의미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다.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 측의 조약 위반과 유럽 작전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사행동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작전지역, 남아시아 작전 지역. 이란과 중동의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 규모의 도전으로, 이 때문에 미국은 동일한 결론과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 것이다.”

 

-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미국의 유럽 지역 동맹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약 탈퇴 성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동맹국들의 의견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지?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의했고 영국 국방장관은 확실하게 이 문제에서 미국 편이라고 말했다.”

 

- 그러나 영국 하나뿐이지 않은가?

 

“국방비 지출을 고려하면 영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일본과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 계속 나토 가입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이 과정을 시작했고 계속할 것이다.”

 

- 러시아의 반응도 매우 부정적이며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러시아를 위협한다고 말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러시아의 INF 위반이 현 상황을 초래한 것이고, 이 문제는 최소 5년간이나 계속되어온 것이다.”

 

- 파트루셰프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미국의 INF 위반을 들어 맞대응을 했을텐데, 러시아 측의 우려를 일축(一蹴)할 수 있는가?

 

“미국의 국방부 인사 한 사람 당 법률 자문 수는 세상 어느 나라의 국방부보다 더 많다. 뭔가 문제가 있으면 이들은 이를 정확히 지적하고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미국이 INF를 위반하지 않고 있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 러시아는 2010년 체결한 전략적 공격 무기 감축 및 제한 협정(뉴 스타트)의 법적 효력을 연장할 것을 제안했는데, 미국은 이에 대한 결정을 내렸는가?

 

“아직 결정한 바 없지만 오늘 러시아 측과 뉴스타트 협정을 논의했다. 이 협정은 2021년에 만료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다. 나는 다년간 무기 제한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데, 다수의 결정이 최종적인 순간에 내려진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 협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 중이다. 먼저 INF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 현안이다. 이런 미국의 입장을 파트루셰프와 다른 인사들에게 설명했다. 미국은 이런 문제에서 솔직하고자 한다.”

 

- 미러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는지? 논의했으면,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

 

“논의했다. 파르투셰프 서기에게 미국이 생각하는 가능성을 말했다. 그는 이것을 모두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칫국부터 미리 마시고 싶지 않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밝힐 내용이 나올 것이다.”

 

- 언론에서는 파리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정상회담 개최후보지로 거론되는데...

 

“글쎄... 두 정상이 모두 방문할 곳을(11월 다자간 회담에서) 찾아낸 것 같은데 헬싱키처럼 다른 장소에서도 정식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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