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체결을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지난 16일부터 서울에서 열렸으나 2차례에 걸친 협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결렬됐다. 미국 측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 요구를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에서 열렸기 때문에 협상 결렬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 하겠다. 장소를 옮겨 현재 하와이에서 막판 절충(折衝)을 벌이고 있으나 결국은 미국 뜻대로 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분담금 협정 유효기간이 끝나는 매5년마다 열리는 협상에서 감히 깎자고는 못할지언정 어떻게 하면 미국에 한 푼이라도 덜 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얼마를 더 올려줄까를 궁리하는 한국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굴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분담금 인상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동맹을 맺은 준전시 하의 분단국가로서 미군 주둔 비용을 일정 부분 분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동맹이란 이유로 알토란 같은 국익이 심대하게 훼손(毁損)당하는 억울한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맺은 48개국 중 방위비 분담률에 관한 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1위라고 한다. 국력에 비춰볼 때 이는 한국이 독일, 일본을 제치고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고 있음을 뜻한다. 한국은 토지 비용을 포함해 이미 1조 원(80%)이 넘는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는 데도 트럼프는 막무가내(莫無可奈)로 한국에 100%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 국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으면서 한국이 불응하면 주한미군을 감축 또는 철수시키겠다고 협박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한국 정부를 위협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왔고 미국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제발 철수하라고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등을 떠밀어도 안 나가고 버틸 거면서 하는 헛소리임에도 한국은 이내 사색이 되어 가긴 어딜 가냐며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면서 아리랑을 열창하며 매달리니 미국의 대한정책은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로 거칠 것이 없으렸다.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은 기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아니라 선전포고 없는 미국의 무모한 기습 선제공격에 의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전쟁이 나면 한반도는 초토화(焦土化)되고 우린 모두 죽는다. 이처럼 전쟁 억제를 위한 동맹이 오히려 한국의 안보를 치명적으로 해치는 동맹 아닌 동맹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도 한사코 한미동맹 강화만이 살 길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국노들이 적잖다. 올해로 한미동맹 체결65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군사적 보호의 대가로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끊임없이 강요하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냉철하게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 정상 간의 합의에 따른 군사합의서 이행으로 바야흐로 남북 화해시대가 열리는데 발맞춰 동맹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첫 칼럼을 쓴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있다면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 측의 목소리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는 데도 한국 측은 끽소리 한마디 못하고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순응해 퍼주는 데만 골몰할 뿐 예나 지금이나 힘을 길러 자력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가수 김수희가 부른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미국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드는가”란 ‘애모’의 노랫말처럼 미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미국 등 뒤에 서면 왠지 눈이 촉촉히 젖어드는 한국이 과연 언제쯤이면 외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주권독립국가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될까. 나 살아 생전에 과연 그런 날이 올까 ? 글쎄다.

 

 

김중산.jpg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중산의 LA 별곡’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kjs

 

 

 

  • |
  1. 김중산.jpg (File Size:24.4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북 고위층 3명 제재… 트럼프는 ‘그래도 김정은’

    대북 강령론 밀어낸 트럼프, 북은 보복 자제로 ‘정중동’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 재무부는 12월 10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심복인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한국의 국정원장 동격), 박광호 조선로동당 중앙위원...

    북 고위층 3명 제재… 트럼프는 ‘그래도 김정은’
  • 저금리 정책 언제까지?

      지난 달 말경 중앙은행이 발표한 주택 융자 완화 정책으로 실제 적용해서 나타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주택융자’는 결국 시중 은행의 몫이지 중앙은행이 직접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뉴질랜드, 호주 은행들의 주택 융...

    저금리 정책 언제까지?
  • 미국 대학 졸업반 직장 구하기 file

    [교육칼럼] 카운셀러 상담과 취직 설명회 참가 구직에 도움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 = 올해 학기를 지나면서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직장 구하는 문제로 걱정을 시작하게 된다. "직장을 구할 수나 있을까?" " 좀 괜찮은 직장이 있기나 한 걸까?" 이런 저런 질...

    미국 대학 졸업반 직장 구하기
  • 노동의 대가 file

    <시선>     노동의 대가     장욱일   2호선 지하철 오전 7시 출근. 예전 같지 않다. 잽싸지 않으면 허탕만 친다. 벌써 딴 노인들이 선반의 무가지 거두어 간다. 10시 30분 충정로 역에서 할망구 만난다. 힘없는 노친네 자루나 제대로 끌고 다닐까? 오늘은 합쳐 230킬로,...

    노동의 대가
  • 잘 죽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file

    [이민생활 이야기] 노후 위해 소셜 텍스 꼬박꼬박 불입하는 것이 상책   (올랜도) 송석춘 (본보 독자) = 내가 이곳 취업된 공장에서 조금 안정을 찾아 갈 때였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맥주 한잔씩 하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잠시 쉬었다가 퇴근들을 하였다. ...

    잘 죽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 길잃은 자본주의 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흐름들 file

    제3섹타 경제론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지나친 양극화로 광범한 빈곤층을 형성하여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분출시키고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여 환경을 급격하게 오염시키면서, 사회적 생태적 지속조건을 위태롭게 만든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

    길잃은 자본주의 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흐름들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헐!’ 요즈음 아이들이 쓰는 신조어가 절로 나온다. 2013년 1월 27일 730쇄. 2012년 1월 27일 1 쇄를 한 지 꼭 1년 만에 730 쇄를 찍었다. 하루에 2 쇄씩 찍었다는 말이다. 속물이라 어쩔 수 없는 것. - 내 머리 속의 계산기가 재빨리 돌아 가고 있다. 1 쇄에 1 천 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와 한미동맹 file

    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지난 9월 24일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문제를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이틀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재차 방위비 문제를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와 한미동맹
  • 결혼 20주년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결혼 20주년 기념일이다. 10주년 때에도 나는 아내와 함께 있지 않았다. 당시 나는 미국에 먼저 왔다.   그동안 결혼 기념일을 따로 챙긴 적은 없다. 20년전 나는 결혼 생활이 내 삶을 바꿔 놓을 것을 예상하고 불안했다. 실제로 그랬다. ...

    결혼 20주년
  • 내조국 한반도를 전쟁청정지대로!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미국 와서 처음으로 거리 시위에 참석 했던 것이 미 해군 폭격장 폐쇄를 위한 데모 였습니다.   프에르토리코에 비에케스(Vieques)라는 아름다운 섬이 있는데 그곳을 미 해군이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하면서 사람과 자연을 파괴하고 있었...

    내조국 한반도를 전쟁청정지대로!
  • 금리, 지금이 바닥인가

      1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한때 4% 아래로 떨어졌다. 4% 이하의 금리는 지난 7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최저 수준이다.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기지 금리가 7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택매매도 활기를 찾을 ...

    금리, 지금이 바닥인가
  • 진실이 성공이다 file

    [이민생활이야기] 형편 없던 매상이 3배나 오른 이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이순옥 = 오랫동안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어도 아침마다 알람시계와 씨름을 한다   "일어나~ 일어나~ 안 일어나면 곤란하니까 응~"   '말하는 밥통'에 '말하는 시계' 핸드폰 알...

    진실이 성공이다
  • 천대받는 이들이 사람대접 받는 교회 file

    [종교칼럼] 권력이 된 교회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전도사로 일하던 교회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입니다. 주일이면 찾아오는 걸인분들이 있었습니다. 교회에서는 그런 분들에게 오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주었습니다. 그 사...

    천대받는 이들이 사람대접 받는 교회
  • “러시아 韓위해 제무덤 팠다” 러 경제학자 file

    LNG수송선 한국 주문 비판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러시아 가스기업 노바텍이 LNG 수송선을 한국 조선소에 주문한 것과 관련, 러시아 언론의 부정적 기사가 잇따르고 있다.   일간 모스콥스키콤소몰레츠는12일 니키타 크리쳅스키 경제학자의 ‘근무 태만과 국...

    “러시아 韓위해 제무덤 팠다” 러 경제학자
  • 이해찬의 ‘20년 집권론’ file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갈 길은 먼데 해는 벌써 서산에 지고 있다   조선 후기의 중흥기를 이끈 개혁 군주로 높이 평가받는 정조가 1800년 8월 승하(昇遐)한 후부터 지금까지 218년 중 수구 봉건 세력이 조선을 다스렸고, 36년 ...

    이해찬의 ‘20년 집권론’
  • ‘Givealittle’, 10년간 기부금 1억불 달성

      지난 12월 5일, 국내 언론들과 인터넷을 통해 뜻깊은 소식이 전해졌다. 내용은 뉴질랜드인들의 기부금(crowd funding) 사이트인 ‘기브어리틀(Givealittle)’이 창설 1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   현대 사회의 무한하고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개인들의 삶 역시 갈수록 각박...

    ‘Givealittle’, 10년간 기부금 1억불 달성
  • 트럭은 달팽이 집이다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새 배달약속이 잡혔다. 내일 오후 4시 15분이다. 그때까지는 꼼짝없이 이 대기주차장에서 기다려야 한다.   어제 최선을 다했다 생각했는데, 오늘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른 방법이 있었다. 어제 배달을 마치고 새벽 5시까지 주변 트럭...

    트럭은 달팽이 집이다
  •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한국 file

      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체결을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지난 16일부터 서울에서 열렸으나 2차례에 걸친 협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결렬됐다. 미국 측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 요구를 한국 정부가 수용...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한국
  • ‘회개않는 스크루지’ 국가보안법 file

    ‘2020년 총선에서 회개시킵시다!’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촬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내용은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겠지만, 핵심은 스크루지(Scrooge)가 유령을 통해 자신의 삶, 자신이 어떻...

    ‘회개않는 스크루지’ 국가보안법
  • 사람의 인자(因子)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이 사람은 이렇고 저 사람은 저런가, 어떻게 틀린가, 사람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인가 궁금하시죠?    그러나 인간의 창조 목적이 ‘진화’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 진화할 수 있는 여지를 각각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정. 신.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