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d551a90cd52ca94d43c189c63fe006c2_1453315173_8_600x338.jpg

“12살짜리 어린이가 어떤 의료행위에 내포된 혜택, 위험, 최종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8살짜리는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그러면 16살짜리는요? 어떤 환자는 이해 가능하겠지만, 전부는 아니겠지요.” (트레버 데만 박사​) ​

 

연방정부가 의사조력자살(doctor-assisted suicide)에 대한 입법화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앨버타 의사들 간에는 청소년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이 점입가경이다. 앨버타주 의료서비스 관련 규제기관인 앨버타주의사협회(CPSA)는 시한부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생명을 끊을 권리를 행사하는데 연령제한을 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이후 협회 내 회원들의 수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사협회는 환자가 의료서비스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능력에 있어 환자의 연령은 큰 연관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대신에 안락사를 요구하는 환자에 대해 그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았는지, 외부적 압박이 작용했는지,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지 등의 요인들을 따지는 것은 담당 의사의 몫이란 입장이다. 

 

의사협회 트레버 데만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12살짜리 어린이가 어떤 의료행위에 내포된 혜택, 위험, 최종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8살짜리는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그러면 16살짜리는요? 어떤 환자는 이해 가능하겠지만, 전부는 아니겠지요.” 

 

의사협회의 이런 입장은 전문가 자문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협회에 소속된 의사들 내부적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캘거리의과대학 경감치료학과(palliative medicine) 제시카 사이몬 박사는 미성년자들에게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감을 피력했다. 그녀는 캐나다대법원이 의사조력자살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크게 변화되었다”며 우려를 금치 못했다. 이어 그녀는 “이 문제는 캐나다 국민들이 직면한 전혀 새로운 도전이다. 따라서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안락사를 전체 성인들은 물론, 특히 미성년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사이몬 박사는 자신의 경험에서 깨달은 바라며, 시한부 환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런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의료행위나 가족을 통한 도움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생명과 고통의 의미를 붙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한 방법으로 생명을 끊는 길을 선택하는 대신에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고통의 경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연방정부는 수개월 이내로 의사조력자살과 관련한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고, 법률이 적용되는 연령의 한계를 명확히 정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자유당 정부의 법률 제정 시한을 연장한 바, 적어도 올 6월까지는 의사조력자살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앨버타보건부 사라 호프만 장관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그 테두리 안에서 앨버타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쪽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여기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연령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협의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대법원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성인(competent adults)들이 고통스럽고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을 경우 의사조력자살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으나, “성인”의 범주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이를 놓고 앨버타주의사협회는 “자신의 의료적 결정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미성년자는 의료치료에 동의할 수 있는 능력면에서 성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그외 관련 법규에서는 “성숙한 미성년자(mature minors)”를 규정하는 연령 기준이 빠져있다. 다만 의사협회가 작년에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일반적으로 법원은 대략 16세를 성숙함(maturity)에 진입하는 경계로 인정하고 있으며, 14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성숙함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사진: 캘거리헤럴드)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77 캐나다 BC주, 대마초 합법화 논의 본격화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2.
376 캐나다 킨더 모르간 공청회 시작, 반대 주민들 시위도 재개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2.
375 캐나다 버크 마운틴, 주택 위에 나무 쓰러져 지붕 파손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2.
374 캐나다 캐나다 중앙은행, 여러 억측에도 불구하고 금리동결 밴쿠버중앙일.. 16.01.22.
373 캐나다 '초대받지 못한 남자' 캐나다, 반 IS 전선에서 제외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2.
372 캐나다 앨버타 정부 고위직 공무원, “향후 2년간 임금 동결된다” file 앨버타위클리 16.01.21.
371 캐나다 에드먼턴 다운타운, “번화가 상업활동 활성화 시범 프로젝트” file 앨버타위클리 16.01.21.
370 캐나다 월터대일브릿지,” 950톤 대형 아치의 위용” file 앨버타위클리 16.01.21.
» 캐나다 앨버타주의사협회, “청소년 안락사 연령 기준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 file 앨버타위클리 16.01.21.
368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마지막 탄광, 무기한 영업 중단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1.
367 캐나다 밴쿠버 출신 트렘블레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아역상 수상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1.
366 캐나다 다인아웃 밴쿠버 개막, 외국 셰프들도 밴쿠버 방문 file 밴쿠버중앙일.. 16.01.21.
365 캐나다 주정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 file CN드림 16.01.19.
364 캐나다 그랜드프래리 도서관, “익명의 기부자 공개…. 그의 이름 딴 기념관 개관” file 앨버타위클리 16.01.19.
363 미국 텍사스 교수들, “수업에 총은 필요없다” KoreaTimesTexas 16.01.19.
362 미국 교회 헌금 노리는 ‘3인조 도둑 ’출몰 … 한인교회 주의 필요 KoreaTimesTexas 16.01.19.
361 미국 어린이 환자 앞에서 변태짓 의사 ‘체포’ KoreaTimesTexas 16.01.19.
360 미국 지카 바이러스, 텍사스에서 올해 첫 환자 발생 KoreaTimesTexas 16.01.19.
359 미국 ‘부자병 아들’ 도주 도운 엄마, 또 돈으로 풀려나 KoreaTimesTexas 16.01.19.
358 미국 플로리다 재산 상속 어떻게 이루어지나? 코리아위클리.. 1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