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우수프로그램 문화원 순회사업’의 일환으로 지원되고 있는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가 지난 2월 12일 인도네시아 공연을 마치고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방콕의 쭐라롱컨 대학교내 ‘Sodsai Pantoomkomol Centre for Dramatic Arts’극장에서 주태국한국문화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그리고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는 소식이다.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는 한국의 문화 예술 및 콘텐츠에 대한 해외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지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본 기획안에 따르면 한류 확산의 주요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각국의 해외 한국문화원과 문화홍보관을 중심으로 현지 특성에 맞는 공연 및 전시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순회 공연/전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우리의 전통문화유산 ‘곡두’(또는 꼭두)가 인도에서 전시회를 가진바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우리의 옻칠회화가 전시된바 있다.
이번에 태국 방콕을 찾은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팀은 예술무대 ‘산’과 공연창작집단 ‘뛰다’팀으로 이들은 각각 15일과 16일 이틀간 ‘달래이야기’ 그리고 18일과 19일 이틀간 ‘하륵이야기’라는 제목의 창작 인형극을 선 보인바 있다.

Arts-8578예술무대 ‘산’달래이야기

‘달래이야기’는 전쟁을 겪는 한 가족의 슬픈 이야기로, 홀로 남겨진 어린 달래의 눈으로 그리는 동화같은 판타지 이야기이다.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근원적 가치에 대한 보편적이고도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는 ‘달래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섬세한 인형 달래에 놀라고, 한국의 서정을 고스란히 담은 담백한 무대와 동작 하나하나와 세밀하게 호흡하는 한국과 서양의 음색을 골고루 담아낸 음악을 마주한다. 예술무대 ‘산’은 인형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과 인형극적 문법을 발견해 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전문 예술단체로 다양한 매체와 장르간 예술적 교류와 실험으로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무대와 공연을 선보이는 극단이다.

Arts-8593Dallae’s Story(달래 이야기)

시골의 어느 한적한 농부의 집, 남자와 여자는 평화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신혼부부에게 새로운 식구가 탄생한다. ‘달래’, 평화로운 사계절이 지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삶과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평화롭던 마을에 찾아오는 불길한 그림자... 전쟁이 터지며 불쌍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는 운명을 맞이한다. 아빠는 전쟁통에 인민군에 강제로 끌려가고 그리고 원치 않는 살인을 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잃은 엄마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혼자 외톨이가 된 여자 아이 ‘달래’는 배고픔과 외로움에 지쳐 깊은 잠에 빠져든다...
대사가 없는 인형극 ‘달래이야기’는 그러나 말이 전해주는 그 어떤 감정 보다 훨씬 더 쉽게 관객들 속으로 스며들어간다. 관객들은 마치 살아있는 아이의 몸 동작처럼 움직이는 인형에 감정이 이입되어 아이의 행복과 환상 그리고 슬픔을 함께 느낀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이르러 어느덧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죽음 그리고 이를 모르고 하염없이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지친 몸을 지탱하는 ‘달래’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Arts-8599“예술무대 ‘산’의 달래이야기는 2009년 스페인 TITIRIJAI 축제에 공식 초청되어 15개국 22개 단체 참가작품 중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최고작품상을 수상하여 스페인 관객과 세계의 인형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또 2012년 제 21회 세계유니마 총회에서 45개국 65개 단체 중 베스트플레이를 수상하여 세계에 한국의 우수한 공연예술을 선 보인 바 있다.”

Arts-8664공연창작집단 ‘뛰다’하륵이야기

‘하륵이야기’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전통의 ‘오래된 것들’을 작품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 악기와 소품, 인형들은 재활용 쓰레기나 버려진 생활용품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연극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가족의 재발견’과 ‘사랑의 재발견’이다. 하륵의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 시린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관객들은 오늘날을 함께 살아가는 자신의 가족들과 세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륵이야기’가 풀어내는 연극적 상상력 속에서 지금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족과 세상을 향한 사랑의 상상력을 되살려 보고자 한다.
공연창작집단 ‘뛰다’는 예술가들의 유기적인 공동체로서 창작과 공연 그리고 교육활동을 통해 이 땅에 예술의 밭을 일구는 문화예술집단이다. 2001년 ‘열린연극’, ‘자연친화적인 연극’, ‘움직이는 연극’의 세가지 이념을 바탕으로 창단하였으며 배우의 몸과 소리에 대한 탐구, 광대 및 오브제 연기에 대한 연구,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연극 형식에 대한 실험을 계속 해 왔다.

Arts-8616Cover-8615The Tale of Haruk(하륵의 이야기)

5명의 광대들로 시작되는 ‘하륵의 이야기’는 버려진 폐품들을 이용한 무대 음악 악기로 자연친화적인 연극을 지향한다. 북청사자놀음, 인형극 등 우리 전통 양식을 이용한 창작극이다. 항상 똑같은 신문을 읽고, 항상 똑같은 뜨개질을 하며 무료한 삶을 살고있는 부부에게 어느날 신이 선물을 하사한다. 바로 이들이 꿈에도 그리워 하던 자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령은 단 한가지를 당부한다. 태어난 아이 ‘하륵’에게 다른 어떤 것도 먹이지 말고 단 한가지, 새벽에 딴 이슬만을 먹일 것을 약속받는다.
Arts-8668자신 보다 더 소중한 아이가 되어 커가는 하륵은 어느날 매일 매일 똑같은 이슬에 싫증을 느끼고 노부부가 먹는 ‘밥’을 달라고 떼를 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듯이, 하륵의 간절한 눈빛에 넘어간 노부부는 하륵에게 금기된 ‘쌀밥’을 먹이게 된다. 이후 하륵은 무엇을 먹어도 항상 허기를 느끼는 식귀로 변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삼킨 하륵은 세상 보다도 더 커져버리고 이제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진 하륵은 죽음과도 같은 허기를 느끼며 동시에 외로움에 사무친다. 먹을 것이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자 노부부는 자신들의 몸을 하륵에게 먹이로 던져준다...
Arts-8666자식의 배고픔을 위해 자신의 몸도 기꺼이 내어주는 부모의 마음, 그 숭고한 사랑은 그러나 그렇게 비극적이지만은 않다. 연출가 배요섭은 자신의 글에서 “결핍은 소망을 낳고, 오래된 소망이 이루어지면서 약속이 맺어지고, 약속은 깨지고, 깨진 약속은 욕망을 낳고, 욕망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 커다란 재앙으로 번져갈 때 숭고한 사랑이 모든 것을 잠재운다. 작은 사랑의 몸집 하나로 혼돈은 숨을 죽이고 평화가 찾아온다. 이 심오한 의미의 끈들이 이야기를 따라 하나로 엮어진다.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를 엮어내는 솜씨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팀의 인형극 두편을 보며 필자는 어느새 이렇게 진화하고 성장한 한국 공연팀의 실력에 감탄의 탄성을 지르게 된다. 모르는 사이에 한국의 연출과 공연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해 온 것이다. 이번 공연을 지켜보며 각각의 공연팀이 고작 이틀 동안 단 두번씩의 공연만을 하였다는 것에 엄청난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공연장을 찾은 대다수 태국 관객들도 마찬가지의 마음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들은 한결같이 너무나 훌륭한 작품들을 감상하게 되어 행복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이번 공연을 함께 감상했던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들이 다시금 방콕을 찾아 주기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라 믿는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전부 무료로 진행되었다.
태국 교민잡지
 
http://kyominthai.com/article/2016/03/10/traveling-korean-arts-family-in-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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