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연방 지침에 위배, 청소년 자살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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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보건부가 20일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장애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권고안을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성소수자들과 가족, 지지자들의 '프라이드' 행진. <코리아위클리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 보건부는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장애(Gender disphoria, 젠더 디스포리아)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권고안을 20일 발표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는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적 성(gender)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 성별에서 다른 성별로 전환하기 위해 의료 지원을 원하는 일부 트랜스젠더는 성전환자로 인식된다.

성장애는 개인의 성별 정체성이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이다. 결국 주정부의 권고안은 성장애를 인정하지도, 치료에 도움도 주지 말라는 것으로 법적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주정부 지침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별 확인 의료 서비스는 물론 성정체성 확보를 위한 호르몬 치료 또는 사춘기 차단제의 처방에 대한 금지를 권고한다.

크리스티나 푸쇼 주지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지침은 주정부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권고안’을 내놓은 것이다”라면서 드샌티스 주지사도 지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단 주정부가 공식 권고안을 내놓았으나 병원측의 자율성도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드샌티스 행정부가 트랜스젠더 개인에 대한 논쟁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드샌티스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여성과 여학교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그는 지난달 NCAA 500야드 여자 자유형에서 트랜스젠더인 리아 토마스가 우승하자, 이를부당하다며 준우승자가 우승자라고 주장했다.

"호르몬 치료제, 조숙 청소년에 제한 사용… 정부 개입 부당"

주정부의 이번 지침은 세계 트랜스젠더 건강전문협회(WPAT)가 발표한 성 이상증 치료에 대한 지침을 따르는 미국의학협회(AMA),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정신과학회(APA) 등 주요 의료기관의 권고와 배치되어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문제국(OPA)이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호르몬 치료와 같은 성별을 확인을 위한 의료 서비스가 트랜스젠더와 비이성 아동(non-binary children)과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퀄리티 플로리다(Equality Florida)는 성명에서 드샌티스 행정부가 ‘정치적 선전’을 하고 있으며, 이번 지침은 "생명을 살리고, 의학적으로 필요한 치료를 비난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한 건강 관리에 관해서는 부모가 아닌 정부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꼬집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성 정체성 프로그램 책임자인 알렉스 쿠로글리안 박사는 “호르몬 차단제는 사춘기가 될 때까지 처방되지 않으며, 어린 아이들은 의학적 개입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호르몬 치료제를 정부가 개입하여 사전에 금지하는 것은 잘못된 취지라는 뜻이다.

쿠로글리안 박사는 일부 어린이들이 성별을 확인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고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다르게 인식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운동가, "성장애 치료에 장벽 쳐지면 자살 증가"

탬파베이 트랜스젠더 운동가 루카스 웨일은 “플로리다의 이번 지침으로 의료 전문가들이 트랜스젠더 아동들을 치료하는데 경계심을 갖게 될 것이다”라며 "주정부는 트랜스젠더들을 지우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춘기 청소년들을 위한 호르몬 차단제 는 생명을 구하고 삶을 바꾸는 서비스다"라면서 “아이들이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별의 일치를 위한 치료에 장벽이 쳐지면 자살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플로리다대학(UF) 청소년 성 프로그램의 직원이자 소아 내분비학 부교수인 브리트니 브루게만 박사는 이 지침이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을 돌보는 데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권고안은 연방정부 지침과 정면으로 모순되기 때문에 많은 우리 가족과 환자들에게 혼란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호르몬 치료와 관련하여 “의료 전문가, 정신건강 전문가, 부모, 아이와 함께 결정을 내린다"라고 상기시키고 “위험은 철저히 설명되며, 십대들이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그들은 동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외에도 몇몇 주들에서도 트랜스젠더 아동의 성별을 확인하는 의료 서비스를 금하는 다른 주들도 있다.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트랜스젠더 어린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들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앨라배마주 취약 아동 보호법은 의사들이 사춘기 차단제 또는 호르몬 치료와 같은 성별을 확인하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중죄로 규정하고 있다. 5월 8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을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만5000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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