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메인.jpg

호주에 오래 거주한 이들이라 해도 이 넓은 땅덩어리 구석구석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한 여행 작가가 많은 외국인 호주 여행자를 통해 이 부분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하버브릿지 양 끝에 파일런을 세운 것은 이유가 있다?

 

호주인라고 하면 대개는 호주에 관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곳에 오래 거주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넓은 땅 덩어리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호주를 찾은 외국 여행자 입장에서는 현지인의 호주 관련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현지인이 전하는 호주 관련 이야기들 가운데는 엉터리 정보들도 수두룩하다. 호주에서 살아오면서도 호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의미다.

본지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는 호주 여행 작가 중 벤 그라운드워터(Ben Groundwater)씨는, 호주 각 지역은 물론 전 세계 백패커 여행을 통해 흥미 있는 여행기를 전해주는 사람이다. 호주를 기반으로 가장 활발하게 여행 관련 글을 기고하는 사람 중 하나로, 지난 12년간 80개 국가를 여행하면서 각 유명 여행지의 좋고 나쁜 점, 지저분한(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면모를 나름의 독특한 글쓰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2014년과 15년 연속 ‘올해의 여행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그가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 여행 섹션을 통해 호주인들이 호주에 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11가지를 선정, 눈길을 끌었다.

 

■ 울룰루는 앨리스 스프링스 근처에 있다?

호주 1.jpg

호주의 넓은 면적 측면에서 보면 두 곳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도 상에서 보면 특히 그러하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호주인들은 울룰루(Uluru)가 중부 내륙 도시인 앨리스 스피링스(Alice Springs)에서 그야말로 돌을 던져 닿을 수 있을 만큼(within stone's throw) 인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두 곳은 무려 463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가면 거의 6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거리이다. 시드니를 기준으로 본다면 북서부 내륙인 더보(Dubbo), 또는 시드니와 멜번(Melbourne)의 중간쯤인 와가와가(Wagga Wagga)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 호주 원주민 언어(토착어)는 하나다?

호주 2.jpg

이 땅에서 5만년 이상 살아온 호주 원주민(Aborigine)들 가운데 200여 부족이 있으며, 각 부족별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 왔다. 전문가들은 150개 이상의 원주민 언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부족 언어는 ‘티위’(Tiwi), ‘피짠짜짜라’(Pitjantjatjara)이다.

 

 

■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호주 3.jpg

하나의 국가이자 대륙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것은 호주의 국가 정체성으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정의에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즉 호주를 하나의 대륙으로 분류하게 된다면 섬으로써 고려하지 말아야 하며, 가장 큰 섬 국가라고 한다면 대륙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륙으로 불린다면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태평양 제도 국가들 역시 호주의 일부가 된다는 점에서이다.

 

 

 

■ 호주는 정말로 위험하지 않다?

호주 4.jpg

우선 이에 대한 답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거주하는 해안 지역의 경우 여행자에게 위해가 되는 대상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생명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 동물들이 있음을, 그것도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만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뱀과 독거미, 유명 비치에 출몰하는 상어 등이 그것이다. 심지어 아웃백에서는 개미에 물려 사망한 사례도 있다. 해변 물놀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상어이다. 서핑 등을 즐기다 상어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 이들은 호주 지역민들만이 아니라 여행자들도 종종 있다. 호주보다 상어의 위험을 더 많은 국가는 미국뿐이다. 게다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거미 가운데 가장 치명적 독을 가진 10종의 거미 중 3종이 서식한다. 10종의 가장 위험한 독을 가진 10 가운데 5종이 있다(이 중 inland taipan이라는 뱀은 가장 맹독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호주 고유종으로 귀여운 모습의 오리너구리(platypus)는 다리의 숨겨진 돌기를 통해 상대에게 아주 위험한 독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 호주는 5~6개의 와인 지역이 있다?

호주 5.jpg

대부분이 호주인들은 일부 세계 최고 등급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의 와인산업을 당당하게 자랑한다. 그리고 유명 호주 와인산지로 바로사 밸리(Barossa, 남부 호주 주), 야라 밸리(Yarra Valley, 빅토리아 주),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서부 호주 주) 등 5~6곳을 거론하게 된다. 이 지역들이 와인산지로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호주의 유명 와인산지는 사실, 60개 이상에 달한다.

 

 

 

■ 콴타스 항공은 추락한 적이 없다?

호주 6.jpg

영화 <레인 맨(Rain Man)>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대사 중에 ‘콴타스 항공은 추락한 적이 없다는데, 그것이 사실인가?’(so it has to be true, right? Qantas has never crashed)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호주 국적 콴타스 항공(Qantas Airways Limited)의 이 결점 없는 안전성은 호주의 국가적 자부심이자 호주 항공업의 특징이 되어 왔다. 물론 호프만의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콴타스 항공은 1927년부터 1951년 사이 10차례나 추락한 적이 있으며, 총 80명의 사망자를 냈다. 다만 10회의 추락사고 중 일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이 항공사가 개입하면서 전투 과정의 일부로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이며, 이후 현재까지 65년간 항공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승객은 하나도 없다.

 

 

■ 시드니 하버브릿지 돌 기둥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호주 7.jpg

시드니 하버브릿지(Sydney Harbour Bridge)는 시드니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로 시드니 하버를 빠르게 연결하는 가장 핵심적인 다리이기도 하다. 10여년의 공사 끝에 1932년 3월19일 공식 개통한 이 다리는 록스(Rocks)의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에서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밀슨스 포인트(Milsons Point) 북쪽 끝까지 약 2.4킬로미터 길이에 달한다.

거대한 철제 아치를 연결해 만들어진 이 다리 양쪽 끝에는 무려 70미터 이상 높이의 석주(stone columns)가 있다. 이 파일런(pylon), 즉 대리석 돌 기둥이 다리의 양 끝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거대 석탑과도 같은 이 파일런은 사실 교각 건축적 측면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 간단하게 말해 장식이라는얘기다. 그렇다면 왜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투입(250여명의 석공이 동원되었으며, 시드니 남쪽 300킬로미터 지점에서 돌을 다듬어 운반해 왔다)해 이 파일런을 만들었을까. 이는 하버 브릿지 다리 건설을 확정한 1920년대, 당시 사람들은 엄청난 규모의 철 구조물을 무엇으로 교정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 결국 당시 다리 건설 총 책임자로 지명된 ‘Sydney Harbour Bridge and Metropolitan Railway Construction’ 수석 엔지니어 존 브래드필드(John Bradfield)는 당시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 파일런을 설계에 포함시켰다.

 

 

■ 호주는 여행 경비가 저렴한 국가이다?

호주 8.jpg

“이봐, 친구들, 호주로 여행을 오라고. 여기, 정말 모든 게 저렴하거든...”

만약 호주에 거주하는 이라면, 호주 물가를 착각하여 해외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호주인들의 평균 소득(weekly wage)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실상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다섯 개 국가 중 하나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자료에 다르면 여행자 입장에서 호주는 프랑스, 영국, 스위스에 이어 네 번째로 여행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국가이다.

 

 

■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도로를 갖고 있다?

호주 9.jpg

이는 호주인들이 해외 여행객들에게 내세우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는 사실이다. 아니 사실이었다. 에어 하이웨이(Eyre Highway)는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에서 남부 호주(South Australia)로 이어지는 1,660킬로미터 길이의 하이웨이로, 거대한 넓이의 눌라보 평원(Nullarbor Plain)을 관통하는데, 바로 이 평원 위에 146.6킬로미터 도로가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 아쉬운 뉴스는, 이제 이 자랑거리가 과거형이라는 것. 사우디 아라비아의 하라드(Haradh)에서 아랍 에미리트(UAE) 국경지대까지 이어지는 Highway 10 상에 코너가 없는 260킬러미터 길이의 도로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 호주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술꾼들이다?

호주 10.jpg

자부심이 되었든 아니면 수치심이든, 국가적 특징 중 하나는 호주인들이 전 세계 최고의 술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sation)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1인당 알코올 소비는 전 세계 국가 중 19번째이다. 포르투갈, 러시아, 한국인들보다 덜 마시는 것이다.

 

 

■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지붕은 완벽한 구(球) 모양을 이룬다?

호주 11.jpg

시드니 오피라 하우스 지붕은 시드니 하버에 더 있는 요트의 하얀 돛을 연상케 한다. 일반적으로 이 지붕을 하나하나 조립하면 완벽하게 둥근 모양이 될 것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돛의 모양은 단일 구체의 평면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각 조각은 퍼즐 맞추기의 조각이 될 수 없다. 단지 오페라 하우스 지붕은 건축상 멋진 일부일 뿐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호주 1.jpg (File Size:69.3KB/Download:52)
  2. 호주 2.jpg (File Size:113.0KB/Download:51)
  3. 호주 3.jpg (File Size:31.1KB/Download:55)
  4. 호주 4.jpg (File Size:114.2KB/Download:51)
  5. 호주 5.jpg (File Size:73.6KB/Download:55)
  6. 호주 6.jpg (File Size:74.6KB/Download:52)
  7. 호주 7.jpg (File Size:64.6KB/Download:55)
  8. 호주 8.jpg (File Size:59.9KB/Download:54)
  9. 호주 9.jpg (File Size:64.5KB/Download:63)
  10. 호주 10.jpg (File Size:70.0KB/Download:53)
  11. 호주 11.jpg (File Size:53.6KB/Download:59)
  12. 호주 메인.jpg (File Size:65.1KB/Download:5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851 호주 지방대학들, 연방정부의 HECS 상환 제안 ‘찬성’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50 호주 17년 이래 인플레 최저 수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9 호주 12월부터 ‘P’ 면허증 소지자 운전 규정 강화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8 호주 미국 노선 호주 항공사들, ‘좌석 업그레이드’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7 호주 80년 역사 목조 에스컬레이터, 사라지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6 호주 ‘미니루스’, 5개국 청소년 여자축구교실 개최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5 호주 치솟는 주택가격... 시드니 아파트도 ‘100만 달러’ 시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4 호주 도심 인근 주택 ‘프리미엄’, 낙찰가 강세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3 호주 NSW 주립미술관 ‘2016 아치볼드’ 전시회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8.
842 호주 10 weirdest outback experiences in Australia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41 호주 말콤 턴불 수상, 연립 내각 일부 개편 단행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40 호주 “일반의 진료비 개인 납부, 다시 고려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9 호주 NSW 교육부, HSC 시험서 ‘수리’ 시험 의무화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8 호주 “고층만이 해결 방안...”, 시드니 도심 개발 붐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7 호주 러드, ‘UN 사무총장 후보’ 호주 정부 지원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6 호주 ‘배리 험프리스의 초상’, 올해 아치볼드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5 호주 호주 성인 절반, ‘내집 마련’ 기회 더욱 멀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4 호주 시드니 시티 카운슬, 차기 시장은 누구?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3 호주 알렉산드리아 창고, 잠정가보다 100만 달러 치솟아 file 호주한국신문 16.07.21.
832 호주 NSW 주 정부, 그레이하운드 경주 ‘금지’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31 호주 올 연방 선거, 20년 만에 여성의원 수 ‘최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30 호주 사망-중상자 기준, 호주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군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9 호주 케빈 러드의 UN 사무총장 꿈, 난항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8 호주 거대 기업들의 개인 신원확인, 과연 적절한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7 호주 록스 인근 밀러스 포인트, ‘Airbnb’ 숙소로 급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6 호주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불만 많았던 광고는...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5 호주 Southern Ocean Lodge, 전 세계 Top 4위 호텔에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4 호주 호주 원주민 기혼 여성, 사망 위험 매우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3 호주 ‘크라운그룹’, 또 하나의 유명 건축 부문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2 호주 파라마타 초고층 빌딩, 고도제한으로 개발 어려울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1 호주 NSW 주, 43년 만에 ‘스트라타 법’ 개정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20 호주 포커머신 세금 감면 누적액, 135억 달러에 달해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819 호주 더블 베이 주택, 잠정가보다 100만 달러 상승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16.07.19.
» 호주 11 things Australians get wrong about Australia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7 호주 Federal Election 2016- 연립, 76석 확보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6 호주 Federal Election 2016- 턴불, 책임 감수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5 호주 Federal Election 2016- 의석 확대, 노동당 전략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4 호주 Federal Election 2016- 새 역사 쓴 린다 버니 의원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3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성장, “아직 절정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2 호주 가정폭력 피해자, 임대주택 계약 조기해약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1 호주 엽산-요오드 첨가 빵, 건강 혜택 가져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10 호주 봅 카, 전 주 수상, ‘아이스 흡입실’ 시험적용 지지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09 호주 NSW 주 정부의 ‘여성보호소 운영’, 부실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08 호주 시드니-NSW 예술대학 합병에 학생들 반발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07 호주 NSW 주 대중교통, 종이승차권 사라진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06 호주 연방 선거일 불구, 시드니 경매 낙찰률 73.5%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6.07.07.
805 호주 Australia's most bizarre laws that make no sense file 호주한국신문 16.06.30.
804 호주 Federal Elaction 2016- 페어팩스 미디어 ‘YourVote’ 조사 file 호주한국신문 16.06.30.
803 호주 Federal Elaction 2016- 의료 민영화 문제 file 호주한국신문 16.06.30.
802 호주 연방 이민부 내부 부정 내부 고발... 거센 후폭풍 file 호주한국신문 1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