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속도로변 방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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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한국을 떠나서 최소한 20 여 년 후에 귀국을 해 보시면 눈부시게 발전한 경제적 발전상에 감명을 받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고속도로는 미국의 프리웨이와 비등하고 도로를 메운 자동차의 행렬이나 높이 솟은 고층 건물들은 선진국의 어느 도시에 비교를 해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여러 달 동안 많은 곳을 다녀 보았습니다. 어떤 시골에 가 보아도 옛날 우리가 자랄 때 익숙한 시골은 우리의 기억에만 남았을 뿐 현실에서는 없어졌습니다.

초가지붕은 민속촌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뿐 농가에서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우리가 자랄 때 보았던 읍사무소의 소재지에 가보아도 높이 솟은 아파트가 줄을 잇고 있으며 현대식 전자 제품의 연쇄점들도 버스 터미널도 면 단위에까지 최신식 면모를 갖추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공중 전화는 오히려 미국보다 더 편리하게 보급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외향적으로 갖춘 선진국의 면모를 흐리게 하는 후진성 공민의식이 자주 제 얼굴을 붉히게 하였습니다. 저는 대부분이 외국인인 선교사들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을 해주는 사람이나 동승자가 외국일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모든 면이 외국인들에게 좋게 보여 그들로부터 칭찬이나 감탄의 소리를 들을 때는 어깨가 으쓱 해지지만 같은 동포인 저 까지도 얼굴을 붉히게 하는 사례를 접할 때마다 동행하는 외국인들이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한번은 서울에서 대전으로 오는 고속도로에서 그런 수치스러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고속버스가 길가에 멈추고 20여명의 남자 승객들이 일렬로 노변에 서서 방뇨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고속도로 체제는 약 한시간 간격으로 편리한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곳에는 깨끗한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 버스가 휴게소를 이용하지 않고 고속도로의 노변을 이용했어야 했는지도 의문이었거니와 왜 한결같이 남자들만 길가에서 방뇨를 했어야 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도 도로 가에서 차를 세워놓고 방뇨를 하는 사람들을 매일처럼 몇 명씩 목격을 하게 되는데 조금만 걸으면 숲도 있고 가려주는 잡초도 있건만 썩 자랑스럽지 못한 장면을 왜 지나가는 수많은 통행들의 눈에 비치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그레이 하운드 버스를 타보면 버스 안에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최고급인 우등 버스를 타도 차안에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버스회사도 이점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아직도 후진성을 벗지 못한 공중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에 김포공항에 내렸을 때 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장면이 있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승객을 태우는 곳에서 한 엄마가 어린아이의 방뇨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불과 일분도 안 되는 거리에 최신식 화장실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외국사람들이 많이 분비는 승강장에서 어린아이의 방뇨를 시켜야 하는지 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 엄마는 패션 모델 같은 옷을 입은 멋쟁이 엄마였기에 저의 실망은 더욱 컸습니다.

한편 저희 가족이 미국에서 살면서 차편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에는 느닷없이 화장실에 가야 할 아이들을 위해서 우윳병 등을 갖고 다녔던 기억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귀국 후에 새삼스럽게 놀란 경험이 또 하나 있습니다. 비행장이나 호텔 등의 고급 시설에서까지 화장실 청소는 아줌마들이 합니다. 그런데 신사용 화장실에 아무런 경고도 없이 이 청소부 아줌마들이 들어와서 용무를 보는 신사들이 있던 없던 청소를 합니다. 만일 숙녀용 화장실에 아저씨 청소부가 경고 없이 들어가서 청소를 하면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하고 생각을 하면서 공중 도덕 의의 이중성과 아직도 여성을 한층 낮은 시민으로 여기는 한국의 풍조가 썩 자랑스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터 드루커는“자본주의 후의 사회” 라는 책에서 말했습니다. “애국심이란 국가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마음이요 공민성은 국가를 위하여 삶을 바칠 마음이다. 애국심만으로는 국가가 위대해지지 못한다. 애국심과 공민성이 공존해야 국가가 위대해 진다.” 한국인들이 국내에 있던지 국외에 있던지 간에 귀담아 들어야 될 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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