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슬픈 백의민족의 현대사 그 자체" “주어진 삶을 100% 살아낸 이야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지난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코리아위클리>와 <오마이뉴스>, 그리고 재외언론인협회 홈페이지 등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8달러의 기적>(글 김명곤-구술 한도원, 북오션, 264쪽, 1만 5천원)이 책으로 엮여져 모습을 드러냈다.

<8달러의 기적>은 미국 최초로 경구 피임약 노개스티메이트를 발견·개발한 재미과학자 한도원(84) 박사의 일대기이다. 그의 삶은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이면서 귀중한 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 북녘에서 보낸 소년기, 혈혈단신 탈출해 남녘에서 보낸 청년기, 그리고 1955년 '8달러'로 시작한 미국 유학 생활 등에서 삶의 고비들을 극적으로 통과해온 그의 일생은 한 편의 잘 꾸며진 드라마 같다고 할 수 있다. <8달러의 기적>은 한도원 박사가 제공한 자료들과 구술을 토대로 <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가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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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달러의 기적> 겉표지(북오션, 264쪽, 15000원)
 

"드라마화 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 책"

책 표지 앞면에는 한도원 박사의 젊은 시절 사진과 더불어 책 소개 글이 나와 있다.

"한도원 박사의 스토리 '8달러의 기적'은 악착같이 노력하여 성공한 한 이민자의 삶에 대한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이야기에는 성실함을 넘어서 삶에 대한 진지함이 깊게 배어있다. 더하여, 제국시대에 태어나 '본토 아비 집을 떠나' 분단의 땅에서, 그리고 먼 이국땅에서 통과해온 삶의 무게가 그대로 담겨 있다."

뒷면에는 몽골 인문대학 교수 강외산 시인, 올랜도 거주 이승렬 전 MBC 드라마 감독, 전 뉴욕 주립대 의대 박병학 교수,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김상욱 교수, 모스크바 국립대학 김원일 정치학 박사의 추천서가 실려있다.

강외산 시인은 "가슴 저린 이야기 '8달러의 기적'을 읽으면서, 나는 첫 페이지에서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몇 번이나 속울음을 삼켜야 했다. 한 박사의 삶은 슬프디 슬픈 우리 백의민족의 현대사 그 자체", 드라마 질투, 파일럿 등의 연출자로 유명한 이승렬 감독은 "읽는 내내 드라마화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단숨에 읽어내렸다. 미니시리즈로 압축하기엔 너무 파란만장하고, 연속극으로 풀기엔 너무 치열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라고 적었다.

이어 박병학 교수는 "시대적 이슈를 풀어내기 위한 혼신의 힘을 다한 이야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100% 충실하게 살아낸 한 박사의 스토리가 젊은이들에게 큰 교훈 줄 것"이라고 적었다. 김상욱 교수는 "한도원이라는 인물의 개인사를 통해 우리 민족이 겪어온 고난과 글픔 그리고 염원을 오롯이 담아낸 책으로, 카자흐스탄 50만 고려인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적었다. 김원일 박사는 "한도원 박사의 드라마틱하고 숨가쁜 일생을 그린 <8달러의 기적>을 통해서 750만 동포들이 동포사회의 과제(남북화해)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지길 기대한다."라고 추천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서점 체인인 교보문고는 “이 책은 1947년 혼자 남한으로 내려와 온갖 고생 끝에 혈혈단신 미국으로 유학 가서 성공한 재미과학자 한도원 박사의 일대기이다. 8달러는 한도원 박사가 미국 땅에 첫발을 디뎠을 때 갖고 있던 전 재산이었으며, 그의 인생성공의 디딤돌이기도 했다.

이 일대기에는 해방 전후부터 6,25전쟁과, 휴전 후 재건되어 가는 우리나라의 모습, 분단으로 인한 가슴 아픈 가족사, 천신만고 끝에 미국유학을 떠나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현대사가 그대로 투영된다. 한 소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척박한 이국땅에서의 성공신화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라고 소개했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 배워야"

한국의 서점에서 <8달러의 기적>을 구입해 읽은 한 독자는 지난 1월 16일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me9star/220912103837)에 다음과 같은 독후감을 올렸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쉽게 나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한도원은 어릴 적 부유한 집안에서 남부럽지 않게 생활했으나 일제치하에서 남하하여 갖은 고생을 하였고, 경복고를 편입했지만 생활비와 학비가 모자라 밤늦게까지 찹쌀떡을 팔아야했다.

그러는 와중에 6.25 전쟁이 발발했고 미군에 잘 보인 덕에 소위 계급으로 생활을 하다가 결국 다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으나 대학등록금 앞에서 그 꿈은 좌절당해야만 했다. 그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국에 유학가기로 결심한다. (중략)

미국에서의 생활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결국에는 박사학위까지 받게 되는 데 혈혈단신으로 이루어낸 극적인 드라마같은 이야기라서 본 내용에 담아내기에는 쉽지 않고 책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중략)

나역시 미국을 다녀오면서 언젠가 미국으로 job을 얻어서 가겠다는 생각만 했었고 관련 비자를 어떻게 얻을까 하고 몇달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포기하고 말았는데, 그였더라면 결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도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배워나가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현재 올랜도 윈더미어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한도원 박사는 일제의 단발마적 제국주의 야욕이 기승을 부리던 1931년 11월 20일 평북 후창군 후창면 후창동에서 한성범 조완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한국전이 막 끝난 1955년 3월 도미, 미주리 주립대학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여 1960년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농기계학 학사, 63년 같은 대학 교배학 석사, 1967년 미주리 대학에서 내분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68년 미국의 세계적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오르소(Ortho)에서 준 과학자로 발을 디딘 후, 1970년 시니어 과학자, 1975년 연구팀 부장, 1987년 연구 디렉터에 이어 1993년 학자로서 최고 지위인 석좌 연구가 지위에 올랐다.

특히 한도원 박사는 1989년 12월 29일 동료 존 맥과이어 박사와 미국 최초로 노개스티메이트(norgestimate)라는 경구 피임약을 개발하여 미국 식약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한 박사 팀이 만들어낸 노개스티메이트는 미국이 20년 이상 동안 공들여 개발하려고 힘써왔던 분야로, 경구 피임약 개발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며 내분비학계 후학들에 의해 많은 연구결과를 도출해 냈다.

오르소 트리사이클린(Ortho TriCyclin)이라는 브랜드로 시판되기 시작한 한 박사의 경구 피임약은 이후로 가장 잘 팔리는 피임약이 되어 회사에 막대한 재정적 이익을 안겨 주었다. 오르소 트리사이클린은 지금도 제약사의 최대 판매 제품이다.

<8달러의 기적>은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등 10대 서점 체인을 포함한 전국 서점에 배포되어 '자기계발' 또는 '성공담' 부문 추천서적으로 올라있다.

올랜도 현지에서는 <코리아위클리>(407-415-0059), 우성식품(407-295-4077)과 삼성비디오(321-277-7614)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20달러. <코리아위클리>는 지난 2014년에 출판하여 한국의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름때 묻은 원숭이의 이민이야기>(송석춘 저, 코리아위클리 펴냄-네임북스 제작, 291쪽)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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