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페스트라이쉬 교수 "박근혜 탄핵돼도 끝 아냐, 새 도전 남아"

(뉴욕=코리아위클리) 현송 기자 = 위대한 촛불시위, 평화로운 시위, 한국은 민주주의 모범국가 이런 말에 취하지 말고 깨어나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번 사태를 맞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미래를 세워나가야 한다는 애정 어린 투고문이 일본 언론에 실렸다.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이자 경희대 교수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26일 일본 <허핑턴포스트>에 '촛불을 드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라는 제목의 일어 기고문을 실고 한국의 박근혜 탄핵사태와 촛불 시위 정국을 분석하고 한국의 청년들에게 미래를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hyunsong.jpg
▲페스트리이쉬 교수의 글을 실은 <허핑턴포스트> 일어판 1월 26일자.
 
이 글은 ▲ 반동으로 끝난 시민 혁명 ▲한국이 처한 상황 ▲기후 변화는 또 다른 위협 ▲손에 손잡고 행동하라! 등 네 부분으로 나누어 지난 4.19. 서울의 봄, 6월 항쟁 등 시민혁명이 실패로 끝난 역사적 사실과 현 한국이 처한 위협적인 상황, 기후 등 환경적 변화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청년들의 행동이 필요함을 절절하게 말하고 있어 울림을 주고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촛불시위가 감동적이었고 그러나 언론들은 평화로운 시위를 칭찬했고, 이제 한국은 민주주의 모범국가가 됐다고 추켜세우기까지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고, 비선실세 최순실이 감옥에 갇혔다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충고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특히 언론을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오마이 뉴스>나 <프레시안>과 같은 언론도 상당히 상업화되면서 붓끝이 무디어졌다고 말한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기사는 심층적인 분석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수입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패스트라이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를 보수정당, 민주당과 정의당을 진보정당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만, 정치인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 기고문은 한국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 미국의 무기사장과 동맹으로서의 한국이 처한 어려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열거하며 '부모세대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완전자유무역체제는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패스트라이쉬 교수는 특히 트럼프 정권은 한국에 보수 정권을 세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며 '혹시 여러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면 사드계획도 철회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맞서 한국을 미일 동맹으로 묶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패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 교육의 실패를 지적한 뒤 '여러분들에겐 한국과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문제들은 단순히 촛불집회를 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의 싸움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일단 숨을 고르십시오.'라고 충고했다.

그 방법으로는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공동체 건설 ▲대중매체의 관점에서 벗어나고 산업화와 소비주의의 낡은 이데올로기에서도 벗어나 유연한 사고를 할 것 ▲스스로 공부할 것. ▲진보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정치인의 말이라도 우선 의심해 볼 것.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 ▲'규칙을 지키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직장을 얻고 잘살게 될 것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거부할 것, 그것은 다 거짓말' 등을 제시했다.

패스트리아쉬 교수는 대통령이나 재벌회장님이 권위 또는 권위 있는 인물에 의탁하려 말고 정치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며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당신을 돕는 데 쓰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을 돕는 것이 자신의 권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즉시 발 벗고 나설 것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입니다.'라고 충고했다.

패스트리아쉬 교수는 '우리는 우리들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슈퍼맨을 뽑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슈퍼맨은 절대, 어떤 경우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라며 '끈질긴 풀뿌리 운동이 정치인을 움직이고, 세상을 발전시킵니다. "냉철하게, 조직화하라(don't get mad; organize!)" 이 말은 한국 젊은이에게 꼭 필요한 말일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촛불집회는 과거와는 달랐습니다.'고 권유했다.

패스트리아쉬 교수는 '부모세대들은, 계속적으로 정치권을 감시하지 않고, 안주하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들은 한국이 이미 선진국이 됐다고 착각하였던 것입니다.'라며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변화의 주인공이 되십시오. 용기를 가지십시오. 상상하고 확신하십시오. 더 나은 한국을 만들 수 있다는 상상과 확신을 멈추지 마십시오.'라고 글을 맺었다. (* 이 기사는 코리아위클리 제휴 <뉴스프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충격과 분노 남긴 트럼프 취임 첫 주

    [국제 경제 읽기] "‘트럼프 외교’, 트럼프 때문에 망한다" (코리아위클리=페어팩스)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트럼프 '외교'의 가장 무서운 적은 본인 자신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예상보다 훨씬 일찍 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최근 미국 언론의 다수가 대...

    충격과 분노 남긴 트럼프 취임 첫 주
  • 거짓뉴스의 습격 file

      거짓뉴스의 습격 [i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inewsnet.net     지난 한 주간 소셜미디어에는 불법 체류자를 적발하기 위해 외곽 고속도로나 일정한 장소에서 차량을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하는 체크 포인트가 전국적으로 설치된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소문이 걷잡을...

    거짓뉴스의 습격
  • 호주오픈에서 천불을 번 아들 file

    뉴스로=이계선 칼럼니스트   금년은 운수대통할것 같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열린 스포츠제전에서 내가 좋아하는 팀들과 선수가 줄줄이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2월 5일 휴스턴에서 열린 UFC 메인이벤트에서 코리안좀비 정찬성이 이겼다. 무덤에서 나온 송장(좀비)처럼 ...

    호주오픈에서 천불을 번 아들
  • '미친 세상' 읊은 시조시인 이호우

    [필화 70년: 16회] '우남찬가' 부르는 미친 세상에 외치다…"미쳐보지 못함이 설구나" (서울=코리아위클리) 임헌영 교수(민족문제연구소장) (1)"세기의 태양을 바라보는 언덕 위에/ 봄은 꽃보다도 일찍 오고/ 바람은 향기 앞에 부드럽다.// (…)/ 조국을 지키라는 신성한 ...

    '미친 세상' 읊은 시조시인 이호우
  • 과거의 안희정은 오늘의 안희정에 뭐라 할까 file

    노창현의 뉴욕편지   뉴스로=노창현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안희정(53) 충남도지사를 만난 것은 두 번입니다. 그냥 만난게 아니고 술잔을 기울이고 대화를 한 것이니 평이한 만남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사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계 한인미디어들의 ...

    과거의 안희정은 오늘의 안희정에 뭐라 할까
  • 아빠는 멋쟁이 글쟁이 file

    인간과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아빠   뉴스로=이은범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저는 등촌의 둘째딸 은범입니다. 29년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왔지요. 아빠가 뉴욕에서 알아주는 글쟁이지만 한국에서는 제가 글쟁이였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

    아빠는 멋쟁이 글쟁이
  • “청와대는 범죄현장” file

    황교안의 즐거운(?) 고민   뉴스로=김태환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지난 2월 3일(한국시간) 특검이 청와대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증거품을 압수 수색하기 위해 출동했다. 청와대의 참모들이 구속된 상황이라, “청와대가 범죄 현장”이라며 들어가서 각...

    “청와대는 범죄현장”
  • 하나도 인간관계, 둘도 인간관계

    분열 해결하려면 때로 인간관계 고려할 수도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제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소요가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의 학교는 10대나 20대가 다니는 학교가 아니고 30대와 4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

    하나도 인간관계, 둘도 인간관계
  • 촛불은 위대하다고? 자만하지 마라!

    경희대 페스트라이쉬 교수 "박근혜 탄핵돼도 끝 아냐, 새 도전 남아" (뉴욕=코리아위클리) 현송 기자 = 위대한 촛불시위, 평화로운 시위, 한국은 민주주의 모범국가 이런 말에 취하지 말고 깨어나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번 사태...

    촛불은 위대하다고? 자만하지 마라!
  • 트럼프 취임 한 주만에 악몽이 현실로

    [긴급진단] '경범' 불체자 추방 증가 예상… 사업체 불시 검색도 강화될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1월 20일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는 첫 한 주간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행정 명령을 쏟아냈다. 그 중에는 이민법 관련 행정 명...

    트럼프 취임 한 주만에 악몽이 현실로
  • 트럼프의 '밀실 비전', 국제 경제 암울해진다

    [국제경제 읽기] 6대 국정과제, 상호간 내부 모순으로 시행착오 심각할 듯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온 세계가 불안해 한다. 지난 1월 20일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의 취임연설이 있었고, 같은 날 백...

    트럼프의 '밀실 비전', 국제 경제 암울해진다
  • 만시지탄 반기문 그러나.. file

    그가 할 일은 이제부터다   뉴스로=노창현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지금으로부터 30년전인 1987년 6월 29일. 민정당 대표 노태우가 극민적 요구였던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한 특별선언을 했습니다. 역사적인 6.29 선언입니다. 당시 감회를 돌이키면 지금...

    만시지탄 반기문 그러나..
  •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잊었나? file

    트럼프 행정명령 단상   뉴스로=윌리엄 문 기자 moonwilliam1@gmail.com         전 세계가 요동(搖動)을 치고 있다. 세계인들은 백악관 주인 트럼프 대통령의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자작곡 행정명령의 선율에 따라 경악하고 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건국이념과 아...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잊었나?
  • ‘재벌해체’ 일본독일은 이렇게 했다<下> file

    한국재벌은 정권의 수금도구 재벌해체는 나라융성의 필요조건   뉴스로=김태환 칼럼니스트     다음으로 물건너, 일본의 예를 살펴보자.   우리 조상들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신분 체계 때문에 사업가 출현이 어려웠던 반면에, 일본의 경우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

    ‘재벌해체’ 일본독일은 이렇게 했다<下>
  • 신선스포츠를 즐기는 목사 file

    뉴스로=이계선 칼럼니스트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뇌세포가 망가져서 생긴 병입니다. 약 잘 먹고 단백질음식 잘 먹고 운동 잘하면 완치는 안 되지만 병의 속도를 늦춰 주지요.”   4년전 의사가 내게 내린 파킨슨씨 병 진단이다. 세상에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 있다니!...

    신선스포츠를 즐기는 목사
  • 새벽 거리서 들리는 소리, 그 해 행운 점친다

    세배, 덕담, 청참 등은 민족 설날 풍속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설날은 음력 1월 1일을 말한다. 올해는 양력으로 1월 28일이 설날이다.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 아주 큰 명절이다. 본래 설날은 조상 숭배와 효(孝)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먼저 간 조...

    새벽 거리서 들리는 소리, 그 해 행운 점친다
  • 근검 정신은 건전한 사람들의 미덕 file

    구두쇠까지는 아니어도 최대한 절약해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돈을 함부로 써서 부자가 되는 사람은 세게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절약을 하는 사람을 좋게 말할 때는 근검하다고 하고 나쁘게 말할 때는 구...

    근검 정신은 건전한 사람들의 미덕
  • 배짱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file

    [이민생활 이야기]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얽힌 이야기 1968년 1월 21일 밤.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하여 중무장한 무장공비 31명이 침투했다. 당시 유일하게 생포된 김신조는 “박정희의 목을 따러 왔다”고 말했다 한다. 1.21 사태 발생 이틀 뒤인 23일에는 새벽 한반도를 ...

    배짱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 글렌 페이지 교수와 한반도의 평화통일 file

    비폭력정치학의 창시자 타계..향년 88세   뉴스로=이재봉 칼럼니스트     지난 17일 출국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주일간의 강연일정을 잘 마치고 25일 귀국했습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생들에겐 북미관계에 대해, 동포들에겐 트럼프와 한반도 그리고 중미관계와 한반도 중...

    글렌 페이지 교수와 한반도의 평화통일
  • 왜 이 학교를 지원하는가? file

    [엔젤라 김 교육칼럼] 대입 지원서 에세이 주제 중 가장 흔한 질문 공동 지원서를 작성하는 학교의 보충 지원 서류(supplement application)이든 학교 고유의 지원 양식이 있는 학교의 입학 지원서이든 자주 접할 수 있는 에세이 질문 중에 하나가 “왜 이 학교를 지원하...

    왜 이 학교를 지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