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와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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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시 심장부에 자리잡고 있는 레이크 이올라 공원 서북쪽에 서있는 남군 상징 동상 모습. <구글 지도 캡쳐>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올랜도시가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공원에 있는 구 남부연합 기념물을 공원묘지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는 19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남부연합 기념물의 하나인 로버트 E.리 장군 동상이 철거된 것과 시기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버디 다이어 시장은 그동안 논란 가운데 있던 동상을 시정부 관할 그린우드 묘지로 옮길 계획을 최근 밝혔다. 1917년 이후 공원에 줄곧 서있는 동상에는 남북전쟁 당시 북군을 일컫는 '빌리 양키'의 반대 개념인 '쟈니 리벨(Johnny Rebel)'을 기리는 것으로, “남군 전사에게 사랑을 헌사한다… 그의 영웅적 용기와 투철한 병사 정신, 그리고 희생을 마다않는 애국심을 기억하며"라는 글귀가 올라있다.

그동안 동상 철거를 두고 많은 논란이 오갔다. 상당수 주민들은 이 동상이 미 전역 곳곳에 있는 전사자 기념비 중 하나로 역사적 유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동상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처절했던 남북전쟁의 원인인 노예제와 차별을 상징하는 기념물이라고 여긴다.

이처럼 논란이 팽팽한 가운데 다이어 시장은 동상을 제거하는 대신 장소 이전을 택했다. 동상을 올랜도시 아이콘 공원으로 자리잡은 레이크 이올라에서 남부군 베테랑 묘역이 있는 공원묘지로 옮김으로써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이다. 더구나 그린우드 공원묘지는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데다 유서 깊은 곳이다.

찰스턴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 곳곳에서 남부연합 기념물 논란

올랜도시 결정은 2015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챨스턴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후 여러곳에서 터져 나온 ‘남부연합 기념물 제거’ 움직임에 뒤따른 것이다. 당시 딜런 루프라는 21세의 백인은 역사적인 흑인 교회에 들어가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고, 흑인 9명이 살해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의 명분은 인종전쟁을 시작할 목적 인 것으로 알려졌고, 범인이 남군 군기를 들고 있거나, 성조기를 불태우는 장면 등이 공개됐다.

인디언 아메리칸 출신으로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였던 니키 헤일리는 사건 후 주청사내 남군 군기를 제거하고자 주 의회를 설득했다. 헤일리는 남군 깃발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조상의 명예를 기리는 기념물’로 여긴다고 지적하고, “깃발은 참혹한 차별과 억압의 시대를 상징하는 역겨운 것이며, 주민들을 더이상 양분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찰스턴 사건 이후 구 남부연합 지역에서는 문화적 상징으로 사용되어 오던 남군 깃발 퇴출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주 남부의 뉴올리언스시 당국은 시내 도처에 있는 4개 남부연합 기념물을 공공장소에서 박물관이나 교육적인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당시 미치 랜드리우 시장은 “역사를 기억하고 교훈을 삼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추한 역사의 상징물을 시내 주요 장소에 보존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의 주도 아래 기념물 철거안은 시 의회 승인을 얻었으나 반대세력이 소송을 제기해 2년여 법정투쟁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기념물은 전통보존’이라는 주장과 ‘기념물은 인종차별 및 백인우월주의 상징물’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논란이 확대됐고, 정가에서는 보수-진보 세력간의 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뉴올리언스 내 남부연합 기념물들을 차례로 철거됐고, 로버트 E.리 장군 동상이 마지막으로 내려졌다.

한편 올랜도의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 주장은 지난해 6월 레이크 이올라에서 열린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을 기리는 ‘올랜도 유나이티드 데이’ 행사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지역 매스컴은 나이트 클럽 사건이 비록 인종 차별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치를 기치로 내건 행사로써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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