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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13한불문화상의 시상식에서 벵자망 주아노 씨가 영광의 상을 수상했다.

1994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지 20년이 되는 해에 받은 첫 상인 만큼 더욱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생 떽스라는 이태원의 프랑스 비스트로를 운영, 어느덧 한국에서 프랑스 음식을 대표하게 되었다. 고급 레스토랑보다는 프랑스 남불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스트로를 열게 되었다. 

비스트로 생 떽스 주인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많이 따라 붙지만, 그의 활동 영역 범위는 굉장하게 넓다. 문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에도 몸 담으며 한국문화 사랑과 실천에 앞서나가는 주역이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서도 깊이 파고드는 연구 작업에도 상당 시간 몰두하고 있다.





▶ 안녕하세요, 한-불 문화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한 마디 해 주세요?



저에게 있어 첫 상인 만큼 감동스럽고 기쁩니다. 한국에서 음식 관련 상은 받은 바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큰 상은 처음이에요. 지난 20년 간 제가 지금까지 해 온 다양한 분야의 일들에 결실이 맺히는 것 같아 더욱 기쁩니다. 물론 대가를 받기 위해서, 혹은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한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제가 해 온 일들이 인정받는다는 의의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삶에 있어서 진전과 진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이 불타오릅니다. 



▶ 한국과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1994년에 군대를 통해 한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은 프랑스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고, 종교적인 이유로 한국에 온 프랑스 사람을 제외하고는 프랑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기였죠. 프랑스에서도 한국은 매스컴에서 소개 되지 않거나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게 되는 나라였기에, 떠나기 전 굉장히 걱정이 많기도 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해서든 좋아해야만 하고 의지적으로 애정을 쏟아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었죠. 

2년 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1996년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어요. 그 때부터 홍익대학교의 불어 불문학과에서 초대 교수로서 불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까지 5년 동안 말이죠. 흥미로운 경험이었으나, 한국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된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 인류학 수업을 들으며 한국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더 성장하고 진화해서 심도 있게 한국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국잡지를 출간하신지도 10년이 넘었네요?



1998년에 몇몇 지인들과 함께 모여 협회를 만들었어요. 이 협회는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로 구성되어 출판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때 만들어진 잡지가 “까이에 드 꼬레” 입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거의 매년 한 차례씩 출판 되어 프랑스에 배포되기도 했습니다. 학술지의 성향을 띠거나 아카데믹하지는 않으나 많은 주제로 개방되어 있어 한국을 쉽게 전할 수 있게 하는 문화 잡지입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로서 단순히 느낌만을 전달하는 것 보다 한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복잡성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성 있는 생생 정보통이 되고자 했습니다. 현재는 더욱 전문성을 높여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얼마간의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2015년 내년에 아홉 번 째 번호가 출판됩니다. 

중간에 쉬는 텀이 길었던 만큼 완성도 높은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며 이번에는 색다르게 테마를 정했는데, “타지에서 살아가기”라는 주제를 내세워 한국과 타 국가를 향한 색 다른 시선들이 한 데 모여 소통하는 방향을 마련할 것입니다. 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혹은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을 직접 만나 소개하는 코너도 함께 넣을 생각입니다. 다른 문명 속에서, 타지에서 산다는 것은 여러 소재를 만들어내고 복잡하고 다양한 생각들이 표출 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 문학을 소개하기도 하고, 시와 사진 그리고 조형예술, 붓글씨 등의 다양한 소재도 빠트리지 않구요. 잡지의 첫 호 발행 시절만 해도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을 개척하였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한류도 아직 등장하지 않은 시기였으니까요?



▶ 한국의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번역해 불어권에 소개하시고 계시는데...



2006년에는 “아뜰리에 데 까이에”라는 출판업을 협회와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문학 작품들을 불어로 번역하며 실력 있는 번역가들과 대학교 불문학 교수들과 다 같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작업입니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나”와 김원일의 “새벽”을 대표로 지금까지 20권이 넘는 저서들을 번역,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목록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들의 인터뷰 등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함께 올라가 있어요. 

내년부터는 한국말 용어집을 만들어 한국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정해서 쉽지만 세부적으로 알게끔 할 것입니다. 유튜브 채널도 연동이 되어있는데 조회수가 굉장히 높아요. 프랑스 사람들에게 왜 한국 문학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 제기를 던져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작품 선정의 기준은 다양하나, 저희를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 번역가 분들께서 먼저 다가오시기도 합니다. 현대작품 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에만 치중하지 않고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한국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을 보통 선정하기도 하며, 1947년 작품을 번역하는 등 다양한 시기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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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프랑스 레스토랑을 열게 된 계기는?



음식을 사랑하고 남에게 선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학문적 연구와 글 쓰기에 전념하기에도 제격일 것 같아 레스토랑을 열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상업적 활동을 통해 제가 더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요.



▶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하셨네요.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사동의 갤러리에서 12명의 외국 작가들을 모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한 적이 있었어요. “서울라이즈드”라고 해서 프랑스 작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아리랑TV에서 제작한 편당 30분짜리 25편의 맛 기행 시리즈를 찍은 적이 있어요. 영어로 소개되는 프로그램이기에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동참할 수 있었죠. 요리 쪽이라면 맛 집 소개 책에 두 번 참여 한 바 있습니다. 1999년에 Petit Futé 첫 한국 버전을 포함해서요, 400페이지 가량의 첫 맛 기행 책이었습니다.



▶ 그러고보니 요리와 음식 분야에서도 상당히 조예가 깊으시네요.



두 가지 주제가 저의 가장 큰 열정이자 관심사인데, 첫째는 말씀 드렸지만 작품을 통한 한국의 면모를 연구하며 두 번째는 민족의 정체성, 전통입니다. 그 안에서 음식은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구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프로젝트는 굉장히 많지만 일단 문집을 만들고 싶습니다. 테마가 있는 문집으로서 첫 번째 버전은 술이라는 주제를 두고 짧은 글이나 발췌 된 글들을 모아 볼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도시, 죽음 등의 여러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발전시켜 나갈 것 이구요. 현대 문학만이 아니라 근대 그리고 오래 된 자료까지 파헤쳐 내어 폭 넓은 문학사를 하나에 모을 것입니다. 이미 고려 시대의 자료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사를 다양화시키며 프로젝트 형식의 연구를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EHESS의 박사 논문 심사를 곧 통과하게 될 것입니다. 



▶ 끝으로, 프랑스인으로서 한국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오셨는데,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성인이 되어서야 한국에 도착했기에 엄연한 프랑스 사람이지만, 20년간 살아오며 변화하는 한국 속에서 저도 한국과 함께 변화하고 진화 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불 문화 시상식 때에 한 축하 연설에서 누군가가 이야기 했듯이, “호랑 무늬의 영혼”이라는 표현을 빌려 쓰고 싶습니다. 영혼은 하나이지만 여기저기에서 물 든 영향으로 다양한 색과 다양한 무늬가 나타난다는 의미이죠. 



Les Cahiers de Corée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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