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일렁이는 바닷물에 비치는 빌딩마저도 눈부신 그곳, 이름도 아름다운 ‘달링하버’에 귀에 익은 선율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바쁘게 걷던 사람도 숨을 가다듬으며 두 눈과 두 귀를 집중 시키는 가야금 선율.

아리랑에 이어 문 리버(Moon River),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 '렛 잇 비(Let it be)' 등 누구나 잘 아는 곡이 가야금의 선율로 재탄생 하니 이 또한 특별한 느낌이다

흥겨운 곡에서는 모두들 박수를 함께 치기도 한다.

달링하버에서 ‘가야금 버스킹’을 하고 있는 김민정씨가 톱미디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버스킹의 매력

“달링하버 같은 예쁜장소에서 가야금을 하니 마치 영화의 한장면에 제가 출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실제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는 장면을 담은 톱미디어의 영상속 김민정씨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버스킹을 하고자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아 호주에 온 김민정씨. 무대공포증을 줄여보고자 가야금 버스킹을 선택했다.

브리즈번에서 버스킹을 하려면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브리즈번 오디션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1년에 3차례 2월, 4월, 10월에 진행된다. 김 씨가 오디션을 본 당일도 182팀이 지원했고 3시간대로 나눠 진행됐다. 같은 시간대 오디션을 함께 치른 경쟁자 중에 합격자는 김 씨 1명 이었다. 5~10분가량의 퍼포먼스를 준비해야 하고 앰프 사용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본연의 소리로 승부 해야 한다. 오디션 이후 약 10일 뒤에 합격여부는 우편을 통해 받게 되는데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10일이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브리즈번 비행기는 오디션 보기 한달전으로 예약했다. 이미 수 없이 많은 공연을 해봤을 텐데 연습을 위해 한달전에 온 이유에 대해서 묻자 “늘 해왔던 무대는 객석이 나눠져 관객이 한쪽에 있고, 공연을 일부러 보러와 연주에 집중하는 반면 버스킹은 전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적응을 위해 한달전에 도착해 연습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브리즈번 보타닉 가든에서 연습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가서 연주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노력하는게 쉽지 많은 않았다.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사람들로 인한 두려움도 컸다.

‘너의 연주가 나를 따뜻하게 했다. 오늘 하루가 너의 연주로 인해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꽃과 화분 등을 선물해 준 사람들.. 한 타이완 분은 브리즈번 일대 여행을 시켜주기도 했다. 

“버스킹을 통해 두려움 보다는 오히려 용기가 많이 나요. 저에게 음악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순간이에요”라고 김 씨는 말했다.

 

가야금의 매력

버스킹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최루시아’ 캘리그래피 작가와의 만남을 꼽았다.

‘최루시아’ 작가는 전통 서예로 시작해 현재 캘리그라피 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배우 전도연의 붓글씨 대역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 지방 소주 ‘좋은데이’, 한국증권 ‘한국의 힘’, 햇사레 광고 ‘아이스크림보다 맛있다’ 등 다수의 광고작품에 본인의 손글씨를 선보여 오며 명실공의한 한국 대표 캘리그래퍼다.

가야금 버스킹을 하는 김민정씨의 모습이 ‘톱미디어’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처럼 최루시아 작가에게도 영감을 줬다.

행위예술가로써도 활동을 하고 있는 최루시아 작가는 김민정씨에게 가야금 연주와 함께 글을 쓰는 퍼포먼스를 제안한 것. 이후 ‘우리 가락이 브리즈번에’라는 작품을 선물받기도 했다.

가야금은 크고 무거워서 작은 체구의 그가 들고 다니기에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가끔 좀 작고 가벼운 악기를 할껄 그랬나’라는 푸념을 하기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꺼내기만 해도 시선을 한몸에 받는 호주 버스커계의 최고 인기 악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가야금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쉬이 스쳐 지나가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가까이와서 만져보는 것도 다반사. 실제로 가야금은 줄을 당겨 연주하는 ‘뜯기’만 해도 소리가 난다. 다른 현악기에 비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일단 뜯기만 하면 도레미 등 음이 나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달링하버에서 우연히 톱미디어와 만난 그날에도 어린아이들이 다가와서 가야금 ‘뜯기’ 체험을 해보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울림을 전하는 손맛인 ‘가야금’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늘어놓았다.

“가야금 버스킹을 시작할때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간다는건 힘들고 두렵게만 느껴졌던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성취감과 설레임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새로움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행복의 기준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부모님이라 말한다.  본 기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버스킹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고루하다. 할 일이 없는?!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가장 먼저한 질문도 부모님이 버스킹 하는것에 대한 걱정이 없으신가?에 대한 것이었다.

“너무 좋아하시는데요”라고 김 씨는 답했다.

어렸을적부터 삶에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하셨던 부모님은 대학원 졸업을 하고 모두가 취업 전선에 뛰어 들때 호주 워킹홀리데이 행을 택한 그에게 ‘너무 멋진 생각이다’ 라고 지지해 주셨다.

입시 전쟁으로 가야금 실기시험 전용 스킬을 배우려고 애쓰기 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태도, 철학을 만들어 가고자 했다.

가야금은 그에게 하나의 놀이였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과 다양한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게 가장 재미있었던 추억이라 답한다.

토플시험도 한번도 본적이 없다. 여행을 좋아해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기 때문에 영어는 자연스럽게 익혔다.

“내가 가고자 하는길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음악가라는 정체성이 분명해 지고 나서부터는 남들이 다 하는것이 아닌 나의 것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합니다”

 

성공의 기준

버스킹을 하면서 브리즈번 한인회에 연락해 한글학교에서 가야금 특강 및 한인회날  공연 등을 하기도 했다. 

이후 1년 비자 연장을 위해 딸기 농장에서 3개월 일하면서 혹독한 노동체험을 하면서 시드니에서 버스킹 하게 될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힘들었지만 그 순간 역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즐거운 추억이었다. 이후 이미 익숙해진 브리즈번이 아닌 새로운 곳 ‘시드니’를 택했다.

브리즈번은 대채로 번화가 거리에 버스킹이 허용된 반면 눈부신 시드니의 달링하버에서의 공연은 매번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물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현재의 삶이 낭비하는 시간은 아닐까 옳은 선택일까 등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만 지금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면 이 순간들이 쌓여 좋은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는 김민정씨.

성공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며 행복해 지기 위해 성공을 위해 애쓴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는 그. 이미 성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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