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NZ코리아포스트 | 뉴질랜드 | 2017.12.27.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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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세대는 두 개의 다른 세계를 동시에 살고 있다. 현실인 리얼(real) 세계와 가상의 사이버(cyber) 세계.

최근 화제작인 무라가미 하루끼의‘1Q84(문학동네: 2011)’이 떠오른다. 이 소설은 번역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독특한 작품성도 그렇지만 문학동네가 번역료 선인세로 1억 원을 지급한 출판사의 과감한 베팅으로 대박을 터뜨린 케이스로도 유명하다.

 

그는 세계 10여개국에 작품이 번역,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장편소설『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했다. 1987년『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에 굵은 한 획을 긋게 된다.

 

2005년「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해변의 카프카』를 ‘올해의 책’에 선정했다. 또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체코의 ‘프란츠카프카 상’을,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작품집으로는『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빵가게 재습격』,『댄스 댄스 댄스』,『태엽감는 새』,『스푸트니크의 연인』,『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도쿄기담집』,『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등 다수의 장단편 소설, 에세이집, 번역서가 있다. 2005년에는 그의 단편『토니 타키타니』가 이치가와 준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고 2010년에는『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이 트란 안 훙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기도 했다.

 

이 작품 내용은‘1984’년과 일본어로 동음어인 1Q84(이찌큐하찌욘)년의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동일한 연도의 두 개의 다른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 출판업계의 비리 등 사회 문제를 여성 킬러라는 좀 이색적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 3권의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백만부 이상 팔렸던 작품이다.

 

다소 관점은 다르지만 베르베르의 ‘신(神)(열린책들: 2008) 전 6권 ’역시 새로운 세계관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특히 한국과 인연이 많다. 94년 첫 방한 때는 한국사회에서 성공에 대한 열망을 봤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모 증권사의 광고 모델로도 나왔다.

 

‘개미(열린책들: 2001)’는 91년 프랑스에서 출간됐고 93년 한국에 소개됐는데, 프랑스에서는 30만부가 한국에서는 70만부가 팔렸다.

 

이 외에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 사전’,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뇌’등을 발표했다. 최근에 신작소설 ‘제3의 인류’를 프랑스에서 출간했으며, 전작인 ‘개미’와 ‘신’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작품이다.

 

이 연작소설은 신이 되기를 원하는 프랑스인들 - 그 중에는 일부 미국인도 있지만 자기 방식대로 세계를 다시 만들어 가면서 신의 존재를 느끼는 이야기이다.

 

조물주가 되어 각자 시나리오 대로 세상을 창조해 가면서 신이 되는 수업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강사가 되어 그들에게 세계를 창조하는 법을 가르친다. 실패한 후보자의 세계는 사라져 버리고 오직 살아 남은 세계만의 세상만 남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해 신들이 자기 방식대로 우리의 세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우리가 우리 의지대로 세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신들의 조작에 의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잘못한 것과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하여 후회를 한다. 특히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는 평생 동안 간다고 한다.

 

‘만약에 내가 그 때 이랬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가정에 대해 무척 궁금해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사이버 세계나 영화에서라면 그 당시로 돌아가 재설정이 가능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로버트 프루스트의 ‘가지 않는 길’을 새롭게 음미해 본다.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한 사람 나그네일 뿐인지라

안타깝지만 두 길을 갈 수 없어

오랫동안 서서

덤불에 꺾여 내려간 데까지

한쪽 길을 가능한 한 멀리까지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걸어간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가 적어

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기약하며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로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칼럼니스트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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