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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자유로운 곡선 형태를 장식적 특징으로 한 아르누보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낭시다.

낭시가 있는 알자스 로렌지방은 영토분쟁이 치열했던 곳이다.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보불전쟁·1870∼1871)때 독일에게 빼앗겼다가 제1차 세계대전 뒤에 되찾은 땅으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이때의 상황을 담은 작품이다.

 

낭시는 프로이센 전쟁 때 알자스 로렌지방이 독일의 영토가 되었을 때 독일 영토로 넘어가지 않았던 도시이다. 이때 프랑스 영토에 남고 싶었던 알자스 로렌지방의 사람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면서 낭시는 예술의 도시로 자리 잡게 된다. 낭시를 찾은 사람들 중에는 기업가들과 예술가들이 많이 있었고 기업가들은 예술가들을 적극 후원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운동이 아르누보이다.

아르누보(art nouveau)는 새로운 예술을 의미하듯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서 유럽 및 미국에서 유행한 장식 양식이다. 아르누보의 시작은 벨기에서 시작되었지만 낭시로 모여든 예술가들로 인해 크게 발전을 했다. 갈레(Gallé), 다움(Daum), 마조렐(Majorelle)과 같은 유명 예술가들은 낭시를 상징적인 아르누보 도시로 만들었다. 그러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다 보니 실용성이 떨어져 10년간의 전성기를 걸치고는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신 단순미를 강조한 아르데코가 유행하게 된다.

낭시의 80여개의 화려한 아르누보 양식의 집들은 이 시기에 기업가들이 살기 위해 지은 저택이다.

 

스태니슬라스 광장, 캐리에르와 알리앙스 광장(Places Stanislas, de la Carrière et d'Alliance)

 

아르누보와 함께 낭시를 대표하는 것은 250년 전에 만들어진 스태니슬라스 광장이다. 광장의 남쪽에는 시청이 있고 동쪽에는 오페라 극장이 있다. 서쪽에는 18세기 중반에 의과대학 자리였던 곳으로 현재는 박물관이 있고 북쪽에는 중세 시대에 지어진 방어용 요새들과 이어져 있다. 광장 주변으로는 루이 15세를 위해 세운 개선문이 자리하고 있는 캐리에르 광장과 광장 끝 부분에 위치해 있는 알리앙스 광장이 있다. 이 광장들은 주변 건축물과 함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스태니슬라스 광장에는 폴란드 왕이었던 스태니슬라스 레슈친스키 동상이 세워져있다. 그는 루이 15세의 장인으로 1783년 합스부르크(오스트리아)와 부르봉(프랑스) 왕가가 체결한 빈 협약에 따라 알자스. 로렌지역을 통치하게 되었다. 그 협약은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로렌 영주 프란츠 1세와 결혼하고 로렌은 스태니슬라스에게 인계한다는 것이었다.

외교적인 타협으로 루이 15세가 폴란드 왕을 선택한 것이었다. 스태니슬라스는 폴란드 왕으로 지내다 왕위를 내려놓은 상태였고, 그의 딸 마리 레슈진스카가 루이 15세와 결혼했기에 받게 된 혜택이었다. 루이 15세의 또 다른 속셈은 59세의 스태니슬라스가 얼마나 살까 싶어 왕위를 주었는데, 루이 15세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스태니슬라스는 89세까지 장수하다 담뱃불이 옷에 떨어져 불이 나는 바람에 세상을 떠났다.

 

스태니슬라스는 낭시의 통치자였지만 군사. 정치에는 간여할 수 없었다. 대신 문화와 예술을 부흥시키는데 힘을 쓰며 광장을 세우고 새 궁전도 만들었다. 그리고는 광장에 감사의 표시로 루이 15세의 동상을 세우고 ‘황제의 광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프랑스 혁명 때 동상은 시민들에 의해 끌려 내려왔고, 후에 낭시에 많은 공적을 세운 스태니슬라스 동상이 들어섰다.

광장에는 6개의 철문이 있다. 검은 쇠창살에 황금으로 도금된 철문은 스태니슬라스 광장을 화려하게 돋보이게 하여 낭시는 ‘금문의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광장을 한눈에 바라보기 좋은 곳은 ‘황금의 문’옆에 있는 레스토랑 ‘르 푸아’ 2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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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시의 그 밖의 볼거리들

 

낭시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de-l'Annonciation de Nancy)은 18세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당대 유명건축가였던 이탈리아의 건축가 조반니 베토, 루이 14세의 궁정 건축가였던 망사르와 그의 제자 제르맹 보프랑 등이 참여하여 설계했다. 바로크 양식의 간결함과 균형미를 통한 절제된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건축물이다.

 

낭시 미술관(Musée des Beaux-Arts de Nancy)은 18세기에 지어진 건물에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의 프랑스, 이탈리아, 북유럽의 그림, 조각, 그래픽 작품들이 풍부하게 소장되어 있다. 카라바조, 리베라, 루벤스, 들라크루아, 마네, 모네, 시냑, 모딜리아니, 뒤피의 작품들과 아르누보 양식의 아름다운 유리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로렌 역사 박물관 (Musée lorrain)은 구시가지 그랑거리(Grande Rue)에 위치한 박물관이다. 16세기에 지어진 고풍스런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 안에 로렌지방의 선사시대부터 19세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 예술품,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낭시파 박물관 (Musée de l'École de Nancy)은 세르정 블랑덩 거리(Rue du Sergent Blandan)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르누보 예술가를 후원하고 작품을 수집했던 사업가 장 밥티스트 외젠 코르뱅의 저택이었던 곳이다. 전시품으로는 낭시의 아르누보의 창시자였던 에밀 갈레의 유리세공품과 도자기 작품 4백여 점이 있다. 그외에도 에밀 갈레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인 가구, 장식품, 그릇 등을 볼 수 있다.

 

낭시 아쿠아리움 박물관(Muséum-aquarium de Nancy)은 자연사 박물관으로 5백여 종이 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수족관과 1만 9천여 점의 동식물 표본, 동물 화석, 표본,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철기 역사박물관 (Musée de l'Histoire du Fer)은 연대기별로 진열된 철기들과 사진, 문헌자료가 있는 박물관으로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철 기술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보면서 철이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낭시를 둘러보고 난 후에는 편안하게 자연의 품에서 휴식하기 좋은 페피니에르 공원을 찾아가면 좋다. 광장 옆에 자리한 공원으로 아기자기한 꽃밭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조경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지극히 아름답다.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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