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사망률 30%보다 높아… 팬데믹 고립과 스트레스 가중이 원인

 

 

top.jpg
▲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4일 발표한 예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9만3331명으로 추산되었으며, 여기에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과용자 6만9710명이 포함되어 있다. ⓒ CDC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마약을 포함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9만3천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이다.

플로리다의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다. CDC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 동안 7400명 이상의 플로리다 주민들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직전 1년동안 54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과 견주면, 약 37%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힐스보로, 파이넬러스, 파스코 카운티 등 탬파베이 지역이 최근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파이넬러스 카운티의 약물과용 사망자 수는 524명으로, 전년 대비 약 31% 증가했으며 2009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힐스보로 카운티에서도 538명이 약물과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74%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파스코 카운티에서도 282명이 사망해 약 48%의 증가치를 기록했다.

플로리다 약물과용 사망자 73%가 백인

무엇보다도 플로리다주에서 약물과용 사망률이 백인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 '프로젝트 오피오이드'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플로리다 거주 백인들이 약물과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73%를 차지했다. 플로리다 전체 백인 인구 53%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백인들의 약물과용 사망률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플로리다 지역 흑인들의 약물과용 사망률은 10%로, 2019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 8%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보고서는 팬데믹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에 흑인과 히스패닉계 플로리다인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약물과용으로 인한 흑인 사망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히스패닉계 사망률은 67% 증가한 반면, 백인 사망률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내 흑인들이 교육기회와 고용차별의 오랜 장벽에 직면해온 데다 팬데믹을 맞아 쇠퇴를 거듭해온 경제적 상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이후 미국 흑인들의 우울증과 불안감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물과용 폐해의 증가세는 팬데믹 기간 동안 고립, 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 문제, 대규모 실업 사태 등이 뒤섞여 촉발된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약물로  인한  사망자가  줄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을  위한  각종  봉쇄 조처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약물 남용을  부추겨 사망자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의  모임이  제한되면서  일대일  대면 치료나  그룹  심리 치료  등이  거의  불가능했고,  약물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보건 당국이  호텔이나  식당,  술집  등에  마약  해독제인  ‘나르칸(Narcan)’을  비치하도록  했는데,  이  역시  봉쇄 조처로  인해  마약  중독자들이  이용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top2.jpg
▲ ⓒ cdc
 
약물과용의 주범은 ‘펜타닐’… 주정부 긴급 대처 나서

CDC에 따르면, 1990년대에 많은 의사들이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처방을 시작하면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의 물결이 시작되었다. 이어 2010년 헤로인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제2의 물결이 일어났다.

최근 약물과용으로 인한 사망률의 증가는 2013년에 시작되었으며, 특히 치명적인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과 관련된 사망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년동안 약물과용 사망자 9만3300명 가운데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6만9700여명(75%)에 이른다.

지난해 힐스보로 카운티의 경우,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의 약 63%가 펜타닐 또는 펜타닐 유사체의 과용 때문이었다.

플로리다에서는 민간 또는 주정부 차원에서 약물과용을 줄이기 위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과 약물남용 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탬파베이 파트너십’이란 단체는 대형 보험회사인 ‘플로리다 블루’의 재정지원을 받아 '프로젝트 오피오이드 탬파베이(Project Opioid Tampa Bay)'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전 플로리다 하원의원 제니퍼 웹은 약물과용 문제의 심각성을 연구하고 지역내에서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데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약물중독 치료와 계몽을 위해 최소 1억 3100만 달러를 책정한데 이어, 또다른 소스를 통해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퍼듀 파마 제약사로부터 마약 위기에 연루된 대가로 4000만 달러를 받은데 이어, 이 제약사가 제출한 파산계획으로 약 2억8000만 달러에서 4억 달러까지 자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CDC는 미국내 약물로  인한  사망자의  지역간 편차가 두드러진다고 보고했다.  미국 내  거의  모든  주에서  사망자가  늘었는데, 가장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주는  미  북동부의  버몬트로  연간  57%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미  남부  켄터키 주가  54%,  사우스 캐롤라이나주가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줄어든  곳은  50개 주  가운데  단  두 곳에  불과했는데,  사우스 다코타주와 뉴햄프셔주가 각각  16%와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
  1. top.jpg (File Size:59.0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7044 캐나다 BC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마침내 15만 명 넘겨 file 밴쿠버중앙일.. 21.08.05.
7043 캐나다 코로나19 대처 누가 누가 잘하나! file 밴쿠버중앙일.. 21.08.04.
7042 캐나다 A형 간염 감염 가능성 여러 브랜드 냉동 망고 리콜 file 밴쿠버중앙일.. 21.08.04.
7041 캐나다 연방조기 총선, 자유당 과반 의석 차지할까? file 밴쿠버중앙일.. 21.08.04.
» 미국 코로나 팬데믹 영향, 플로리다 약물과용 사망 37% 늘어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9 미국 플로리다 주요 도시들, 미국 ‘베스트 은퇴지’ 휩쓸었다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8 미국 플로리다 주택시장 열기, 식을 때까지 렌트하는 게 현명?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7 미국 플로리다 식당들, 미국 '최고의 맛' 보여줬다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6 미국 플로리다 '백투스쿨' 세금공휴일 7월 31일 시작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5 미국 전파력 강한 델타, 미국을 휩쓸고 있다… 전체 감염 83% 차지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4 미국 미국인 기대수명 77.3세... 2차대전 이후 가장 큰폭 감소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3 미국 앤서니 파우치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file 코리아위클리.. 21.08.02.
7032 미국 美의회 한반도평화법안 지지 확산 file 뉴스로_USA 21.08.01.
7031 미국 [단독] 한미시민들 유엔본부앞 7.27 시위 file 뉴스로_USA 21.08.01.
7030 캐나다 캐나다 유럽계 다문화주의에 가장 부정적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1.
7029 캐나다 마침내 BC주 일일 확진자 200명 대로...9월 정상화 물 건너 갈 듯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1.
7028 캐나다 백신 접종 이동 버스 30일 트와슨 페리 터미널에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1.
7027 캐나다 밴쿠버 무역관, 하반기 멘토링 프로그램 멘티 모집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0.
7026 캐나다 한카문화산업교류재단, 올해 다문화 행사는 한국 전통 돌잔치 시연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0.
7025 캐나다 BC 하루가 다르게 크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 file 밴쿠버중앙일.. 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