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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대학 비즈니스 스쿨 조교로 자신의 강의를 듣는 중국계 학생들을 ‘돼지’라고 비난한 것이 드러난 웨이 우(Wei Wu)씨. 그는 학생들로부터 비난이 일자 재임하고 있던 조교직을 사임했다.

 

비즈니스 스쿨 중국계 조교, 같은 중국인 학생 모욕 글

중국 내 ‘웨이보’에 가명으로 올린 글, 최근 드러나자 사임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이 지도하는 중국계 학생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시드니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조교가 결국 퇴임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금주 월요일(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대학 비즈니스 스쿨 금융학과 조교 웨이 우(Wei Wu)씨가, 자신이 지도하는 중국 학생들을 “돼지들”이라고 표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호주 내에서의 공분에 그치지 않고 대륙으로 전해졌다.

우씨는 중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 사이트인 ‘웨이보’(Weibo)에서 ‘Pekojima’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중국 학생들에 대해 “낮은 지능 때문에 컨닝을 한다”고 비난했다.

대부분 지난해 웨이보에 게시된 그의 글들은 그의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이를 규탄하는 과정에서 시드니 대학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우씨를 규탄하는 한 학생에 의해 영어로 번역된 글 중에는 “시드니 대학의 금융 과정은 매우 어렵다. 얼마나 많은 ‘국제 돼지’들이 낮은 지능으로 인해 에세이 대필자를 고용하는지는 모르겠다”라는 것도 있다.

그러나 호주 내 중국계 커뮤니티에 있는 우씨의 수많은 팔로워들은 그가 온라인 상의 반체제 세력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암호화된 정치적 은어를 사용한 것뿐이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그의 반체제 활동과 왕성한 비판 행위를 드러내기 위한 음해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씨의 ‘웨이보’ 계정은 현재 폐쇄된 상태이며, 우씨의 비하 발언을 보도한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는 아직 그가 이전에 게시한 글에 대해 검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드니 대학 학생들의 규탄 운동에서 모욕 사례로 언급된 그의 글 속에는 중국어로 ‘돼지’를 표현할 때 쓰는 일반적인 철자 ‘zhu’가 모호한 글자인 ‘tun’으로 쓰여져 있다.

커틴 대학교 전 중국학과장인 와이 링 융(Wai Ling Yeung)씨는 “‘tun’이라는 글자는 실제로 공산당원들의 해외 유학파 출신 자녀인 ‘guanerdai’를 지칭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사용되는 완곡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자신 역시 중국 국적이었던 우씨는 지난해 4월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다.

시드니 대학에서 중국계 유학생들에 대한 우씨의 감정 표출은 중국어로 된 인터넷상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되었고, 그가 사임하기 전에는 중국 ‘웨이보’ 상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주제였다.

‘Sina’, ‘Netease’ 등 중국의 막강한 인터넷 뉴스 포털에 의해 확산된 이번 논란 보도는 중국 학생들에 대한 그의 적대감과 자신의 중국 여권을 불태우고 화장실 변기에 내버리는 등의 영상이 들어 있어 중국인들을 격분하게 만들었으며, 30만개 이상의 댓글과 수많은 살해 위협들을 양산해냈다.

반면 시드니 대학의 우씨 징계에 대해 우려하는 온라인 상의 반대 청원도 금주 월요일(18일) 오후 1천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징계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자들은 “우리는 우씨가 해외 중국인들 사이에 반체제 목소리들을 음해하려는 의도를 가진 중국 정부의 희생양이 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우씨는 오랜 시간 온라인 상에서 중국 정부의 정치 구조와 사회 문제에 대항하는 비판적 언사를 이어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우씨 징계 반대 청원에도 시드니 대학 비즈니스 스쿨 측은 이날(18일) 우씨 사건에 대한 조사를 결정하고 우씨의 사임을 받아들였다. 우씨가 재임하던 비즈니스 스쿨 그렉 위트웰(Greg Whitwell) 학장은 우씨의 행위에 대해 “잘못된 것”으로 간주했다. 그는 “인종차별, 성차별, 모욕적 언행 등은 시드니 대학 내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재호 중국인회(Chinese Community Council of Australia. CCCA)는 우씨의 강의를 수강하던 중국계 학생들에게 “우씨의 그간 행위에 대해 NSW 차별금지 위원회에 집단소송을 제기하라”고 요구했다.

CCCA의 앤서니 펀(Anthony Pun) 박사는 “우씨가 ‘돼지’라고 한 단어는 극히 경멸적인 말”이라며 “이에 대한 그 어떤 번역도 ‘인종적 모욕’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펀 박사는 이어 “우씨의 정치적 견해가 이번 행위에 대한 보호막이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날 우씨는 대학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자신의 행위에 공개 사과했다. 그는 이 성명서 사과 글에서 “인터넷 상에서 저지른 부적절하고 무례한 언행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 싶다.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며 또한 시드니 대학 조교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170억 달러 상당의 유학생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시드니 대학을 강타한, 가장 최근의 해외 유학생 관련 사건이기도 하다.

올해 이달 초 시드니 대학 경영학부는 갑작스런 졸업식 일정 변경(본지 1187 보도)으로 80%에 달하는 경영학 석사 과정 졸업생 및 가족들이 항공료, 숙박, 비자 신청비 등 수천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허비하도록 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경영학 과정의 한 특정 과목에서 37%에 달하는 중국계 학생들이 낙제하자 주시드니 중국 영사관 측이 비영어권 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거론하며 대학 측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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